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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게임”

0 개 3,163 NZ코리아포스트
‘희대의 살인사건’이라 불리는 만큼 베인 일가족 살인사건은 뉴질랜드 사람들의 뇌리에 큰 흔적을 남겼고 데이비드 베인에 관한 얘기는 항상 화제거리가 된다. 근래 뉴질랜드 국영방송인 TVNZ에서 데이비드의 아버지인 로빈 베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는데, 그 여파가 며칠 후까지 지속 되고 있다.

먼저 베인 일가족 사건을 짧게나마 요약해 드려야 할 것 같다. 데이비드 베인(이하 데이비드)는 1994년 부모님과 세 형제를 죽인 혐의로 체포되었는데, 1995년 재판을 통해 유죄 판결과 무기징역을 선고 받게 된다. 일가족의 살인 사건이라는 점과 가족에 의한 살인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비교적 조용한 뉴질랜드에서는 크게 이슈화 된 사건인데, 데이비드는 자신의 결백함을 꾸준히 호소해왔고, 여러 번의 항소 끝에 영연방 최고 사법기관인 추밀원은 동 사건의 재심을 요구했고, 2009년 데이비드는 고등법원의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코리아 포스트 407-409호에 연재 되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데이비드의 변호인단 측이 데이비드의 무죄를 주장하며 내세운 논리는 가족들을 죽인 사람은 데이비드가 아니라 데이비드의 아버지인 로빈 이라는 주장인데, 사건의 정황을 볼 때 모든 관계자들은 범인은 데이비드 아니면 로빈 두 사람 중에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렇다면 데이비드가 주장한대로 로빈이 데이비드를 제외한 모든 가족을 죽인 후 자살을 한 것일까…

재심에서 데이비드의 무죄가 선고됨으로써 재판의 판결을 믿는 사람들, 그리고 여론의 흐름은 로빈을 범인으로 가정하게 된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확률게임’이 시작된다.

화제를 살짝 돌려서, OJ Simpson(이하 ‘심슨’) 살인 사건/재판을 언급하고자 한다. 이 재판은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진행되었는데, 심슨이라는 흑인 스포츠 스타가 자신의 전 배우자와 그 친구를 살인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고,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된다. 참고로 당시 심슨의 체포과정은 9500만 명의 시청자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남게 된다. 살인사건의 재판은 심슨의 무죄 판결로 일단락되는데, 재판 후에도 많은 사람들은 (특히 백인들) 심슨이 범인이라고 믿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데이비드가 무죄 판결을 받은 후, 필자는 심슨 살인 사건/재판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 이유는 심슨 살인 사건/재판의 피해자 가족은 살인 사건의 재판 후에 ‘wrongful death’ (불법사망)이라는 민사상의 불법행위로 (즉, 심슨이 피해자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심슨을 고소하게 되고 이 재판에서 승소하게 된다. 이 재판의 결과로 심슨은 삼천여만 불의 배상금을 선고 받게 되고 심슨이 결국 살인사건의 범인이었다고 기정사실화 되게 된다.

형사상, 즉 살인사건의 재판과 민사상의 불법사망의 재판에서 각기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아마도 각 재판에서 기준이 되는 확률의 범주차이라 생각되는데,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유죄라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때만 (‘beyond reasonable doubt’) 유죄판결을 내릴 수가 있다, 즉 보통 사람이 사건을 보았을 때 피고인이 범인일 가능성이 99.9%일지라도 피고인이 범인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의 여지가 남아 있다면 무죄 판결을, 의심의 여지가 없을 때는 유죄 판결을 내리게 된다. 이와 달리 민사재판에서는 ‘balance of probabilities’ 즉, 개연성의 우위에 따라 판결을 내리게 되는데 심슨의 민사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심슨이 피해자 두 사람의 죽음에 책임이 있을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높다고 판단하고 배상판결을 내린 것이다.

데이비드의 재판 역시 살인혐의에 대한 형사 재판이었으므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의 잣대를 기준으로 판결이 내려졌고, 배심원단은 데이비드의 변호인단이 주장한대로 로빈이 살인자였을 가능성을 떨쳐내지 못했기에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만약 베인 일가족의 유족, 즉 데이비드의 친척들이 데이비드를 민사상의 ‘불법사망’으로 고소를 하면 어떤 판결이 날까… 아쉽게도 뉴질랜드에서는 ACC라는 국정방침으로 인해 불법사망을 포함한 상해에 대한 모든 민사소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있지도 않을 재판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을 불필요한 일이지만, 만약 데이비드가 심슨의 경우처럼 ‘불법사망’의 민사소송 재판을 받게 된다면 형사재판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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