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 나 홀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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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 나 홀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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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먼저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하게 된다는데 나는 사랑이 없는 사람일까? 살아가는데 먹는 일만큼 중요한게 없는데 왜 나는 그 일에 그리 소홀하고 성의가 없을까? 나 자신만을 위해서 제대로 먹자고 무얼 준비한다는게 영 서둘다. 반 평생을 혼자 살면서도 매 때마다 온갖 정성으로 챙긴 식탁에 건강관리며 멋을 부리는 친구에게 지천구를 들으면서도 닮아지지가 않으니 이제와서 나이 먹어 귀찮음까지 더해져 그 버릇이 고쳐질리가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지사다.
  
정성으로 만든 반찬 고루 챙겨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과 함께 하던 때의 아득한 추억이 그립다. 요즈음은 나 홀로 앉는 사람이 오직 나뿐만이 아닌 세상이 되어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저마다 바쁘게 사는 세상이다보니 가족들이 있어도 제가끔이다. 간편식으로 빵이나 시리얼로 쉽게 해결하는 아침은 그렇다치더라도 저녁한때나마 오붓하게 가족 모두 둘러앉아 밥먹는 일도 흔치 않는것 같다.
  
누군가와 더부러 함께하는 식사, 이젠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식당에서 만나는 일이 더 많지 않을까? 세태의 흐름을 탄 외식문화의 범람속에서 온통 먹거리의 잔치판이 벌어지는 집 밖, 간단한 페스트푸드에서부터 레스토랑, 월남국수집, 태국음식점, 중국집, 일식집, 몽골리안 부페, 순대국ㆍ감자탕ㆍ칼국수, 메뉴도 다양한 한국식당까지…. 이제 외식이 특별한 날만 하게 되는 시대는 옛날 일이 되어 버린 것 같다. 한끼 식사를 때우려고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곳으로 변해 버렸다. 마음만 먹으면 그 아무 것이라도 골라 먹을 수는 있지만 집의 음식과는 분위기부터 다르기 때문에 구별이 되고 쉽게 물려 버리는 경우도 없질 않아 그게 문제다.
  
내가 아는 어느 젊은이는 지방의 작은 도시에 사는데, 하루 일이 끝나고 나면 두 시간거리나 되는 시티 주변의 식당까지 원정을 다닌다고 자랑같기도 하고 투정같기도 한 말을 하는데 바쁜 아내가 챙겨 주지 못하는 그리운 한식을 찾아 먹기 위해서라니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먹고 산다는게 도대체 무엇일까?
  
주말에 시간 어떠냐고 뻔질나게 전화해서 보채는 ㅇㅇ엄마도 있다. 혼자 밥먹는 일이 지겨워서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모여서 아주 가끔씩이라도 함께 밥을 먹어야 하지 않느냐고 앙탈같은 주문이다. 안 먹고는 살 수 없으니까 의례적으로 배들 채우는 작업(?)에 길들여진 사람들, 키위 남편식사는 이 나라 식으로, 자기는 나중에 김치 꺼내놓고 혼자서 밥을 먹어야 하는, 현지인과 결혼해 살아도 여기 음식으로는 안되는 고집불통의 여인이다. 한국여인과 살면서 김치 된장 냄새에 코를 싸쥐는 키위 남편도 혼자서 식사하는 불행(?)한 사람이긴 매한가지다.
  
요즈음은 먹거리가 흔한 세상이니 그나마 다행이긴 하다. 들락날락 혼자서 시도 때도 없이 먹으며 식사 때가 따로 없게 된다.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서 또는 TV를 보면서도 식사가 거뜬히 해결되는 세상이다. 너무 바빠서 아예 굶을 작정으로 서두르는 직장인들도 많다. 어떤 주부는 변기에 앉아 볼 일을 보는 남편 입에 밥을 떠 먹여 준다던가. 그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면 혼자 남은 주부도 결국은 나 홀로 밥상이다.
  
젊은 세대는 시대에 맞추느라 어쩔 수 없지만 늙으면 애 된다는 옛말이 맞는 말인지 어렸을 때 생각이 자주 떠오른다. 가족끼리 방안 가득 둘러 앉아 밥 먹던 일상의 일들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떠오르고 정서로서 가슴을 적셔 온다. 넓은 두레반에 여섯남매가 끼어 앉아 밥먹을 땐 맛없는 게 없었다. 큼직하게 토막 낸 돼지고기 넣고 끊인 김치찌개 냄비에 엉덩이를 반쯤 들고 일어나 냄비속에 얼굴을 묻고 휘저어 저마다 고깃점을 찾아먹던 그 때의 진풍경. 그 진맛이 생각만해도 입에 군침이 돌아 식욕없는 지금 내 구미를 당겨주는 좋은 약이 되기도 한다.
  
이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었고 어김없이 야단법석이다 벌써부터 이 나라에서는…, 그 저녁의 식탁을 빛내는 요리며, 그 요리를 올리는데 식탁보는 어떤 것이 더 어울릴까? 마냥 사치를 부린 화려한 그릇들, 크리스탈, 각양각색의 촛대들, 특별한 날 식탁의 아름답고 멋스러움을 TV에서 눈요기로 즐기면서 그 식탁에 둘러앉을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거기에 앉을 사람이기라도한양 공연히 가슴이 설레인다. 그러나 문득 그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면 내 빈 식탁이 더욱 쓸쓸하게 나를 맞이한다. 늙어서 오래오래 함께 밥먹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허지만 이 지구상 어디인가 아직도 가난에 찌들어 먹거리에 허기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나 홀로 밥상에도 나는 감사를 드리며 배부른 투정을 부려보는 것이다.

“교민 여러분! 좋은 크리스마스 되시고, 새해에 복많이 받으십시오.
더더욱 발전하는 교민사회가 되기를.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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