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살인사건 – Case of David B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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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살인사건 – Case of David Bain

0 개 3,651 코리아포스트
지난주 David Bain의 재판 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재판이라 생각되는데, 일가족의 살인사건이라는 점과, 범죄의 피의자가 가족이라는 점, 그리고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아 십여년을 복역한 피의자의 재심이라는 점 등, 여타 살인사건의 재판과 달리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는 모두 갖추고 있었다. 법조계에서는 뉴질랜드 대법원이 생기기 전, 영연방 최고 법원(Privy Council)이 법치권(jurisdiction)을 가진 마지막 사건이라는데도 적지 않은 의미를 주는 재판이다.

재판에 관련된 증인만 180여명에 다다랐던 이 재판은 약 3개월의 심리를 거쳐 지난 6월 5일 배심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뉴스를 통해 많은 분들이 결과를 아시겠지만, 결과는 데이비드의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검/경찰 측에서는 상당히 아쉽고 당황스러운 결과였을텐데, 이번호부터 약 3회에 걸쳐 이 희대의 재판에 대해 서술하려 한다. 법 조항 및 관련 법은 되도록 배제하고 사실 위주로 기술할 예정이니, 독자들이 부담없이 읽기 바란다.

사건은 1994년 6월 20일 오전 더니든에서 일어났다. 데이비드 베인을 제외한 일가족 5명이 총상을 입고 사망하였는데, 경찰은 데이비드 베인의 신고로 사건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데이비드 베인 본인만이 알겠지만 검/경찰측이 주장하는 사건의 재구성은 다음과 같다.

1994년 6월20일 데이비드는 오전 5시경에 일어나서, 옷장에 있는 22구경 윈체스터 반자동 소총과 총알을 꺼낸다. 총에는 잠금장치가 있었는데, 데이비드는 자신의 책상에 있던 열쇠를 이용해 잠금장치를 해제한다. 총알을 장전한 후 데이비드는 각자의 방에 잠들어 있던 어머니, 두명의 여동생, 그리고 남동생에게 총을 쏘아 죽인다. 그 과정에서 옷에 다량의 피가 묻게 되고, 데이비드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피가 묻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 가족 네 명을 살해한 후 데이비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신문 배달을 나가는데, 이때의 시각은 오전 5:45경으로 추정된다. 약 한 시간 안에 모든 배달을 마친 데이비드는 집으로 돌아와 6시 44분 경에 컴퓨터를 키고, 화면에 "미안, 너만이 살 자격이 있어"라고 메시지를 남긴다. 데이비드는 아버지인 로빈이 평상시 집 안에서 자지 않고, 집 밖에 있는 케러밴에서 자는 것과 아침 7시경에 거실로 돌아와 아침 기도를 한다는 것을 알고 아버지를 죽일 준비를 한다. 로빈이 거실로 들어와 기도를 하기 위해 무릎을 꿇는 순간 데이비드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방아쇠를 당겨 아버지마저 살해한 후, 로빈이 자살한 것처럼 꾸민다. 그 후 111에 전화를 걸어, 사건을 알리게 된다.

반대로 데이비드측이 주장하는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평상시와 같이 신문 배달을 하기 위해 일찍 일어난 데이비드는 5시45분경 개와 함께 신문을 배달하러 나간다. 배달 후 집에 돌아온 데이비드는 어머니 방에 불이 켜진 것을 보게 되고 아무런 생각없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신문 배달 과정에서 손에 검정이 묻었기에 이를 씻었고, 갈아 입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 다시 방에 돌아온 데이비드는 그제서야 집에 총알 자국이 있는 것을 보곤 가족들을 찾게 되고, 로빈을 포함한 모든 가족이 다 사망한 것을 발견한다. 데이비드는 쇼크상태에서 111에 전화를 한다.

사건이 일어난지 4일 후 경찰은 데이비드를 살인혐의로 체포하고, 데이비드는 1995년 5월 29일 약 3주간의 재판을 거쳐 배심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 동 재판의 판사는 데이비드를 무기징역에 처하고, 최소 16년 동안 가석방(parole)을 신청하지 못하게 한다.

데이비드는 형을 살면서 꾸준히 자신의 무죄를 호소하고, 적지 않은 수의 지지자/후원자를 얻게 된다. (대표적인 후원자로는 All Black이었던 Joe Karam이 있다.) 여러번의 항소가 모두 기각 당한 후, 데이비드는 2007년 3월 마지막으로 추밀원(Privy Council)으로 불리는 영 연방국가 최고 사법기관에 항소를 하게 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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