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 깨달음의 빛, 부처님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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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 깨달음의 빛, 부처님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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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동백꽃이 앞마당에 소담하게 무리 지어 피었습니다. 한국엔 목련과 라일락의 향기가 뜰에 가득하고 조금 있으면 자주 빛 모란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신록이 온 산천을 수놓고 있을 것 입니다.

  계절이 바뀐 이 곳에서 맞이하는 사월 초파일과, 크리스마스, 설날, 추석과 같은 기념일이 처음엔 어리둥절 했지만 이제는 적응이 잘 됩니다. 풍경소리 글에서 필자는 독자들과 함께 하고자 종교인이지만 종교적 얘기는 가급적 삼가 하는 것이 독자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출신성분이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가면 그 모임의 화합과 인화를 위해서 종교적 얘기, 정치적 얘기, 여자 얘기는 하지 않는다고 하지요!  이념적 충돌로 다툼이 일어나고 모임의 분위기가 본질을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이 얼마 남지 않아 독자들의 양해를 구해서 간략하게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금년 부처님 오신 날 표어는 “마음을 맑게 세상을 향기롭게” 입니다. 5월24일이 부처님 오신 날 이지만 그 날이 평일인 목요일이라 신도들과 교민들이 비지니스로 모일 수가 없어서 이 곳 뉴질랜드에서는 5월20일 일요일로 앞당겨서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봉행합니다. 오전 10시30분 ‘Buddha’s Day를 기념하는 ‘봉축 법요식’ 과 아기 부다를 목욕시키는 ‘관불의식’ 과 점심 공양 후 오후1시에 펼쳐지는 연등축제에서는 불교문화마당과 어울림 마당으로 전통의 향기와 흥겨움이 넘치는 축제의 무대가 열립니다. 여기에 종교를 초월한 교민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의 뜻이 무엇 일까요?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입니다. 불교적 깨달음이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연기(緣起)와 중도(中道), 공(空)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緣起)의 원리입니다. 모든 대상은 개별적 존재이면서 동시에 연기적 존재로 관련되어 있습니다. 나 혼자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나의 존재가 있을 수 있는 상생의 관계입니다. 자기라는 존재는 남이 존재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모든 존재는 여러 가지 환경과 조건과 원인에 의해서 생기고 그 원인들이 소멸되면 그 존재도 사라지게 됩니다.  

  전적으로 상대적이고 상호 의존적입니다. 이처럼 서로 의존하며 존재하고 혹은 생겨나고 혹은 없어지는 관계가 연기(緣起)입니다. 우리가 깨닫는 것 즉 각(覺)에 있어서 최고의 깨달음은 바로 “세계는 관계” 라는 사실입니다. 세계는 늘 관계 속에서 변합니다. 연기에 대한 깨달음이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마음을 유연하게 하고 사랑과 자비심을 갖게합니다. 연기를 통해 개인의 우물에서 벗어날 수 있고 집단적인 이데올로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기적 관계에 충실 하다면 이웃에 대한 무관심, 환경파괴, 전쟁과 같은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개인적인 욕망을 줄이고 작은 것에 만족할 수 있어 인간을 괴롭히는 무지와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진 행운이다. 그러므로 누구를 만나든 나의 행복과 연결된 사람이므로 나눔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모든 사람을 부처님으로 보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무학대사와 태조 이성개의 대화를 빌리지 않더라도 거룩한 마음으로 부다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사물과 한 모습으로 공감해야 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存)이라고 외친 탄생의 첫 메시지는 ‘하늘 위나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높다’ 는 말은 ‘나 혼자만 제일이다’ 하는 이기적 ‘나’ 가 아닌  보편적인 ‘나 ’‘인간성"’을 가리키는 말로 모든 생명체의 존엄함을 선언한 위대한 진리 입니다.  여기서의 ‘나’ 는 나와 이웃, 나와 우주가 하나인 그런 큰 나, 참 나를 가리킵니다. 그런 ‘하나’ 인 바탕이 우리의 본 모습입니다.

  이런 절대적이고 존엄하고 가치있는 모든 생명체와 사람들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연기의 진리를 사회화 하는 나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고 더 나아가 위대한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고, 기업가, 학자, 종교지도자, 문화인들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에 등불을 밝히는 것은 이러한 지혜로 중생의 무명을 밝히고 부처님의 덕을 찬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종교의 가르침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실천하는 자비의 실천에 있습니다.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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