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왈라코트 초소 주방장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라왈라코트 초소 주방장

0 개 1,846 코리아타임스
아침 일찍부터 미묘한 긴장과 이별에 아쉬움이 집안에 가득했다.

약 두달 반 정도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처음으로 배치받은 북부 캬쉬미르의 라왈라코트 초소로 떠나는 날이다.

큰 여행용 가방에다 미리 지급받은 조사 활동시 필요한 20킬로그램짜리 방탄 조끼, 방탄 헬멧, 매일 아침 나를 깨워 주는 자명종, 옷가지, 집사람이 이른 새벽부터 준비한 마른 반찬 등을 챙겨 넣었다.

또한 지난밤 지갑속에 큰 딸이 "아빠 힘들 때 꼭 보세요" 하며 챙겨 준 "자랑스런 아빠에게 보내는 엽서"도 확인했다.

아직도 잠에 빠진 두 딸의 볼에다 입을 맞추고 집을 나서는 나의 뒷 모습을 보며 집사람은 눈물을 글썽인다.

"내 걱정은 말아요, 건강히 돌아 올테니, 잘지내요."

얘서 웃음을 지며 미리 대기하고 있던 유엔 짚차에 몸을 실었다.

운전병은 기다렸다는 듯이 본부에다 상황 보고를 한다.

"시에라 (C), 시에라 (본부의 호출번호), 여기는 이동차량 로미오 (This is Mobile Romio), 우리는 라왈라코트로 향한다 (Heading to Rawalakot)."

답신이 온다. "알았다 ! (Roger, Out !)"

어, 제법 실감난다.

이른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한국에서 야외훈련 중 자주 애용하던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유엔기가 나부끼는 유엔 짚차 속에 앉은 나는 마치 한국전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멕아더 장군이 된 것처럼 우쭐해지는 것 같다. 작은 마을을 지날 때 마다 어린 아이들이 창문을 두드리거나 손을 흔들며 쫓아오는데 마치 내가 어릴적 부산 하야리아 부대 미군들이 지나 갈 때 껌 달라고 짚차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생각이 난다.

"바보, 이 정도는 예상하고 챙겼어야지, 너무 아쉽다 "

사실은 한국에서 껌이랑 볼펜, 연필 등 아이들에게 줄려고 많이 챙겨 왔다. 정신을 어디다 뺏는지 아침에 깜박해버렸다.

미안해 꼬마들아! 다음에 꼭 챙겨서 너희들이 아니더라도 다른 아이들에게라도 주도록하마.

오후 3시경,

이슬라마바드를 떠나 약 5시간 후에 첫 임무지인 해발 1,600미터에 위치한 파키스탄군의 여단 본부내에 위치한 첫 임무지 초소(Field Station)에 도착하였다. 모두들 나와서 나를 환영하는데 너무 오버할 정도이다.

아니, 이 친구들이 사람을 처음 보았나, 왜들 이러지, 내심 그래 이 외딴곳, 보이는 것은 단지 푸른 산이요, 들리는 것은 새소리와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교신 소리뿐,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겠는가 !

배정받은 내 방에다 이것 저것 정리하고 있는데 조금 전 도착했을 때 마치 그리운 애인을 만난듯이 굉장히 반갑게 악수하고 포옹까지 한 이태리 출신 "파올로" 라는 중령이 짐이 정리되는데로 잠깐 사무실에서 보자는 것이다.

그는 고참 중령이지만 여지껏 복지장교 역할을 해 왔었다. 복지장교는 파키스탄 군에서 지원된 취사병(전혀 음식을 만들지 못함)을 통제하여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거나 지급된 부식을 이용하여 식사를 준비하는 일도 해야 한다.

이는 초소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 주방장 역할을 인계하겠다는 것이다. 참 ! 기가 막힌다.

이미 들은 이야기지만, 해도 너무한다. 이제 막 도착하였고 아직 업무 브리핑도 받지 않은 상태인데…

거룩한 사명감을 감당하기 위하여 이곳까지 왔는데 이게뭐야 ! 겨우 부엌에서 시답잖은 몇가지 재료가지고 취사병아닌 취사병이 하는 음식을 감독하고 잔소리해야하니 앞으로 내 신세가 한심스러웠다.

몇일이 지났다.

취사병이 무얼하는지 궁금해서 부엌에 들어갔다.

이럴수가 ! 커다란 통에 수저, 포커, 나이프, 접시 등 온갖 그릇을 담아 놓고 막 하이타이를 푸는 순간이었다.

여태까지 이 녀석이 하이타이로 그릇을 씻었단 말인가! 참으로 한심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모슬렘들은 화장실에서 큰 것을 보고 사후 처리를 위하여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장실엔 꼭 준비된 물과 바가지가 있으며 이땐 반드시 왼손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이 녀석의 손, 특히 왼손 손톱을 보면 영 비위가 상하여 더이상 그를 부엌에 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취사병 역할까지 할 수 밖에 없었던 실망과 기대가 뒤섞인 복잡한 정전 감시단 생활이 출발되었다.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59 | 3시간전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214 | 5일전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584 | 8일전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856 | 9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177 | 10일전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08 | 10일전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

가끔은 Lay-up이 답이다 – 직진보다 돌아가는 것이 현명할 때

댓글 0 | 조회 202 | 10일전
골프를 하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그린까지 남은 거리는 길지 않지만, 앞에는 큰 해저드나 나무가 가로막고 있다. 과감하게 공략하면 한 방에 … 더보기

