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카, 장옷 그리고 피우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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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카, 장옷 그리고 피우피우

0 개 3,731 이동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던 2011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그리고 뉴질랜드 제일당의 당수 윈스턴 피터스는 또 한번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했다. 윈스턴 피터스의 정치 철학에는 딱히 관심도 없고, 그렇기에 동의하거나 부정하거나 하지도 않지만, 이 노년의 정치가는 항상 잊을만하면 가끔씩 언론에 나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걸 볼 수가 있다.

이번에는 윈스턴 피터스가 아닌 그가 당수로 있는 뉴질랜드 제일당 소속의 한 초선 국회의원이 대신 논란을 일으켰다.  엄밀히 말하면 아직 의원 선서를 하지 않았으므로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당선이 확실시 된 리차드 프로서는 최근 부르카 착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소견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부르카’는 이슬람 여성이 외출시 착용하는 신체 전 부위를 가리는 의복이다. 눈 그리고 얼굴이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부르카, 니캅 차도르 등으로 종류가 나누어지는데, 이슬람 국가 출신의 여성들이 종교적인 또는 그 외의 이유에서 착용하는 복장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여성들이 나들이를 갈 때 얼굴을 가리느라 장옷을 뒤집어 쓰고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엄격한 내외법(內外法)이 적용되는 전통사회에서 비롯된 풍습으로, 장옷이나 부르카나 비슷한 이유와 목적으로 만들어진 의복 문화가 아닐까 싶다.

뉴질랜드에서도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는데, 다문화 국가를 표방하는 뉴질랜드 제일의 도시 오클랜드에서는 그닥 신기한 광경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남부 오클랜드에 가면 터번을 쓴 인도인을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부르카에 대한 논쟁은 하루 이틀 사이에 생긴 것도 아니고,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필자가 알기로는 여태까지 부르카의 착용에 대한 찬반의 논쟁은 여성의 인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즉 여성이 외출할 때 몸을 가리고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고,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제약하는 것이다 라는 것이 부르카 착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이었다. 반대로 부르카 착용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문화적 습관과 종교 교리에 따른 자발적인 착용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리차드 프로서 국회의원 당선자 (이하 ‘프로서’)가 부르카의 착용 금지를 주장 하고 나온 이유는 조금 색다르다. 언론에 보도된 프로서의 논지를 보면 “This is my culture and my country, not yours. Get some respect and conform”, 투박한 번역을 해보면, ‘여기는 내 나라이고 내 문화이다, 너희 나라가 아니니 우리 문화를 존중하고 순응해라 정도가 될 터인데, 말이 존중이고 순응이지, 결국에는 우리나라에서 살려면 우리 것을 따르라는 억지가 아닐까 싶다.

너희가 입는 옷은 우리 신경에 거슬린다. 여기는 우리 나라니까 우리가 하는 대로 입어야 한다, 라는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어 반박을 할 가치조차 없어 보인다. 유치한 비유라는 것은 알지만, 프로서의 주장대로라면 마오리들이 여기는 우리 땅이니 모두 피우피우 스커트를 입어라 라고 하면 다들 아마포로 만든 마오리 전통 피우피우 치마를 입고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유치하고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 하여도, 프로서 당선자의 주장으로 인해 부르카를 착용하는 여성, 그리고 나아가서는 이슬람 국가출신 이민자들이 괜시리 곤욕을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실제로 인권을 이유로 최근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게 된 프랑스에서는, 해당 법안이 발효된 이후 부르카 외에도 신체를 많이 가리는 복장을 한 이슬람 여성들이 욕설을 받거나 공격을 당하는 빈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참고로 프로서 당선자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받은 지지표는 538표 이었다고 한다. 달랑 538명의 지지밖에 못 얻은 사람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 되고, 이민자 출신 국민에게 여기는 내 나라지 너희 나라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현재의 국회의원 선거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런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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