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 부동산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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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부동산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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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언제나 말이 없다. 하지만 그 부동산을 둘러싸고 사람들은 관심이 많다.

뉴질랜드 부동산은 그야말로 예측 불허이다. 90년대 초중반과 지금의 지도를 비교해 보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이 오클랜드에 딱 어울린다. 새로 생긴 도로나 동네도 굉장히 많고 특히 알바니와 단네모라 지역에는 몇 년 사이에 분당이나 일산처럼 신도시가 들어 섰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이민 와서 10년 동안 죽어라고 일했는데 돈은 못벌고  겨우 먹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두번 이사한 것이 다행히 한 20만불 벌어 주었습니다.”하고. 하지만 그것도 집을 잘 샀을 때 얘기이다. 어떤 이들은 집을 팔려고 인스펙션을 하자 새는 것을 알게 되고 많은 돈을 들여 수리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준공검사도 안 된 집을 샀다가 애를 태우기도 한다. 집을 잘 사려면 위치, 전망(view), 방향, 학군, 재료, 연도, 교통, 안전, 소음, 상태 등 살펴 보고 따져 보아야 할 것이 10여가지는 된다. 그런 조건을 다 만족 시킬 수 있는 집은 하나도 없지만 되로록이면 부합되는 집들을 찾아야 한다.

며칠 전 어느 부동산 세미나에서 ‘투자와 투기’가 어떻게 다른가를 쉽게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어디까지가 투자이고 어디서부터 투기에 들어 가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부동산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부동산 관리는 구입과정부터 구입후, 사는 동안, 그리고 다시 팔 때까지가 모두 해당 된다. 가끔씩 “키위들이 잘 관리한 집을 아시안들이 망쳐 놓는다”는 얘기도 듣는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일리 있는 얘기이다.

물론 동서양의 문화와 주택형태와 정원 등이 달라 관리하기가 쉽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집을 잘 관리하고 보호하려는 정서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집을 사고, 팔 때 몇만불 정도는 쉽게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은 그야말로 ‘부동산투기공화국’이다. 땅 값이 최고로 비싸고 지금도 틈만 있으면 치솟아 오르는 참으로 특이한 나라이다. 이것은 우리가 어릴적부터 성행했던 땅뺏기 놀이가 원조일지도 모른다. 그때의 땅뺏기 고수들이 지금 다 복부인들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닐지?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경제전문지들이 최근 ‘절정에 달한 부동산 거품들이 곧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일랜드, 미국 등과 함께 이미 치솟을 대로 치솟은 한국의 부동산 열기와 욕심은 꺼질 줄을 모른다. 그래서 지금 한국땅 전체를 팔면 뉴질랜드 5-6개, 또는 심지어 일본을 1.5개쯤 살 수 있다는 소리마저 나온다.

“부동산을 꼭 잡고야 말겠다”고 서슬 시퍼렇던 추병직 건교부장관이 결국 사직했다. 한국의 부동산과 그를 둘러싼 막강한 힘을 예측 못한 순진함 때문이리라. 또한 자신의 홈피에 “지금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던 이병만 경제수석도 사표를 내면서 반대로 자신이 후회하게 되었다. 부동산을 너무 만만하게 본 댓가인 셈이다.

해외 부동산취득이 합법화 되면서 금년들어 한국에서 ‘뉴질랜드부동산설명회’도 서너차례  있었으나 피드백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뉴질랜드는 한국에 비해 집이나 땅 값이 싼 편이고, 부동산 시세차익도 한국 사람들의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값이 폭등하는 한국에 아파트 한 채쯤 두고 올 걸 괜히 팔았다”고 땅을 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의 논리대로라면 그 한국의 아파트는 죽을 때까지 팔아서도 안 되고 팔 수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있으니까.

현재 좀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사는 데에 삶의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식들의 미래나 노후의 재테크만을 생각하는 미래중심적 사고로 볼 수 있다. 물론 노후를 생각하면서 준비하는 자세와 부동산을 팔 최적의 시기를 맞추는 지혜도 필요할 것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인생의 행복이란 내 스스로 가꾸어 가는 것이며 현재에 만족하는데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동산이 비싼 대한민국의 수장 노무현 대통령이 호주를 거쳐 12월 7일부터 9일까지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한다. 노무현 정부들어 8번째 발표한 부동산 대책도 성공여부가 불투명하고 내달부터 시행되는 종부세를 놓고도 말이 많다. 또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저지투쟁으로 전국이 이 정부들어 최대, 최악의 시위사태를 맞고 있는 가운데 노대통령이 왜 오는지 잘 모르겠고 흥도 안난다. 하지만 고국의 대통령이니 환영은 해야 도리일 게다. 그리고 솔직히 ‘기왕 오실거면 선물이나 한 보따리 안고 왔으면’ 하는 기대도 해 본다. 제발 난해한 언어 구사로 교민들까지 멀미나게 하지 말고 작드라도 실현 가능한 뚜렷한 선물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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