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고독한 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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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외롭고 고독한 자에게!

0 개 2,916 동진스님
계절은 이제 아침저녁 제법 찬 기운이 느껴지는 가을이다.

밤에만 나와 먹이를 찾는 뒤뜰에 있는 검은색 토끼는 식구를 늘렸는지 껑충 껑충 뛰어 다닌다. 교민 사회는 어느 때 보다도 조용하다. 자녀들을 모두 공부 시킨 가정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지 모르지만 공부 중에 있는 가정은 여전히 먹이고 입히고 가고 오고 바쁘다. 학생도 바쁘고, 주부도 바쁘고 직장과 비즈니스의 가장도 생존을 위해 분주하다. 정신없이 열심히 일하고 성공을 위해 매진하다 보니 몸 아픈 줄도 모르고 나이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사명감으로 살아간다. 

식구와 더불어 부모의 역할을 다 하고 자녀도 공부 다 하고 직장 얻어 떠나고 나면 믿고 있었던 아름다운 울타리가 허전해서 추억과 허전함과 고독 속에서 자신을 뒤 돌아 보게 된다. 나는 무엇을 했던가? 나는 앞으로 남은 생을 어떻게 살까? 나는 어떻게 될까? 건강하게 행복하게 걱정 없이 잘 살 수 있을까? 무엇을 하고 살까? 고독하고 외롭지 않을까? 허전하고 우울할 땐 어떻게 극복하지? 사람과 더불어 살 때는 자신을 뒤 돌아 볼 수 없었던 인간이 실존의 자신의 존재가 찾아 왔을 때 마냥 우울하고 고독하게만 있을 수 없다. 자신만의 문화와 서정과 예술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지난 10월 업무 차 한국을 갔을 때 이천에 보이차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집을 찾았다. 그 분은 중국 후난성 백사계 차창에서 3,40년 오래된 진년 보이차를 어렵게 만나 몽땅 구입해서 보석처럼 쌓아두고 도자기와 더불어 만족해 하는 삶을 봤다. 

그는 또 언니 집으로 우리 일행을 안내 했는데 그 분은 17년 동안 한국 전통 가구를 소목장 장인에게 제작 의뢰하여 한 점 두 점 모아 침실과 집안 전체를 모던하고 고풍스럽게 장식하고 가구와 대화하며 자녀들이 떠나 간 그 자리를 내외가 서로 의지하며 가구와 함께 대화하며 정답게 살고 있었다.

대하 소설 “토지”를 집필한 고 박경리 작가가 생존해 있을 때 원주에 있는 그의 집 <토지 문학관>에 기자들이 취재하러 갔을 때 넓은 뒤뜰에서 홀로 채소밭 일을 하고 있었다. 기자들이 명성에 비해 넓은 집에 홀로 있는 모습이 고독해 보였는지 “이렇게 아무도 없이 혼자 계시면 고독하지 않습니까?” 물으니 작가는 “고독하지 않으면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습니까?”라고 대답하며 자신의 고독을 심연의 세계로 인도 해 가며 불멸의 창작을 펼쳤다.  
 
나는 때때로 절 집안과 마당을 청소하고 대문과 현관문을 열어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참배객을 기다리고 맞이한다. 절간은 고요하고 맑아 어느 날은 바람과 흰 구름만 스쳐가고 한 사람도 오지 않을 때는 아래의 글을 음미하며 즐거움에 젖기도 한다.

山門盡日 無人到(산문진일 무인도), 老樹低頭 聽讀書(노수저두 청독서)
“산문을 열어놓고 종일토록 있어도 아무도 오는 사람 없다. 하지만 집 앞에 서 있는 오래된 나무가 때때로 고개를 숙이고 독경하는 소리를 듣는다.”

이 글을 보면 혼자 있어도 홀로 있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만물과 함께하며 넉넉한 관조의 세계에서 사람이 있어나 없어나 사물에 대한 만남에 감사와 평안을 이룬다.

또 좋아 하는 옛 시가 있는데 이태백의 <산중문답>이다.  
問余何事 棲碧山(문여하사 서벽산), 笑而不答 心自閑(소이부답 심자한)
桃花流水 杳然去(도화유수 묘연거), 別有天地 非人間(별유천지 비인간)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웃을 뿐, 답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복사꽃 띄운 냇물 아득히 흘러가나니, 이것이 별유천지 인간 세상 아니네.”

자연과 함께 자신을 극복하고 지내는 모습이 잘 드러나 있고 ‘別有天地非人間’이 단순히 경치가 아름다운 것 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높은 경지를 드러내고 있어서 닮아 가고자 때때로 읊조리며 고독의 세계를 극복하고 넓혀간다.

고독이 편협과 독선적 삶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독이란 삶의 길목에서 잠시 동안이나마 쉬고 싶을 때, 휴식 할 수 있는 의자와 같은 것이 되어야한다.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사람을 멀리하면 대인기피증에 우울해 진다. <경행록>에 “손님이 오지 아니하면 집안이 천해지고, 배우지 아니하면 자손이 어리석어 진다”고 하였다. 
 
외로움은 타인에게서 오는 것이고 고독은 자기 내면에서 오는 것이다. 먼 훗날이 아니라 때때로 순간순간 고독할 때 위의 글 들을 음미하며 위로 해 보자!
 
사랑이 없으면 어디에 있더라도 외롭고 고독하다. 가족과 함께 있더라도, 부를 쌓아놓고 살더라도, 권세와 명예가 높더라도 모든 것을 다 가지더라도 행복할 수 없다.

가족을 위해, 남을 위해, 이웃과 사회를 위해 내 역할로 그들을 사랑하고 기쁘게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행동할 때 외로움과 고독을 진정으로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태어난 보람과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어려운 시기 일수록 고독과 외로움에 사무치지 말고 맑은 고요와 사랑으로 험난한 세파를 넘어 행복의 세계로 자신을 이끌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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