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 다알리아 아줌마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306] 다알리아 아줌마

0 개 3,254 코리아타임즈
소담스럽게 핀 다알리아꽃이 방긋방긋 웃으며 휀스넘어로 윙크를 보내오는 그 집. 유난스럽게 키가 크고 잘 생긴 갖가지 색깔의 꽃들을 보며 길을 지날 때마다 그 집 주인의 얼굴을 떠올린다.
  새까만 머리가 치렁한 검고 볼품없는 얼굴이지만 마음씨 하나만은 다알리아 꽃보다 더 복스럽고 착한 여인이다.
  어떤 사람들과 어울려 살게 될까? 처음 이사 왔을때의 불안을 제일 먼저 떨쳐 준 그녀. 집안 정리하느라 바쁠때 밖에서 문두드려 찾아와 뭐 도와줄것 없느냐며 친절을 베풀어 준 사람이다. 말 모르고 반벙어리처럼 했어도 우리는 그 때의 교감으로 서로가 친해질 수 있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어느날 부터인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런 것이 여기에 있을까 함부로 건드릴 수가 없어 그냥 두었는데 며칠이 지나도 그대로였다. 궁금증에 못견뎌 어느날 조심스럽게 펼쳐 안을 드려다 보았다. 길게 목을 빼고 새 주인을 기다리는 핑크빛 츄립꽃 형의 촛대가 화사하게 웃고 있질 않은가.
  “ㅇㅇ호 릴리안으로부터”라고 빨갛게 또박또박 예쁘게 쓴 글씨가 백 뒷편에 가즈런했다.‘그녀의 이름이 릴리안이었구나’처음 만났을때 분명 자기 이름을 소개했을텐데 나는 새롭기만 했다. 생김새와 다르게 너무도 아름다운 이름에 혼자서 쿡쿡 웃으며 이름만큼이나 예쁜 글씨체에 또 놀래 버렸다. 낯선 동양인을 맞아 격의없이 친절을 베풀던 그 뜻이 고마워 집에 있던 스타킹 몇 개 며칠 전에 전했는데 그 답례가 너무 분명해서 공연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 집 화단에는 계절마다 바뀌는 꽃들로 언제나 화사하고 아름답다. 흙을 뒤집고 남의 집 가든까지 손봐주기를 좋아하는걸 보면서 그녀의 가드닝 솜씨가 남다르다는걸 알았다. 남의 것도 내것처럼 정성을 드리는 그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러웠다. 우리는 마주치기만하면 정겹게 끌어 안으며 육친처럼 반긴다. 가슴이 따뜻한 여자. 나는 그를 “릴리안”하고 부르지만 혼자서는 다알리아 아줌마라고 호칭하기를 좋아한다.
  어느날 우리집에 데리고 들어와 커피 한 잔 같이 마셨는데 많이 두리번 거리는 눈치였다. 문화의 이질감 때문에 낯설어 하는 줄 알았는데 그가 내 손을 끌며 이번에는 자기집으로 데리고 갔다. 퍼시픽 아일랜더인 그는 검은 피부에 늘상 충충한 옷차림이 어두웠는데 삶의 모습은 너무나 밝고 깨끗하다는걸 집에 들어서는 순간 느끼게 했다. 벽에 걸린 큼직한 액자가 눈을 사로 잡는다. 그녀의 젊었을때 사진이라는데 믿기지 않을만큼 멋졌다. 그도 젊었을때는 흑진주의 스타처럼 아름다웠음을 보면서 세월의 장난에 골이 패인 얼굴이 되었음이 안타까웠다. 가볍게 등을 만져주며 위로해주니 수줍게 웃는다. 구석구석에 귀엽고 예쁜 소품들이 내 눈을 즐겁게 했다. 그도 내 취향과 비슷하다는게 반가웠다. 그는 갈색에 하얀꽃이 도드라져 있는 예쁜 꽃병과 흰 사기를 구워 만든 특이한 술병을 양손에 쥐어주며 가지라고 하는게 아닌가. 치기같은 내 취미를 그도 충분히 공감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커피 한 잔의 보답이 너무 커서 선뜻 받을 수가 없어 망서리는데 덤처럼 자그마한 것 하나를 더 얹어 준다. 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분명한 경우를 가졌는데 주변에서 더러 좋지앟은 일이 생기면 왜 그들을 들먹거리는지 알 수가 없다. 나약한 민족이라서?……. 조국이 든든해야 나와 사는 사람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다는 증거이리라.
  크리스마스때 보낸 초코파이 한 상자에 손으로 엮어 만든 큼직한 숄더백을 놓고 간 그녀를 이젠 불편한 의구심으로 사양하고 싶었다. 혹시 타민족에 대한 스스로의 자존심 때문에 무리를 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 쓰레기 바케스를 번번히 챙겨 집앞에 갖다 놓아주는 고마움에도 사례의 뜻을 표할 수가 없다 이젠.
  그러나 다알리아 꽃이 너무 예뻐서 뷰티풀을 해주면 꽃보다 당신이 더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그녀의 순수한 마음을 여과없이 믿어도 될 것 같다. 항상 나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꼴이어서 그녀를 넘볼 수가 없질 않은가. 사람을 겉만 보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과 내가 이웃을 제대로 만났음에 다시금 안도를 했다. 늘상 환하게 웃으며 사는 여자, 꽃을 닮아 사는 마음이 아름다운 여인이다.
  오늘도 나는 그 기분 좋은 길을 가고 오며 그의 너그러움을 닮아보려 생각한다. 그리고 오래오래 좋은 벗하며 즐겁게 살기를 마음속으로 조용히 희망해 본다.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275 | 11시간전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217 | 5일전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593 | 8일전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861 | 9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186 | 10일전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15 | 10일전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

