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 모든 것의 고마움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41] 모든 것의 고마움을

0 개 2,799 KoreaTimes
  아침 잠에서 깨어나 커튼을 제치니 예사롭지 않은 바람소리가 귓청을 때린다. 아마 태풍의 소용돌이에 깊이 휘말렸나 보다.

  따뜻한 이불 속이 너무나 좋아 마냥 게으름을 떨며 누워 있는데 점점 바닥이 싸늘해져 오는게 아닌가.(스위치를 잘못 건드렸나?) 늘 하듯이 손짐작으로 눌러 다시 켰다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있는데 웬걸 더워지기는커녕 점점 더 차가워지고만 있다. 벌떡 일어나 다시 스위치를 두 어번 더 눌러 보았지만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ㅇㅇ매트값만 비싸더니 얼마나 썼다고 벌써 고장인가?) 작은 실망이 밀려오는데 혹시? 하는 마음에 스탠드 스위치를 눌러 봤다. 역시 반응이 없다. “정전이었구나”바람이 그리 요동을 치더니 전선까지 끊어 놓은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곧장 욕실로 뛰어들었다. 침침한게 답답해서 고양이 세수만 하고 돌아 나와 아침을 먹을 양으로 주방으로 나섰다. 보통 하던대로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아뿔사! 캄캄하다. 오븐 스위치도 돌려보고 전자레인지도 돌려 보지만 모두가 무반응이다.

  “너희들 모두가 휴가를 맞은 것이냐? 파업을 하겠다는 것이냐?”혼자 쓴 웃음을 흘리며 세상에! 되는게 아무 것도 없음에 새삼 놀랜다. 그러고 보니 전기 하나로 모든게 되게 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아연할 수 밖에…. 전화통을 들어 지금 내 집 사정이 이렇다고 수다라도 떨려고 했더니 그 또한 먹통이다. 갑자기 절벽에 서 있는 것 같은 아찔한 절망감에 정신을 다잡아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가스히터가 벌겋게 불끼를 보여줘 그 온기로 차가워지는 몸과 마음을 달랜다. 밖은 여전히 짐승의 포효같은 바람소리. 유리창을 때리는 무서운 빗줄기. 현관문을 열어 보니 벗어놓은 신들이 그득 물끼를 먹음고 초라하게 웅크려 있다. 신을 벗지 않고 살도록 지어진 집. 이 나라 문화의 이질감에 갑자기 내가 낯설음을 느낀다. 창가에 서 보니 마치 잠수함 속에 갇혀서 바다속 깊이 갈아 앉은 것같은 기분이다. 정전이라는 것의 대비조차 신경 써 본 일없이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착각하고 살아온 것에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휴대용 가스렌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내고 그것을 찾아냈다. 그것이 집에서 이렇게 비상시에 사용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다. 비치나 야유회 때만 필요한 것이라고 깊숙이 두었던 것이다. 국을 덮이고 거기에 전자레인지가 녹여 줄 밥을 넣고 끊여서 대충 아침을 해결하니 그렇게 고마울 수가…….

  쇼핑몰 쪽에 나가서 공과금이나 낼까? 서두르다가 맥없이 주저앉아 버린다. 지금은 컴퓨터가 모든 일을 해내는 세상 아닌가. 인간이 기계의 노예가 되어버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에 또 놀랜다. 나른한 무력감 속에서 무섭게 고독을 느낀다. 밤이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스럽다. 온 세상이 어둠에 묻힌 것은 참을 수가 있지만 그 매몰찬 한기를 어찌 막아 낼 것인가. 내가 뉴질랜드에 처음 투어로 들어오던 날 호텔방에 비치된 히터를 사용할 줄 몰라 밤새 웅크리고 고생고생 잠을 못이루다 새벽에 욕조에 더운물 펑펑 틀어 놓고 언 몸을 녹였던 생각을 하면 웃음보다는 반 죽다 살아난 처연한 생각이 앞선다. 여름옷만 들고 오면 된다는 10월에 얼어 죽을 뻔 했던 이 나라의 밤 추위. 지금 생각해도 몸이 오싹해진다.

  비가 내려서일까? 사람들 나와서 이렇다 할 웅성거림도 없다. 너무나 조용한 게 또한 묘하게 기분을 자극한다. 내 집만 정전이 된 게 아닐까? 아쉬운대로 커피까지 만들어 속을 달래 놓았는데 영 심기가 편치 않았다. 마치 생활의 마비가 온양 멍해져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공연히 서성거리다가 전화통만 들었다 놓았다 정서불안에 깊이 빠졌다.

  바람에 비까지 사나우니 고치는데 시간께나 걸릴텐데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나. 이러다가 해가 다 가고 이대로 밤이 온다면?……, 나는 미친 듯 문을 박차고 빗속을 나가 옆집으로 달려갔다. “All power cut”세 시간을 기다리라고 태평스럽게 말한다. “오케이”나만 혼자 당하지 않았다는 공감의식에 그나마 위안을 받는다. 인간은 우스운 속성을 가지고 사는 동물임을 실감하면서 그 때서야 무서운 고독을 떨치고 얌전히 기다림을 갖는 사람으로 돌아갔다. 새삼스럽게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작은 물건 하나하나까지 깊이 고마움을 느끼면서……, 이제부터 전기가 없어도 되는 게 뭐가 있는지 생각해봐야겠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702 | 5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14 | 5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201 | 5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00 | 5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10 | 6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42 | 6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54 | 6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47 | 6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8 | 6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6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02 | 7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0 | 7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7 | 7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1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8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59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0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96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68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0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1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20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20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8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4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