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얼룩진 사자의 산 시에라레온(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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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얼룩진 사자의 산 시에라레온(Ⅲ)

0 개 2,202 코리아포스트
반군은 정부군의 부대 위치와 반격에 대한 기밀을 알아내고자 잡힌 포로를 심문하면서 정부군이 언제 어느 방향에서 재 공격할지를 물었지만 포로로 잡혀 온 그는 아무것도 알고 있지 못했다.

“난 모른다.”

“모른다고. 그럼, 어디 한번 두고 보자.”

반군들은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포로의 손목을 무참히 잘라 버린다.

떨어져 나간 손목에서 손가락은 아직도 파르르 떨고 있고 공포에 질린 포로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만다.

마약에 취한 소년 병사들은 떨어져 나간 손목을 마치 축구공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발로 이리저리 차고 다닌다.

이것이 무시 무시한 대학살과 인간 신체를 자르는 비인간적인 비극의 전주곡이 되었다.

의도적으로 정부군 포로의 목과 손목, 발목, 귀 등 신체의 일부분을 자르므로 그 악명이 전국적으로 펴져 나가길 기대했던 것이다. 반군이 나타나기도 전에 도망하게끔 고도의 심리전을 이용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1992년 4월 29일

육군 대위가 지휘하는 젊은 장교들의 그룹이 쿠데타를 일으켜 현 대통령인 모모 (Momoh)를 가나로 추방하고 국가임시통치평의회를 발족시켜 시에라레온을 통치한다.

하지만, 평의회는 모모 정권만큼이나 무능하여 RUF를 물리치는데 실패했으며 점점 시에라레온은 반군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반군들은 부족한 병력을 충원하기 위하여 소년들을 끌어 모았고 이들에게 마리화나와 같은 마약을 먹인 상태에서 총을 쏘는 방법을 훈련시켜 곧바로 전쟁터로 내몰았다. 마약을 먹은 어린 병사들은 환각 상태에서 두려움 없이 정부군에 대항하였고 이윽고 반군은 나라 전역에서 정부군과 싸워 승리를 거두고 수도 프리타운의 바로 문턱에서 정부군과 최후의 공방전을 벌이는 상황이 되었다.

이 즈음에 민심은 무능한 평의회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게 되고 국제적인 압력을 받게 된 평의회는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자신들의 정권을 민간 정부에 이양할 것을 약속한다.

유엔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아메드 카바 (Ahmad Kabbah)가 1996년 4월에 실시된 비례 대표제 투표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그 해 11월에 대통령이 속한 국민당과 반군 단체인 RUF가 아이보리 코스트의 수도 아비잔에서 평화협정을 맺지만 무장해제를 해야 하는 반군은 일방적으로 협정을 파기시킨다.

1997년 5월 25일, 육군 소장 존 폴 (Johnny Paul)이 이끌고 있는 무장군혁명회의 (Armed Forces Revolutionary Council)가 대통령 카바의 정권을 전복시킨다. 이에 반대하는 모든 시위대를 무장으로 진압하고 정당을 해체시키고 반군 RUF와 함께 혁명 정부를 구성한다.

다시 정권을 잡게 된 RUF는 그 동안 신체부위를 자르고 포로들을 죽이는데 익숙해진 소년병들을 앞세워 프리타운 시내까지 진입하여 시민들을 대상으로 닥치는 대로 강간과 방화를 일삼으며 더욱 악랄한 방법으로 살상을 저지르며 공포스런 분위기를 조성해 갔다.

프리타운 암퓨티(신체 부위가 절단된 사람) 캠프에서 자주 만나는 카마손은 생각하기 조차 공포스러운 당시의 일들을 설명한다. 사람을 죽이고 살려 주는 대에는 특별한 대상이 없었다고 한다. 소년병들이 몰려 다니다가 눈에 띄면 누구라도 잡아다 게임을 위한 명분을 만든다는 것이다. 벌레나 개구리가 아닌 포로와 사람으로.
그들은 이미 완전히 미쳐 버린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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