[351] 순아! 잘 다녀 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51] 순아! 잘 다녀 와

0 개 2,782 KoreaTimes
아이의 나이는 그 때 세살이었다. 그 애가 집 마당에 나서면 휀스 저쪽으로 옆집 제 또래의 아이가 우연히 이 쪽을 바라보며 서있는 것을 발견하곤 했다. 그 때마다 자석에 이끌리듯 한발한발 그 쪽으로 닥아 가면 저 쪽 아이도 쭈뼛거리며 이 쪽으로 오면서 “하이”하고 손을 흔들며 반긴다.

아이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저도 따라 “하이”한다. 한참을 그렇게 바라만 보고 있다가 멋적은 듯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돌아서면 그것으로 만남은 끝나고 싱거운 헤어짐이다.

눈이 시원하게 크고 머리가 노오란 서양 아이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또래의 아이를 반갑게 친구하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밋밋한 동양아이라는 걸 알고는 실망스러워 하는 게 틀림없다. 부모 따라 이민 온 어린 것이 벙어리가 되어 살고 있구나 싶어 나는 몹시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며 돌아가야 했었다.

그로부터 이 년후. 다시 찾아왔을 때 내 걱정은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일곱살짜리 오빠가 학교에 다니는걸 샘내고 보채서 적령기도 되기 전인데 서둘러 유치원에 보내고 있었다. 아이가 영어를 곳잘해서 친구도 잘 사귀고 이웃집 아이들이 제집 드나들듯 와서 함께 딩굴고 뛰어 놀고 있질 않은가. 제 나름대로 남의 말 익히느라 고생은 했겠지만 어린애들은 그렇게 빨리 적응을 하는 것에 놀랍기만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 애들은 이제 우리말보다 영어가 더 편해진 상황이다. 집에서는 우리말만 쓰도록 하는 어른들의 뜻을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주말마다 바쁜 일손을 놓고 먼 - 길을 한국학교에 데려다 주며 우리말 공부를 하도록 하는 것은 저들이 한국인이기에 그렇게 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주 어려서 고국을 떠나 온 아이들. 이 곳 문화에 길들여져 한국사람이 아닌 여기 사람으로 그냥 커 갈까봐 어른들은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한국의 고전 비디오나 유행을 한참 지난 농촌드라마 등을 보여 주면서 그들에게 조국을 일깨우고 우리 문화, 우리 정서를 익혀 가도록 애쓰는 아이들의 부모를 보면서 정착의 어려움 말고 또 다른 자녀교육의 고충을 알게 된다.

“할머니 죽으시면 이건 엄마꺼네요.”아이가 일곱살 때던가. 내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했던 말이 떠올라 안타까운 미소를 먹음는다. 제 딴에는 어른에 대한 경어를 쓴다고 한 말이었지만 한국어의 어려움이 바로 이런데서 시작된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아버님 대갈님에 검불님이 붙으셨습니다.”라고 했다던 어느 철부지 며느리의 망언도 그렇거니와‘개조심'이라고 써 붙인 어느 집 대문 앞에서 한국어를 조금 배운 외국인이 ‘개조심 선생님’계시냐고 했다는 말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던 기억도 있다. 겉으로 틀림없는 한국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어찌될까? 우리 애들이 그렇게 될까봐 겁이 나는 것이다.

아이는 이제 사춘기가 되어 칼리지에 다닌다. 한국학교에 다닐 수 있는 학년도 전부 마쳤다. 조금은 사물을 제대로 보고 이해할 수도 있는 나이와 의식수준을 갖춰 가고 있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어려서 떠나 온 고국을 배울 차례다. 비록 일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저를 낳아 준 한국을 바로 보고 알기 위해 고국 유학을 떠난다. 중학교 이학년생. 왜 빵보다 김치찌개 된장찌개가 더 좋은지도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엄마 아빠가 많이 보고 싶을텐데…”
  “여기에 유학 온 아이들은 삼년씩을 잘 견디던데요.”

부질없는 할머니 걱정을 당차게 일축해 버리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고 믿업다. (아무렴 순이는 잘 할꺼야.)
엄마 친구의 집에 머물러야 하는데 다음에는 그 집 딸애가 여기 유학 올 때 데리고 있어야 하는 교환조건이라나. 지혜롭고 현명한 아이디어인것 같다. 이웃해 살던 아파트 친구끼리 이십년이나 쌓아오고 있는 그들의 우정도 대견하고 아름답다.

“순아 머리 싸매고 공부하라는게 아니다. 무엇이든지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게 중요해. 그리고 너 잘 만드는 케잌 솜씨도 자랑하고 영어는 물론 여기서 익히고 배운 모든것 많이 많이 뽐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니.”

내년에 더 멋지고 성숙한 어린 숙녀가 되어 돌아올 손녀를 생각하며 이별의 섭섭함을 밀어낸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711 | 6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33 | 6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219 | 6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08 | 6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22 | 6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49 | 6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59 | 6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51 | 7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9 | 7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7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06 | 7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0 | 7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7 | 7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1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9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60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0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98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71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1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20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21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8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4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