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 천사들의 합창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29] 천사들의 합창

0 개 2,496 KoreaTimes
어제 비맞은 골프가방이 아직도 포켓마다 입을 벌리고 말려 달라고 보채고 있는데 오늘 아침도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 검고 짙은 구름이 해를 삼켜 버렸다.

반나절을 하릴없이 딩굴다가 덥다고 여름내 미루었던 수영장엘 가기로 했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계절을 감지해 벌써 움츠려 들려는 컨디션을 달래보고 싶었다. 마침 어느 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몰려 와 수영대회를 하는 모양으로 장내가 어수선했다. 인터 정도의 아주 어리지 않은 남녀학생들이었고 전체가 하는 시합이 아니라 대표팀들인 모양이었다. 귀에 익지 않은 딱총소리에 번번히 자즈러지게 놀래는 내가 웃읍다.

하루종일 집에 있어 봐야 사람소리 하나 들을 수 없는 고요 속에 길들여진 내 청각이 오늘 너무 놀래는 게 아닐까? 아마 막혔던 귓청이 청소가 되듯 후련하게 뚫린다는게 맞는 느낌일 것이다.
  
네 팀이 계영을 하는 참이었다. 제비처럼 날렵한 몸매로 물속에 뛰어드는 어린 선수들. 마치 바람에 날아든 한점 낙엽 같다. 아직 저학년인듯 아기같은 꼬마도 있지만 다 자란 숙녀처럼 미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여학생들도 있다. 제 팀이 잘한다고 팔짝 팔짝 뛰는 여학생 엉덩이가 제법 빵빵하고 다리도 쭉 뻗어 미끈하다. 공처럼 가볍게 뛰는 폼이 탄력이 있어 너무도 예뻤다. 아이들이 발을 구르며 내지르는 함성에 나도 모르게 활기가 솟는 것 같아(그래 바로 저거야) 하며 그들과 하나가 되는 일체감에 빠져 넋을 빼앗겼다. 일등으로 들어온 라인의 아이들이 서로 끌어안고 좋아하는 모습은 올림픽 경기가 무색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깔깔거리고 웃는 모습도, 팔짝 팔짝 뛰는 모습도, 서로 끌어안고 좋아하는 모습도, 목이 터져라 악을 쓰며 응원하는 모습, 그 어떤 것도 하나같이 신선하고 귀엽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운다 한들 미운 데가 있을까? 하늘을 날듯 세상이 온통 제것인양 마음껏 웃고 떠드는 아이들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나에게 저런 때는 아마 없었지) 6ㆍ25 동란의 아수라장 속에 내 사춘기는 묻혀 버렸고 충충하고 암울했던 기억만이 추억 저편에 머물러 있다.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사람은 활기차게 움직일 때가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현장에서 일할 때 뿜어내는 활력이야말로 남성미의 극치가 아날까. 눈 코 뜰새없이 바쁘게 자기 일에 몰두하는, 또는 어떤 집념으로 이지의 눈빛이 번뜩이는 그 순간이야말로 생생한 삶의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가족을 위해 맛있는 식탁을 마련코자 주방에서 서성이는 여자들의 바쁜 모습이야말로 그 어떤 화장으로 단장을 한 때보다 더 아름답게 돋보이는 것 또한 활력 때문이 아닐는지…. 그러나 외식문화가 범람하고 남자들처럼 바깥일에 동참하다보니 여성 특유의 매력 하나는 잃은 것같다. 시대의 흐름이 여성도 남성과 동질화 되어가고 있어 된장찌개 맛있게 끊이는 여성의 매력은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만 같아 안타깝다.

아이들이 바톤터치를 하려는 순간에 흥분과 긴장으로 팔다리를 마구 흔들며 초조해 하는 것도 짜릿한 감동으로 전해져 왔다. 같이 손뼉도 쳐주고 악도 쓰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게 그들과 달랐다. 내 몸은 스파풀 안에서 목만 길게 빼고 속으로만 흥분하는 처지가 아니던가. 사람은 마음으로 나이를 먹는 것은 아닌가 보다. 할머니라는, 어머니라는 여건들이 어른으로 성숙된 의식을 갖게 하는 모양이다.

어느덧 게임은 끝나고 돌아가는 시간이 되었나 보다. 선생님들이 철수하자마자 빗자루를 쓸어 낸 마당처럼 이층 응원석까지 순식간에 텅 비어 버렸다. 나란히 나란히 파랑줄 노랑줄로 되어 있는 빈 의자들만이 선명한 빛깔로 남아있다. 빨갛게 꽃잎처럼 팔랑거리던 유니폼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텅 빈 풀장안의 물은 아무도 건드린 흔적없이 호수같이 잔잔해 지극히 펑화로웠지만 내 귀엔 아직도 그들의 함성이 들리고 있다. 아직 세상에 때묻지 않은 청아하고 맑은 탄력있는 소리들이……. 오늘 저녁엔 정성스럽게 된장찌개나 끊이며 내 사라져 간 여성스러움을 찾아 볼까나.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676 | 4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197 | 4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160 | 4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373 | 4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487 | 4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21 | 4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42 | 4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35 | 5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3 | 5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5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098 | 5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0 | 5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5 | 5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89 | 8일전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8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56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39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91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63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0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1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16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15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7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3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