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 산뜻한 출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372] 산뜻한 출발

0 개 3,748 KoreaTimes
  1월을 뜻하는 'January'는 'Janus' (야누스)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Janus'(영어식 발음:제이너스)는 두 얼굴을 가진, 문을 지키는 신이었다.

  로마에는 많은 'Janus'들이 있었다. 이 문들은 독특하고도 독립적인 구조물로 건축되었고, 로마군대의 출정 등 특별한 행진 시에 행운을 가져다 주는 출입구로 인식 되었다.

  로마에서 가장 유명했던 길은 'Roman Forum'(로마 광장) 북편에 있는 야누스의 성소인 'Janus Geminus'였다. 일부 학자들은 야누스를 모든 일의 '시작의 신'으로 여기고 예배 시 제일 먼저 그에 대한 기원을 하곤 했다. 그리고 달력이나, 농경, 치세 등 여러 분야의 새로운 일, 월, 년의 시작 또한 그에게 봉헌 되었고, 새해를 시작하는 1월(January)이란 말도 그의 이름을 따서 붙여지게 된 것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야누스는 눈이 앞 뒤에 있어 지나 온 것들을 돌아 보고 한편으로는 앞으로 다가올 해를 기대하며 바라본다고 여겼던 것이다. 야누스의 이런 양면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서로 상반되는 일, 또한 표리부동(表裏不同)한 현상이나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을 'Janus' Face(야누스의 얼굴)'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영국의 'Nelson 제독'이 장군들을 초청하여 전승 축하파티를 열고 있었다. 그는 항복한 적진에서 받은 황금빛 라이터로 담배를 피우면서 승리자의 쾌감을 마음껏 펼치고 있었다. 한참 장미빛 대화들이 무르익을 무렵 다시 그 라이터를 찾았으나 보이질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며 "누가 장난으로 가져 갔으면 내 놓으라"면서 웃었지만 아무도 내 놓지를 않았다. 그 순간 주위에 갑자기 냉기가 돌았고 그 때 어떤 장군이 나서면서 말했다. "우리가 목숨을 걸고 싸워 얻은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모였는데 그깟 하찮은 라이터 하나로 분위기를 망쳐서 되겠는가!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한 사람씩 주머니 속의 물건들을 꺼내 놓기로 합시다." 그러자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하자면서 하나씩 주머니의 물건들을 꺼내 놓기 시작했다. 이윽고 어느 노 장군의 차례에 이르렀을 때 주저주저하던 그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명예를 버릴 수는 없소이다. 주머니 속의 물건을 모두 꺼내 놓으면서까지 결백을 주장하고 싶지 않소. 명예란 신사가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인 것이오."하고는 끝내 주머니 속을 내 보이지 않은 채 나가 버렸다. 뒤에서 수근 거리는 속에 집으로 향하는 노 장군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주머니 속을 차마 공개할 수 없는 피치 못할 다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 장군의 주머니 속에는 황금라이터가 아닌 냅킨에 싸인 몇 가지 음식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은퇴 후 가난하게 살아 오다가 파티 석상에서 잘 차려진 음식들을 보자 집에서 쓸쓸히 기다리고 있을 부인 생각에 음식을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몇 가지를 슬쩍 호주머니에 넣어 둔 때문이었다.> 이민 와서 십여 년 살아 가는 동안 우리의 처지가 그 노 장군의 모습과 닮아 가지는 않았는지 참으로 착잡하기만 하다.

  연말연시가 되면 우리는 묵은 해를 돌아 보고 새해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각오를 다짐하게 된다. 그러나 묵은 해에 대한 되돌아 봄보다는 새해에 대한 희망과 설계에 무게 중심을 두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이번 연말연시에도 수첩을 정리하면서 여러가지 상념에 사로 잡히게 되었다. 여느 해처럼 처음 몇 명을 제외하고는 수첩의 주소란에 기록되는 순위가 바뀌게 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새롭게 내 인생에 끼어 들어 와 가까워진 인사들이 있는가 하면 뜻하지 않게 멀어져 버린 사람들도 꽤 있다. 그리고 습관처럼 목표를 세운다. 작년 목표 중 70%도 채 달성치 못했으면서 또 희망사항 포함하여 다소 무리한 목표치를 정해 본다. 참으로 '야누스의 얼굴'인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늙고 싶지 않은, 아직은 동시대의 활동무대에서 내려 오고 싶지 않은 안간힘일지도 모른다.

  휴가기간 다녀간 사람들 중 평소 가까이 지내던 젊은 중국인 부부가 있었다. 얘기 중에 부인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면서 곱게 포장한 물건을 내밀었다. 예뻤지만 평범한 머그잔이었다. 그런데 그 머그잔에는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은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었다.

  "I count myself as lucky for I could travel far, and never find myself a friend who's as special as you are."(멀리까지 여행할 수 있고, 당신처럼 귀한 친구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내게는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 금년에는 특별하고, 거창한 목표는 세우지 말자. 하지만 누구에겐가 꼭 필요하고, 항상 생각나게 하는 그런 사람이 되자.

    올해도 어김없이 '헤밍웨이의 태양'은 또 다시 떠 올랐다. 그리고 야누스의 얼굴처럼 새로운 1월을 맞았다. 그리고 기왕이면 우리 모두 산뜻한 출발이었으면 싶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182 | 14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4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0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9 | 10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0 | 10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0 | 10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0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4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3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68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2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7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26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8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4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6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3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9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