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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
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오전 03:14:22 - 서버 상태: 정상, 자산 총액: 79.2 Billion USD
03:14:23 - 갑자기 자산 계정에서 알 수 없는 코딩 문자열이 생성되었다.
03:14:24 - [WARNING] Unknown Hash detected.
03:14:25 - 서버 관리자들은 처음엔 단순 노이즈라고 생각했다.
03:14:26 - 그러나 0.2초 뒤…
03:14:26.2 - 지갑 312개에서 자산 일괄 이동 시작.
03:14:26.4 - 각각의 출금 경로는 전부 미확인 주소.
03:14:27 - BTC, ETH, SOL, TRX, NTC(독자 코인) 등 전 자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03:14:31 - 전 세계 블록체인 모니터링 시스템이 일제히 붉게 점멸했다.
03:14:33 - [ALERT] Drain Pattern detected. [ALERT] All Assets transferring out.
03:14:34 - AI 기반 보안 시스템 EventShield가 긴급 차단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03:14:34.9 - EventShield override detected. Override Code: “N-0-L-I-G-H-T”
03:14:35 - 모든 자산이 사라졌다.
세계는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의 디지털 자산을 잃었다. 그리고 단 하나의 메시지가 남았다.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새로운 손에 쥐어질 뿐.”
1장. 인터폴 사이버 수사단, 서울 파견
IFBI에서 해저 금괴 작전을 끝낸 지 6개월. 지한 우는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새로운 임무 명령을 받았다.
“너를 다시 부른 이유는 간단해.”
팀장 마리안느가 말했다.
“이번 사건의 범인은… Fortress Zero와 같은 냄새가 나.”
지한은 흠칫했다.
“금괴 사건은 끝났습니다.”
“그렇지 않다. 캄브리아 서버에서 발견된 이 로그를 보면.”
모니터에 한 줄이 떴다.
“ZERO-LG-PATTERN-3 ACTIVATED”
지한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LG…?”
“Libyan Gold. 금괴 사건의 코드명.”
마리안느는 낮게 말했다.
“이번 디지털 강도 사건은… 금괴 사건과 상호 연결된 제3의 손이 있어.”
“칼리드는 죽었습니다.”
지한은 단호했다.
“칼리드? 그는 단지 ‘집행자’에 불과했어. 이 모든 시나리오는… 그보다 더 오래된 누군가가 짰다.”
그녀는 서류 하나를 내밀었다. 지한은 그 이름을 보고 눈을 찌푸렸다.
에코(ECHO), 암호시장 전설의 ‘유령 프로그래머’. 정체•국적•기록 없음. 존재 여부조차 불명.
“에코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지한이 말했다.
“맞아. 그래서 더 위험하지.”
2장. 서울 강남, 사라진 CTO
라이트게이트의 한국 CTO 전하진은 사라진 자산의 가장 강력한 용의자였다. 그러나 그의 집, 사무실, 차량 모두 ‘비정상적 공백’만 남아 있었다.
• 접속기록 없음
• GPS 없음
• CCTV에서 얼굴 자체가 지워짐
• 마지막 통화 음성 파형이 ‘합성 음성’으로 판명됨
지한은 중얼거렸다.
“이건… 누가 치운 게 아니라, 존재 자체를 삭제한 거다.”
그때, 전하진의 스마트워치에서 마지막 백업 데이터가 복원되었다. 단 하나의 음성 파일.
“지한 우 요원. 당신이 오게 될 줄 알았습니다. 제가 사라진 이유… 곧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절대 서버 7층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파일은 여기서 끊겼다. 지한은 말했다.
“그래서 난… 7층에 간다.”
3장. 서버 7층 - ‘노라이트(No Light) 실험실’
라이트게이트 본사 7층은 원래 ‘비활성 서버실’이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그러나 문을 열자 지한의 눈앞에는 거대한 어둠과, 빛이 닿지 않는 공간 속에서 움직이는 냉각 파이프와 서버 랙이 있었다.
그리고 벽면에는 LED 조명도, 백업등도, 패널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나는 흰 문장.
“NO LIGHT DOES NOT MEAN NO SIGHT.” (빛이 없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리고 다음 패널 아래에는 암호 하나가 깜빡이고 있었다.
“ZERO-LAYER PROTOCOL”
지한의 머릿속에서 금괴 사건의 기록이 번개처럼 스쳤다.
“Zero? 이건 칼리드의 조직이 아니라…”
문득, 서버 중앙에 있는 패널이 켜졌다. 그리고 전하진 CTO의 얼굴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실제가 아니라 실시간 합성 영상이었다.
“지한 요원, 듣고 있다면… 나는 이미 죽었거나, 곧 죽을 것이다.”
지한은 숨을 멈췄다.
“난 ‘라이트게이트’를 만든 게 아니다. 우린 ‘ECHO’라는 존재에게 설계된 시스템을 관리했을 뿐이다.”
“ECHO는 누구인가?”
“그건… ‘개인’이 아니야.”
음성이 떨렸다.