가끔은 Lay-up이 답이다 – 직진보다 돌아가는 것이 현명할 때

댓글 0 | 조회 206 | 10일전
골프를 하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그린까지 남은 거리는 길지 않지만, 앞에는 큰 해저드나 나무가 가로막고 있다. 과감하게 공략하면 한 방에 … 더보기

지금 당장 궁금한 비자심사 최신 정보

댓글 0 | 조회 453 | 2026.04.15
특정비자의 심사기간에 대한 개런티를 뉴질랜드 이민법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기에, “제 비자에 대한 심사가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오늘 저에게 문의하… 더보기

정이 가는 사람

댓글 0 | 조회 258 | 2026.04.1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만 생각하며 산다는 사람보다주님만 생각하면 부끄럽다는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정이 간다하늘 아버지께서 다 돌봐 주실 거라며성인처럼 … 더보기

명경과 세경

댓글 0 | 조회 164 | 2026.04.15
얼굴을 보거나 화장을 하려면 보는 것이 거울이다. 오래전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기 위해 잠잠한 물에 비추어 보다가 돌이나 금속을 매끈하게 갈아서 보려고도 했을 것… 더보기

숲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기록

댓글 0 | 조회 120 | 2026.04.15
■ 조계산 송광사산사에 들어서며 마주하는 첫 공간남도의 아름다운 조계산을 사이에 둔 송광사와 선암사. 두 사찰의 송사로 인한 기록으로부터 시작되었을, 숲에 대한 … 더보기

뉴질랜드 회사법 (Companies Act 1993) 주요 쟁점 정리

댓글 0 | 조회 202 | 2026.04.14
통계자료의 의하면, 뉴질랜드에서 (한인과 키위를 막론하고) 가장 많은 비즈니스 운영 형태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개인 이름으로 운영하는 sole trader 라고 합… 더보기

중위권 성적으로 의대 합격까지, 방향의 중요성

댓글 0 | 조회 319 | 2026.04.14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최근 상담을… 더보기

26.바다 위의 길 – 픽톤과 어머니의 항로

댓글 0 | 조회 103 | 2026.04.14
Te Ara Moana o te Whaea – 어머니의 바다 길* 바다와 산 사이의 마을아득한 옛날, 지금의 픽톤 지역 와이투히(Waikawa)라는 마오리 마을이… 더보기

은하수 가을달

댓글 0 | 조회 166 | 2026.04.14
보름인가? 창공에 매달린 달이 유난히 크고 밝다. <은하수와 가을달> 칠십여 년 전 초등학교 때의 어느 습자 시간에 화두로 떠올려졌던 단어다. 그때의 … 더보기

7편 – 바티칸 비밀문서고 : 금지된 장부

댓글 0 | 조회 181 | 2026.04.14
“신은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한 것은 인간이며, 지운 것도 인간이었다.”프롤로그 - 1495년, 바티칸 지하 4층 캔들빛이 흔들리는 오래된 석조 방.한 노신부가 … 더보기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댓글 0 | 조회 163 | 2026.04.14
시인 파블로 네루다당신은 해질 무렵붉은 석양에 걸려있는 그리움입니다.빛과 모양을 그대로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부드러운 입술을 가진 …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훌륭한 선생님 구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566 | 2026.04.12
이번 칼럼에서는 뉴질랜드에서 훌륭한 선생님 (강사 및 컨설턴트)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NCEA, CIE (A Level), IB 모든 뉴질랜드… 더보기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댓글 0 | 조회 651 | 2026.04.10
데뷔 40주년 가수이자 뮤지컬 제작자인 유열 씨가 폐섬유증 투병과 폐 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인터뷰 기사가 조선일보 토요일판(2026년 3월 14일)에 … 더보기

4. 오클랜드의 첫 삽, 흙과 함께 뿌리 내린 우리 집

댓글 0 | 조회 601 | 2026.04.10
정적인 남섬을 떠나 역동의 도시로나의 생활 기반이 남섬 Dunedin에서 1987년 Auckland로 옮겨지니 매 일상이 바빠졌다.드네딘은 오로지 세 가구의 한국… 더보기

오클랜드대 대학보건학 POPLHLTH111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844 | 2026.04.07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omed/Health Sci (오클랜드 바이오메드/헬스사이언스) 1학년 과목 POPLHLTH111 (대학보건학) A+ 팁과 노… 더보기

3. 더니든에서의 남겨진 이야기들

댓글 0 | 조회 627 | 2026.04.06
제 2편에서 삶의 터전이 더니든에서 오클랜드로 옮겨졌지만, 더니든에서의 홀로 살던 시간 중 빼놓기 아쉬운 부분들을 한데 모아 적어 본다.내가 하던 일은 녹용 가공… 더보기

오클랜드대 대학화학 CHEM110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944 | 2026.04.03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omed/Health Sci (오클랜드 바이오메드/헬스사이언스) 1학년 과목 CHEM110 (대학화학) A+ 팁과 노하우에 대… 더보기

2. 드네딘의 바다에서 오클랜드의 꿈으로

댓글 0 | 조회 441 | 2026.04.02
나의 첫 사업 도전기: 뜻밖의 인연, 오징어 회와 선식업의 시작가족이 합류하면서 드네딘에도 한국인 가족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Knox 신학대학의 장 목… 더보기

ISAT 의대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737 | 2026.03.31
이번 칼럼에서는 필자가 지난 6년 간 ISAT를 (국제학생 입학시험) 지도하며 느꼈던 점과 해당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꼭 알아야하는 정보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