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 지옥, 해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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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 지옥, 해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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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문명이 풍요로운 시대에 살면서 항상 만족하지 못하고 '조금만 더' 를 외치며 갈구한다. 어느 선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부를 얻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일 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일과 사람에게 마음 다치고 스트레스를 받아 낙담하고 병들어 죽어 간다. 옛날이나 지금도 재벌이나 서민들이 자살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이 죽어서 저승길에 오르게 되었다.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니 갈림길이 나왔다. 한쪽 길에는 '천당 가는 길' 이라고 크게 쓴 표지판이 나왔고, 다른 쪽 길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 그는 천당 가는 길을 택하여 한참을 가서 '천당의 문'에 이르렀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요란한 소리에 놀랐다. 노래하는 사람들, 큰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들, 춤추며 노래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방이었다. 함께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기도도 했는데 그 곳 사람들은 그칠 줄 모르고 밤낮으로 계속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옆 사람에게 물었더니 밥을 먹지도 않고, 잠을 자지도 않지만 힘이 계속 나기 때문에 노래하고 춤추고 기도하는 일을 멈출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모두들 행복한 표정이었다.

혹시 힘이 빠지고 지치거나 마음이 없어져서 춤추고 기도하고 노래하는 것을 계속할 수 없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그런 사람은 아래쪽에 있는 문으로 나가면 된다고 했다. 그 아래쪽 문으로 가 봤다. '지옥의 문' 이라고 쓰여 있었다.

어떻게 이런 선택을 하게 하는가 생각해 보았다. 사람들이 그칠 줄 모르고 노래하며 춤추고 기도하는 까닭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지옥이 무섭기 때문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지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몇 번을 망설이던 끝에 그들과 함께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기도도 해 보았지만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마음이 이미 그 곳을 떠나 버린 뒤라서 그런지 몸이 더 쉽게 지쳐 버리는 것 같았다.

지옥의 문을 열고 그 곳을 빠져 나왔다. 지옥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음이 까맣게 타 버린 느낌이었다. 지옥의 길을 한참 헤매고 다녔다 싶었을 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승길 첫머리에서 마주쳤던 그 갈림길에 와 있었다.

그는 천당 가는 길이 아닌 다른 쪽 길로 들어섰다. 큰 문 앞까지 왔는데 역시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사람들이 모두 명상을 하고 있었다. 숨소리마저 죽인 듯 조용했다. 빈자리를 찾아서 명상을 시작 했는데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생각이 복잡하여 흐트러진 마음이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옆의 사람에게 조용히 물었다. 마음이 집중되지 않아 명상을 계속할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저 아래쪽에 있는 저 문으로 나가면 된다고 했다.

그 문에는 '윤회의 문' 이라고 쓰여 있었다.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문인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죽기 전에 하던 일을 끝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던 참이었다. 인사를 못하고 떠나 온 사람들 에게 미안한 마음도 그대로 있었다.

윤회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자기가 하던 일을 다른 사람이 맡아서 잘 해내고 있었다. 인사를 하려고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서 만났는데 모두들 왜 돌아 왔느냐고 반문했다. 반가워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그는 떠난 사람의 자리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것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자리였다.

다시 저승길로 돌아와 그 명상의 방을 찾았다. 마음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명상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명상으로 가는 길이 어디까지인가 궁금해졌다. 조용히 옆 사람에게 물어 보았다. 명상으로 정진하는 길은 무아(無我)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었다. 무아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그 사람의 형체가 사라져 버린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여기저기 빈자리가 보였다.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사라진 사람들이 있던 자리였다. 공(空)으로 돌아간 사람이 남긴 흔적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 곳에서 몸과 마음을 비우고 대상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가치와 평화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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