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쥐는 싫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정말 쥐는 싫다

0 개 2,585 박신영
씽크대 캐비넷의 문을 열었더니 작은 생쥐 한 마리가 툭 튀어나온다

나는 기겁을 하고 비명을 질렀다 짙은 회색의 그 놈은 쪼르르 다용도실안으로 도망친다 덩치로 봐서는 지놈이 더욱 놀랐겠지만 나는 심장이 벌렁거리고 눈물이 쑥 빠질 것 같았다
얼른 집밖으로 도망친 나는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궁리하면서.

마침 앞집사는 치리가 차를 몰고 들어온다 대강의 인사를 끝낸 후 사실 쥐가 나왔는데 어쩌냐 했더니 당장 치리는 자신의 아들 스티브를 불렀다 스티브는 작은 플라스틱통을 들고 씩 웃으며 나타났다 그통으로 어떻게 쥐를 잡아볼 생각인가보다 물론 어림도 없었다 다용도실안으로 들어간 그 놈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너네집 고양이를 데리고 오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스티브 왈, 자기도 그 생각을 했는데 내가 고양이를 싫어해서 어떨까 했단다 아니 내가 고양이를 싫어하는 건 어떻게 알았지? 하여간 싫어하는 마음은 국경초월, 언어초월 이심전심인가보다

잘 생각해 보니 언젠가 치리가 집에 들어오라고 했을 때, 나는 흘낏 고양이를 한번 본 후, 어물쩡 핑계를 대고 얼른 돌아나온 기억이 있다 그 후로도 치리와는 정원에 서서 대화를 나누었지 한번도 집안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다

치리네 오른쪽집에는 젊은 키위 커플이 사는데, 상당히 큰 개가 두 마리 있다 하루종일 집안에서 사는 이 녀석들은 집주인이 돌아온 저녁에는 꼭 정원을 어슬렁거리고 담도 없는 우리집까지 걸어와서는 우리집 정원에 바나나 3송이같은 응아를 해 놓고 가기도 했다 두 번이나 바나나를 목격한 나는 너무 화가 나서 당장 쫓아가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2가지 이유로 참았다 첫 번째는 그 집 문을 노크한 순간 다가올 그 개들이 무서워서이고, 두 번째는 착한 아시안의 이미지를 손상시킬까 걱정되서였다  

나는 정말 개도 고양이도 사양하고 싶지만 이 놈의 쥐는 잡아야할 상황이고 고양이를 싫다고 할 처지가 아니었다 스티브는 자신의 뚱뚱한 고양이를 안고 왔는데 이 고양이놈이 우리집에 안 들어올려고 냅다 도망을 친다 ‘녀석, 자존심은 있군.’ 스티브는 다시 먹이로 유인해서 우리집 앞까지 몰고 와서는 목을 꽉 움켜쥐고 집안으로 들여보냈다 나는 물론 ‘무서워서’ 집밖에 있었고 아들녀석은 궁금하다며 혼자 지켜보겠다고 집안에 있었다 기다란 고무장화를 신고(이마당에 신발벗고 들어가라는 얘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집안으로 들어간 스티브는 한참을 안 나왔다 고양이작전도 실패하고 쥐덫을 놓기로 결정했다 스티브는 베이컨 한 조각을 얹어서 다용도실 안에 쥐덫을 놓았다

친구 남편인 로스는 쥐가 튀어나온 캐비넷을 들여다 보더니, 침입경로를 알아냈다 씽크대의 배수 파이프가 연결된 벽에 구멍이 나 있었다 나는 이사오자마자 그 구멍을 발견하고 보기 흉해서 테이프로 막았었는데 그 테이프를 갉아먹었던 것이다 나는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그 구멍을 메워달라고 했다
로스는 베이컨 위에다 치즈 한 조각까지 덤으로 끼워 두었다 사람들이 다 자는 밤이 되어야만 쥐가 나타난단다 결국 오늘밤은 쥐와함께.....

다음날 잠에서 깨어 방문을 열고 나오려는데 왠지 쥐가 문밖에서 기다릴 것 같아서 방문을 발로 몇 번 찬 후, 살짝 문을 열었다 다용도실 문을 열어봐야 쥐가 잡혔나 확인을 할텐데 열어볼 용기가 없다 아들녀석도 무섭단다

오후가 되어서야 스티브에게 부탁을 했다 또 신발을 신고 집안에 들어간 스티브는 텅빈 쥐덫을 들고 나온다 영리한 그 놈이 치즈와 베이컨만 빼먹고 사라졌다
또 쥐덫을 놓는 수밖에 없었다

치리는 베이컨 한 조각을 얹어서 들고 왔다
내게 건네주는데 나는 우물쭈물 받지도 못하고 얼굴이 사색이 되어 그 쥐덫을 쳐다만 봤다 친절한 치리는 신발도 벗고 들어와 쥐덫을 다용도실에 놓았다
고체로 된 먹이를 놓으면 살짝 빼 먹을 확률이 높아서 치즈를 붙여서 라이터로 살짝 녹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쥐덫을 만지지도 못하는 주제에 찬밥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므로 나는 아무말 않고 치리의 수고에 치하를 했다  

또 하룻밤이 지났다
이번에는 집주인이 나타났다
하지만 또 다시 베이컨만 사라진 쥐덫.
집주인은 치리에게 쥐덫을 돌려주고 자신이 직접 사온 쥐덫에 땅콩버터를 발랐다
3일째다
한밤중에 뭔가 철커덕 하는 소리가 다용도실에서 들렸는데 혹시 쥐가 잡혔나? 하지만 열어볼 엄두가 안 난다 이번에는 누구에게 부탁을 해서 다용실을 열어볼 것인가. 내 신세야말로 독안에 든 쥐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오프라쇼를 보니까 어린이 성추행범을 공개수배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신기하게도 비슷했다

엄마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소위 싱글맘의 주위에 도움의 손길을 주는 친절한 이웃이 있다 금방 family friend같은 존재가 되어 믿음을 준 뒤,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아이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한다 여자아이뿐만 아니라 남자아이들도 피해자가 되었다........

보면서 참 답답했다 물론 성추행범이 나쁜 놈이지만 그렇게들 쉽게 당할 수 밖에 없었나, 싱글맘들이 조금 한심하게도 느껴졌는데, 사람은 참 직접 겪어봐야만 안다고 지금은 그 여자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결국, 사람좋은 친구 남편인 투이가 나섰다 그는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아주 작은 놈이네.” 비닐봉지로 그 놈을 움켜 쥔 투이에게 나는 간절히 부탁을 했다 우리집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아달라고. 고맙게도 옆집 쓰레기통에 슬쩍 버려주었다.
또 다른 놈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치즈얹은 쥐덫은 다용도실에 다시 설치되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 문을 열어볼 수가 없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는데........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171 | 11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3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0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9 | 10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0 | 10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9 | 10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0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8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4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3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68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2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7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2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8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4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6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3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9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