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칼럼 | 지난칼럼 |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대개 모든 신체 영역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노화는 나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정상적인 과정이 아니므로 역행하기 어렵다. 반면, 노쇠(Frailty)는 나이와 무관하게 신체의 생리적 항상성이 급격히 저하되어 쉽게 질병이 생기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각한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허약한 상태이다.
노화(老化)는 생물이 ‘늙는 현상’을 말한다. 현대적인 노화의 정의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사망률이 나이에 따라 증가하는 현상’과 ‘연령이 증가할수록 신체능력이 퇴화하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동물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출생 후 성장하면서 육체적인 전성기를 누린 뒤, 완전히 자라고 육체적으로 점차 쇠퇴하다가 노년기에 접어들고 오랜 기간을 지내다 마침내 죽음을 맞는다.
나이가 들면 대부분 심리가 변한다. 대체로 내향성이 강해지고 안정을 추구하게 되며,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선호하게 되므로 범용성(汎用性)이 떨어지며 완고해지고 보수적이 된다. 삶의 즐거움이 급감하여 무기력해지거나 우울해지는 경우도 많다. 정신적 노화는 신체적 노화와 달리 개인차가 매우 크다. 나이가 들어도 젊게 살기 위해 노력하면 정신적 노화를 겪지 않을 수도 있다.
인간의 노화는 시작 시기, 속도 및 범위가 개인에 따라 매우 이질적이다. 또한 대개 다수의 장기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남녀를 막론하고 유전, 환경, 생활양식, 영양 섭취 등이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노화는 진행속도가 느리고, 생활 습관 및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을 위축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 분석결과 노인의 절반이 ‘노쇠 전단계’이며 10%는 이미 ‘노쇠상태’이다. 노쇠는 원인을 조속히 찾아 적극적으로 교정하면 극복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노화와 차이가 있다. 즉, 노인에게 피곤감, 무기력증,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를 노화의 정상적인 과정인지, 혹은 노쇠라는 질병의 과정인지 구별하고 그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노쇠는 근육량 감소와 연관되어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주로 체중 감소, 근력 저하, 피로감, 보행속도의 감소, 신체 활동량의 저하 등이 주요 증상이며 노쇠의 판정기준이 된다. 노쇠는 기능 저하를 동반하기 때문에 노쇠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이 떨어지면서 가족들에게 부양의 부담이 증가하여 요양시설 입소나 요양병원 입원 등으로 이어진다.
2013년 전 세계 연구자들이 모여 노쇠에 대해 4가지 내용에 합의했다. 그 중 ‘노쇠 관리’에 관한 내용은 “신체의 노쇠는 운동, 단백질과 칼로리 보충, 비타민D, 그리고 다약제(多藥劑) 사용의 감소와 같은 특정한 방법들을 통해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이다. 노인이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이로 인한 졸림이나 진정, 기립성저혈압 등과 같은 부작용이 노쇠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노쇠를 예방하고 최소화활 수 있는 방법 중 첫 번째가 운동이다. 보통 45-60분 운동을 주 3회 하는 것이 노쇠 노인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운동은 근력운동뿐만 아니라 유산소운동과 균형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보행에 중요한 하지근육(엉덩이를 포함한 허벅지 근육) 운동이 강조된다. 한발서기 등의 균형운동도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 중요한 요인은 영양이다. 체중 감소가 동반된 노쇠 환자에게는 열량과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다. 고령에는 자연스러운 근(筋)감소증이 나타남과 동시에 단백질 섭취 후 골격근 단백질 합성이 잘 안 되는 현상이 일어나므로 단백질 요구량은 증가한다. 이에 하루 매 식사마다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 생선, 두부 등을 충분히 섭취하여야 한다. 비타민D 복용도 권장한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는 ‘노쇠 신호 감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널리 전파하고 있다. 도쿄대학교 고령사회종합기구 노년내과(老年內科) 등이 활용하는 노쇠 감지 11가지 체크리스트는 노쇠의 핵심 축인 영양, 구강 기능, 신체 활동, 사회•심리 등을 반영한다. 노쇠 감지 신호 11가지는 다음과 같다. 노쇠 위험 평가는 오른쪽 칸에 체크한 것이 2개 이하이면 <낮음>, 3-4개는 <중간>, 5개 이상은 <높음>이다.