지금 당장 궁금한 비자심사 최신 정보

댓글 0 | 조회 448 | 10일전
특정비자의 심사기간에 대한 개런티를 뉴질랜드 이민법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기에, “제 비자에 대한 심사가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오늘 저에게 문의하… 더보기

정이 가는 사람

댓글 0 | 조회 249 | 10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만 생각하며 산다는 사람보다주님만 생각하면 부끄럽다는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정이 간다하늘 아버지께서 다 돌봐 주실 거라며성인처럼 … 더보기

명경과 세경

댓글 0 | 조회 159 | 10일전
얼굴을 보거나 화장을 하려면 보는 것이 거울이다. 오래전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기 위해 잠잠한 물에 비추어 보다가 돌이나 금속을 매끈하게 갈아서 보려고도 했을 것… 더보기

숲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기록

댓글 0 | 조회 117 | 10일전
■ 조계산 송광사산사에 들어서며 마주하는 첫 공간남도의 아름다운 조계산을 사이에 둔 송광사와 선암사. 두 사찰의 송사로 인한 기록으로부터 시작되었을, 숲에 대한 … 더보기

뉴질랜드 회사법 (Companies Act 1993) 주요 쟁점 정리

댓글 0 | 조회 199 | 2026.04.14
통계자료의 의하면, 뉴질랜드에서 (한인과 키위를 막론하고) 가장 많은 비즈니스 운영 형태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개인 이름으로 운영하는 sole trader 라고 합… 더보기

중위권 성적으로 의대 합격까지, 방향의 중요성

댓글 0 | 조회 309 | 2026.04.14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최근 상담을… 더보기

26.바다 위의 길 – 픽톤과 어머니의 항로

댓글 0 | 조회 99 | 2026.04.14
Te Ara Moana o te Whaea – 어머니의 바다 길* 바다와 산 사이의 마을아득한 옛날, 지금의 픽톤 지역 와이투히(Waikawa)라는 마오리 마을이… 더보기

은하수 가을달

댓글 0 | 조회 161 | 2026.04.14
보름인가? 창공에 매달린 달이 유난히 크고 밝다. <은하수와 가을달> 칠십여 년 전 초등학교 때의 어느 습자 시간에 화두로 떠올려졌던 단어다. 그때의 … 더보기

7편 – 바티칸 비밀문서고 : 금지된 장부

댓글 0 | 조회 177 | 2026.04.14
“신은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한 것은 인간이며, 지운 것도 인간이었다.”프롤로그 - 1495년, 바티칸 지하 4층 캔들빛이 흔들리는 오래된 석조 방.한 노신부가 … 더보기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댓글 0 | 조회 160 | 2026.04.14
시인 파블로 네루다당신은 해질 무렵붉은 석양에 걸려있는 그리움입니다.빛과 모양을 그대로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부드러운 입술을 가진 …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훌륭한 선생님 구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563 | 2026.04.12
이번 칼럼에서는 뉴질랜드에서 훌륭한 선생님 (강사 및 컨설턴트)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NCEA, CIE (A Level), IB 모든 뉴질랜드… 더보기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댓글 0 | 조회 647 | 2026.04.10
데뷔 40주년 가수이자 뮤지컬 제작자인 유열 씨가 폐섬유증 투병과 폐 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인터뷰 기사가 조선일보 토요일판(2026년 3월 14일)에 … 더보기

4. 오클랜드의 첫 삽, 흙과 함께 뿌리 내린 우리 집

댓글 0 | 조회 597 | 2026.04.10
정적인 남섬을 떠나 역동의 도시로나의 생활 기반이 남섬 Dunedin에서 1987년 Auckland로 옮겨지니 매 일상이 바빠졌다.드네딘은 오로지 세 가구의 한국… 더보기

오클랜드대 대학보건학 POPLHLTH111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840 | 2026.04.07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omed/Health Sci (오클랜드 바이오메드/헬스사이언스) 1학년 과목 POPLHLTH111 (대학보건학) A+ 팁과 노… 더보기

3. 더니든에서의 남겨진 이야기들

댓글 0 | 조회 623 | 2026.04.06
제 2편에서 삶의 터전이 더니든에서 오클랜드로 옮겨졌지만, 더니든에서의 홀로 살던 시간 중 빼놓기 아쉬운 부분들을 한데 모아 적어 본다.내가 하던 일은 녹용 가공… 더보기

오클랜드대 대학화학 CHEM110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939 | 2026.04.03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omed/Health Sci (오클랜드 바이오메드/헬스사이언스) 1학년 과목 CHEM110 (대학화학) A+ 팁과 노하우에 대… 더보기

2. 드네딘의 바다에서 오클랜드의 꿈으로

댓글 0 | 조회 436 | 2026.04.02
나의 첫 사업 도전기: 뜻밖의 인연, 오징어 회와 선식업의 시작가족이 합류하면서 드네딘에도 한국인 가족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Knox 신학대학의 장 목… 더보기

ISAT 의대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734 | 2026.03.31
이번 칼럼에서는 필자가 지난 6년 간 ISAT를 (국제학생 입학시험) 지도하며 느꼈던 점과 해당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꼭 알아야하는 정보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