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꿈을 먹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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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꿈을 먹고 자란다

0 개 139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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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무엇을 먹고 자라는가? 우리는 흔히 좋은 음식과 건강한 환경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양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꿈’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지만, 어린이의 마음과 영혼을 자라게 하는 가장 깊은 자양분이 바로 꿈이다.   


어린이에게서 말하는 꿈은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밤에 꾸는 수면 중의 꿈(dream)과 미래에 대한 희망, 상상, 포부(aspiration)를 말하는 것인데 이 글에서는 후자의 관점에서 기술하고자 한다. 어린이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끊임없이 발달하는 과정을 거치며 성장하는데 꿈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첫째, 상상력과 정서발달의 공간으로서 감정과 사고를 정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꿈이나 상상으로 드러내며 하루의 경험을 재구성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어린이의 꿈은 단순한 장면이나 이미지 중심이며, 점차 성장하면서 사회적 관계와 감정이 포함된다고 한다. 


둘째, 놀이와 꿈은 같은 뿌리라는 것이다. 둘 다 현실의 규칙에서 벗어난 ‘상상의 공간’이며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미래 상황을 연습하고 감정을 학습한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꿈과 놀이는 창의력과 생존능력을 키우는 연습장이 되는 것이다. 


셋째, 감정과 언어를 키우는 역할이다. 어린이는 아직 언어 표현이 부족하기에 꿈과 상상이 감정 표현의 통로가 된다. 성장 과정에서 꿈은 더 복잡하게 진행된다. 유아기 때는 단순한 이미지, 동물, 사물 중심이나 아동기에는 친구, 학교, 가족 등 사회적 관계로 발전하고 청소년기에는 미래, 불안, 목표 등이 포함된다. 즉, 꿈은 아이의 정신 성장과 함께 진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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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교육적 관점에서 왜 꿈을 키워야 할까? 꿈은 자기 효능감을 형성하며 ‘나는 무엇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성장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창의력의 원천이 되어 정답이 없는 생각을 해보는 능력을 길러 예술, 과학, 문제해결 능력의 기초를 쌓아주고 실패나 스트레스를 상상으로 소화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주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가질 화두는 어린이의 꿈은 단순한 잠의 산물이 아니라, 마음이 자라는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아이는 꿈꾸는 존재가 아니라 꿈을 통해 성장하는 존재하며, 상상은 현실을 떠나는 길이 아니라 미래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유념할 일이다.


교육의 본질은 지식을 채워 넣는 일이 아니라, 아이의 꿈을 발견하고 지켜주는 일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들의 꿈을 성적과 경쟁 속에 가두어 두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꿈이 없는 아이는 방향을 잃기 쉽고, 상상을 잃은 사회는 미래를 잃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일이다.


어른의 역할은 분명하다.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치기 전에, 더 크게 꿈꿀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아이가 엉뚱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것을 틀렸다고 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가능성을 바라보는 일이다. 작은 불씨 같은 꿈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 어른의 책임이다. 


어린이는 꿈을 먹고 자란다. 꿈이 없는 아이는 그 영혼이 굶주릴 수밖에 없다. 그 꿈이 클수록 아이의 세계도 넓어진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안에 있는 꿈을 키워주는 일이다. 꿈을 품은 아이는 결국 스스로 길을 찾아가고, 그 길 위에서 자신의 삶을 빛나게 할 것이다. 오클랜드 초, 중, 고 학교에서 특별활동 시간에 한글 서예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에서 학생들 이름을 간단한 글귀와 함께 한글과 영문으로 써 준다. 이때 ‘꿈’이 새겨진 낙관을 찍어주면서 “너의 꿈이 무엇이냐?”라고 질문을 던져본다. 아이는 조금 망설이다가 꿈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 생각해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꿈’이라는 낙관의 의미는 아이를 포함한 가족 모두가 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보라는 의도가 깔려 있는것이다.  


 “인간의 생애는 꿈과 그 실현 과정으로 진행된다”고 본다. 다만 그 꿈의 모습과 역할은 어린 시절과 어른이 된 후에 조금씩 달라진다고 볼 수 있겠다. 어린 시절의 꿈은 주로 가능성의 씨앗이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열림의 상태에서, 아이는 상상하고 동경하며 자란다. 이때의 꿈은 방향을 정하기 보다는 ‘넓히는 힘’에 가깝다. 반면 어른이 된 이후의 꿈은 조금 더 성숙한 형태로 바뀐다. 현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듬어지고, 때로는 크기보다 깊이가 중요해진다. 젊은 시절에는 “무엇이 될 것인가”가 꿈이었다면, 나이가 들수록  “어떻게 살 것인가?”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어떤 분은 사회적 성공을 꿈꾸다가도 나중에는 사람들과의 관계, 공동체에 대한 기여, 혹은 예술적 표현 속에서 새로운 꿈을 발견하기도 한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BC 322)는 인간의 삶을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보았고, 빅터 프랭클(Viktor Emil Frankl, 1905-1997)은 “인간은 의미를 추구할 때 가장 인간답게 산다”고 했다. 이 두 관점 모두 “삶은 어떤 지향점(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라는 생각과 통하는 부분이다. 다만 꿈은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고 나이가 들수록 더 조용하고 단단해지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는 꿈을 먹고 자라지만, 어른은 꿈을 품고 살아간다-그리고 그 꿈은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내면의 등불이 되는 것이다”. 꿈을 가진 사람이 그 꿈을 깊이 간직하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정진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지니고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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