(1) 거의 같은 나이의 동성과 비교했을 때, 건강을 신경 쓴 식사를 하고 있나요? <예/아니요> (2) 채소 요리와 메인 요리(고기 또는 생선) 두 가지를 각각 매일 2회 이상 섭취하고 있나요? <예/아니요> (3) 오징어 채, 단무지 정도의 단단한 식품을 평소에 씹어 먹을 수 있나요? <예/아니요> (4) 차나 국물 요리를 먹을 때 사레 걸리는 경우가 있나요? <아니요/예> (5) 한 번에 30분 이상 땀을 흘리는 운동을 주 2회 이상, 1년 이상 꾸준히 하고 있나요? <예/아니요>
(6) 일상생활에서 보행이나 그와 동등한 신체 활동을 하루에 1시간 이상 하고 있나요? <예/아니요> (7) 거의 같은 나이의 동성과 비교했을 때, 걸음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하나요? <예/아니요> (8) 작년과 비교해서 외출 횟수가 줄었나요? <아니요/예> (9) 하루에 한 번 이상은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나요? <예/아니요> (10) 자신이 활기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나요? <예/아니요> (11) 무엇보다 먼저 물건을 자꾸 잊어버리는 것이 신경 쓰이나요? <아니요/예>.
대한노인병학회(Korean Geriatrics Society)의 <한국형 노쇠측정도구> 8개 항목은 다음과 같다. 문항 응답의 <왼쪽은 0점, 오른쪽은 1점>으로 계산하여 2점 이하는 ‘정상’. 3-4점은 ‘노쇠 전단계’, 5점 이상은 ‘노쇠’로 진단한다.
(1) 최근 1년간 병원에 입원한 횟수는? <없다/1회 이상>. (2) 현재 본인의 건강이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좋다/나쁘다>. (3) 정기적으로 4가지 이상의 약을 계속 드십니까? <아니오/예>. (4) 최근 1년간 옷이 헐렁할 정도로 체중이 감소했습니까? <아니오/예>. (5) 최근 한 달 동안 우울하거나 슬퍼진 적이 있습니까? <아니오/가끔 이상>. (6) 최근 한 달 동안 소변이나 대변이 저절로 나올 때가(지릴 때가) 있었습니까? <아니오/가끔 이상>. (7) 의자에서 일어나 3m를 걷고 돌아와 앉는 동작을 시간으로 측정하는 검사(Timed Up & Go Test) <10초 이내/10초 초과이상>. (8) 일상생활 중에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눈이 잘 보이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 적이 있습니까? <정상/이상>.
노쇠는 ‘누적 질환’이므로 활기찬 노년 생활을 위해서는 단 하나의 노쇠 신호라도 줄여나가야 한다. 노쇠 예방을 위한 실천 항목은 체크리스트에 있는 영양, 구강, 운동, 사회 연결 개선 활동이다. 노쇠는 ‘다리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으므로 매일 하체운동과 영양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또한 ‘입이 늙으면 전신이 늙는다’는 말도 있으므로 씹기, 삼킴 기능 유지에 관심을 둬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삶의 요소를 다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며 ‘내재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내제 역량(Intrinsic Capacity)은 2015년 WHO가 밝힌 새로운 개념으로 신체적 기능뿐 아니라 정신적•사회적 기능 등 종합적으로 ‘얼마나 건강하게 나이 들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내재역량은 질병 유무, 혈압, 운동 시간 등 가시적인 건강지표뿐 아니라 적절한 휴식, 마음챙김, 인생 목표, 자기효능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를 모두 고려한 개념이다.
미국노인병학회와 미국병원협회는 이러한 내재역량을 관리하기 위해 ‘4M건강법’을 강조하고 있다. 즉 삶의 네 가지 축인 이동성(Mobility), 마음건강(Mentation),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나에게 중요한 것(Matters)을 중요하게 관리하는 건강법이다. 내재역량을 잘 관리하면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