“에코는 ‘진짜 주인을 위해, 기술자들을 대신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시스템…?”
“우린 전부… 도구였다. 지금 움직인 79억 달러도, 누군가의 것이 아니다. 에코의 실험을 위한 ‘데이터’일 뿐이다.”
영상이 깨지며 마지막 문장이 남았다.
“지한 요원, 금괴의 주인을 찾고 싶다면… 라이트게이트의 주인을 먼저 찾아라.”
4장. 에코의 그림자 - 다크웹의 목소리
지한은 즉시 다크웹 ‘메시아 포럼’에 접속했다. 라이트게이트 해킹 사건을 두고 수백 개의 익명 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눈에 띄었다.
닉네임: E3-CH0
게시 글 제목: “빛은 방향을 잃으면 그림자가 된다.”
지한은 즉시 메시지를 보냈다.
지한: “너희가 훔친 79억 달러는 어디에 있나?”
E3-CH0: “훔친 게 아니다. 되돌려준 것이다.”
지한: “누구에게?”
E3-CH0: “원래 주인에게.”
지한: “금괴 사건과 연결되어 있나?”
잠시 정적. 그리고 짧은 답.
E3-CH0: “Fortune never dies.”
지한은 경악했다.
“칼리드의 문장…?”
그러나 에코는 다음 문장을 덧붙였다.
E3-CH0: “칼리드는 배우였다. 대본은 다른 사람이 썼지.”
지한: “대본을 쓴 사람은 누구지?”
E3-CH0: “내가 아니다. 나는 그저… 그의 ‘메아리(Echo)’일 뿐.”
그리고 마지막 메시지.
E3-CH0: “그를 찾고 싶으면, 빛이 사라지는 곳을 보라.”
그와 동시에 계정은 증발했다.
5장. 라이트게이트 창립자 - ‘빛의 아버지’
라이트게이트 창립자 니콜라 카터 박사. 5년 전, 그는 실종되었다.
공식 기록:
• 해저 탐험 중 실종
• 사망 추정
• 시신 없음
• 장비 없음
• 로그 기록 없음
지한은 자료를 보며 혼잣말했다.
“그의 기술 문서 중, ‘LIGHTCORE’라는 논문이 있었다… 에너지 없이도 빛을 만드는 알고리즘.”
그때 동료 요원 수린이 말했다.
“지한. 카터 박사 시신, 최근에 발견됐다는 군사 보고가 있어.”
“어디서?”
“…‘Fortress Zero’ 인근 해저 650m에서.”
지한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또… 해저인가.”
6장. 해저 추적 - ‘빛을 잃은 도시’
스페인 발렌시아 앞바다. 해저 탐사용 소형 잠수정 ‘오리온’ 내부. 지한과 IFBI 팀은 어두운 해저 협곡을 지나고 있었다.
수린이 말했다.
“열신호 없고, 금속반응도 거의 없어. 하지만 저기 뭐가 보여…”
그 앞에 보인 것은 완전히 무너진 해저 구조물. 벽에는 다음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LIGHT NEVER BELONGED TO YOU.” (빛은 너희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중앙에는 데이터 서버 형태의 검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지한이 상자를 열자 옅은 광원이 피어오르고,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그 안에서 니콜라 카터 박사가 말했다.
“만약 이 메시지를 보고 있다면… 나는 더 이상 살아 있지 않겠지.”
그는 몹시 쇠약한 얼굴이었다.
“나는 ‘빛’을 만들려 했다. 그러나 그들은 ‘어둠’을 원했다.”
지한의 얼굴이 굳어졌다.
“라이트게이트 자체가…금괴 840톤을 위해 만들어진 거대한 빨대였다.”
지한: “뭐라고…?”
“금괴는 이동을 위해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 에너지를 만든 것이… 라이트게이트의 서버였다.”
지한은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돈이 사라진 게 아니라 금괴를 움직이기 위해, 에너지가 흡수된 것이다.”
라이트게이트의 79억 달러는 실제로는 ‘데이터 에너지’ 역할이었다.
니콜라의 마지막 말.
“그 돈의 진짜 목적지는 Fortress Zero가 아니다. 그보다 더 깊은 곳이다.”
홀로그램이 꺼졌다.
7장. 결말 - 보이지 않는 적
본부로 돌아온 지한. 그는 모든 기록을 정리한 뒤 혼자 창밖을 바라보았다. 모든 사건들이 하나의 문장으로 수렴했다.
• 금괴는 사라지지 않는다.
• 돈도 사라지지 않는다.
• 주인만 바뀔 뿐이다.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 UNKNOWN
메시지: “빛을 잃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지한은 답장을 보냈다.
“넌 누구지?”
잠시 뒤, 메시지가 왔다.
“금괴의 주인을 찾고 싶지 않나?”
지한은 턱을 굳혔다.
“…그 주인이 누구지?”
그리고 그 순간, 메시지는 단 2단어만 남겼다.
“HELLO. ECHO.”
지한은 표정을 굳혔다.
“이제… 3편이 시작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