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스를 연주하는 슬픈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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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스를 연주하는 슬픈 여인

0 개 2,528 코리아포스트
시에라레온 퓨리타운에서 바로 이웃나라, 라이베리아로 근무지를 옮겼다. 그 배경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케냐 출신의 당시 라이베리아 유엔 평화유지군 총사령관의 끈질긴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분은 시에라레온 평화유지군 총사령관으로서 약 2년을 근무하면서 평화 정착과 국가 재건의 발판을 제공하는 성공적이 사례를 남겼다.

그의 탁월한 능력은 전임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의 특별한 신임을 받으며 라이베리아 총사령관직으로 자리로 옮기게 된 것이다.

지리적, 자연적, 정치적으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곳에 나의 지리정보시스템 부서를 똑같이 운영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 역시 능력을 인정해 주는 그 분이 고마웠고 시에라레온의 상황도 대통령 선거를 유엔의 감시. 감독 아래 성공적으로 끝났고 서서히 평화를 되찾아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직 3성 장군으로서 평화유지 미션에서 경험이 풍부한 이분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럽고 좋은 기회였다.

이곳에 도착하자 마자 운이 좋게도 좀처럼 빈집이 나지 않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바닷가에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본부 사무실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대서양 바다와 강이 만나는 큰 모래톱을 따라 약 30세대 정도의 개인 주택들이 열대 과일의 망고나무와 코코넛나무 사이 사이 푸른 잔디밭에 위에 그림처럼 앉아 있다.

전쟁전 미국 사람들이 이곳에 살았지만 내전이 일어나자 떠나 버려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집들을 레바논 사업가가 전체 구역을 사들였고 대대적인 보수를 통하여 숙소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엔 직원들에게 렌트를 하게 된 것이다.

도시 전체는 내전으로 모든 시설이 파괴되었지만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처럼 울타리 내에는 조깅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수영장, 테니스장, 헬스클럽 등과 같은 시설들도 갖추어져 있다.

지난번 시에라레온에서 겪었던 힘든 여건과 비교할 땐 모든 시설이 갖추어진 별장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토요일 오후, 이날은 일주일에 한번씩 주말을 이용하여 몇몇 친구들과 바로 저 넘어에 보이는 바닷가에 가는 날이다. 서로 준비한 음식을 가져와 늦은 점심을 나누며 코코넛 나무아래서 각자 책을 읽거나 모여서 카드 놀이로 시간을 보낸다. 같은 유엔 직원으로서 서로가 혼자서 살다 보니 여유있는 주말이면 건수를 만들어 이렇게 함께 모인다.

미국에서 유학을 끝내자 마자 유엔에 직장을 구한 당돌하고도 똘똘한 29살의 일본인 여자 친구 아키, 뉴욕에서 두딸과 함께 살고 있는 노르웨이 출신의 남편을 둔 오울드 필립피노 올리비야, 뉴욕 본부에서 온 스리랑카 출신 미모의 이혼녀 샤민, 유엔에서 약 35년을 근무하고 곧 퇴직하는 콜롬비아 출신 수다장이 라울, 언제나 무게 잡고 말할 때는 억센 억양을 내는 스코틀랜드 출신 토니, 외계인이 말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잘 안되는 영어를 구사하는 오스트렐리안 데니스 등 카드 놀이에 정신들이 나가 있다.

어디선가 귀에 익은 멜로디로 기타 켜는 소리가 들린다.

열대 정글, 사자와 코끼리, 표범 등 동물의 왕국과 북소리에 장단 맞춰 노래와 춤을 즐기는 토착인들…

여기 시에라레온, 라이베리아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출 때는 북을 양 무릎에다 끼고 양 손으로 두들기는 장면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아프리카, 내전을 겪은 이나라에서 기타 소리를 처음 듣는 일이다.

나도 모르게 자리에 일어나 그 소리를 따라 걸어갔다.

도대체 누가 석양이 짙은 이 바닷가에서 기타를 치는 걸까?

어울리지 않는 듯한 허름한 청치마를 입은 한 흑인 여인이 편평한 바위 위에 앉아 한쪽 발을 바닷물에 담근 채 어릴 때 자주 듣던 추억의 "로망스"를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반창고와 스카치 테이프를 이어 붙인 기타와 엉성한 줄의 기타 모습은 전쟁이 가져온 혹독한 상처 만큼이나 아프게 보였다.

이 여인은 무슨 기구한 사연이 있을까?

내전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을 잃은 걸까?

유엔 숙소와 바닷가 중간에 있는 지금은 파괴되어 흉물스런 모습으로 외로이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는 저 큰 건물,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상들이 모여 회담을 가질 정도의 당시 초특급 호텔이었던 "아프리카 호텔"에서 한때, 이 나라를 망가뜨린 정치가들 앞에서 그들의 흥을 돋구었던 유명한 가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녀의 바닷가 라이브 콘서트와 춤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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