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세가 중요한 숏게임, 그리고 인생의 겸손함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심혜원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낮은 자세가 중요한 숏게임, 그리고 인생의 겸손함

0 개 206 골프&인생

골프를 배우면서 가장 늦게 감을 잡은 부분이 바로 ‘숏게임’이었다. 드라이버로 시원하게 치는 티샷이나 페어웨이에서의 아이언 샷은 비교적 익숙해졌지만, 막상 그린 근처에 와서 20~30미터 앞을 보고 칩샷이나 피치샷을 할 때는 긴장이 먼저 앞섰다. 볼은 생각처럼 굴러가지 않았고, 방향도 높이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숏게임은 기술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세’였다. 낮은 자세, 낮은 시선, 낮은 중심. 그리고 마음까지 낮춰야 제대로 된 샷이 나왔다. 스윙을 작게 하고, 힘을 빼고,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어드레스에 들어간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흔들림 없이. 그렇게 치는 한 타가 승부를 좌우한다. 그게 바로 숏게임의 묘미이자, 골프의 진짜 실력이다.


골프가 인생과 닮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숏게임이야말로 겸손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멀리 보내는 티샷을 잘해도, 결국 승패는 1~2미터 퍼팅에서 갈린다. 그리고 그 퍼팅은 대부분 겸손하게 자세를 낮춘 사람에게 미소를 준다. 허리를 굽히고, 눈높이를 낮추고, 욕심을 덜어내야만 볼은 홀컵으로 굴러간다.


인생도 그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젊은 시절, 드라이버처럼 멀리 나가고 싶어 안달난다. 더 많이 벌고, 더 높이 오르고, 더 큰 목표를 향해 스윙을 휘두른다. 하지만 어느 순간, 삶의 진짜 성패는 ‘멀리’가 아닌 ‘가까이에서’ 결정된다는 걸 알게 된다. 인간관계, 가족, 건강, 그리고 마음의 평온. 모두 가까운 곳에 있고, 그것들은 섬세한 손길과 겸손한 마음이 없으면 다가오지 않는다.


숏게임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실수를 인정하는 태도다. 어프로치가 길었으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벙커에 빠졌다면 더 차분히 다음 샷을 준비해야 한다. 변명이나 핑계를 댈 시간에 더 낮은 자세로 다음 한 타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골프의 예의이자 겸손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한다. 하지만 그 실수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자존심을 내세우기보다는, 스스로를 낮추고 배워가는 자세가 결국 더 큰 성장을 만든다.


나는 뉴질랜드로 이민 와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언어도 부족했고, 문화도 낯설었으며, 가진 것도 없었다. 하지만 낮은 자세로 배우고, 묵묵히 일하면서 하나하나 쌓아왔다. 처음엔 허리를 굽히는 일이 부끄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것이 겸손이 아니라 강한 마음에서 나오는 자세라는 걸 알게 되었다. 숏게임이 그린을 지배하듯, 겸손은 인생의 균형을 잡아주는 기술이었다.


골프 라운드를 마치고 클럽을 정리할 때, 오늘 나의 드라이버 샷보다는 숏게임이 더 마음에 남는다. 그것은 내가 얼마나 겸손하게 나를 낮출 수 있었는지를 말해주는 지표였다. 그리고 삶도 그렇다. 사람들은 당신의 큰 성공보다, 작은 순간의 배려와 겸손을 더 오래 기억한다.


결국 삶은 긴 라운드이고, 우리는 매일의 숏게임을 살아가고 있다. 자세를 낮추는 법, 마음을 낮추는 법, 시선을 낮추는 법. 그 안에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낮은 자세로 내 삶의 어프로치를 준비한다. 그리고 그렇게, 인생이라는 그린 위에서 조금씩 중심을 잡아간다.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359 | 5일전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365 | 7일전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278 | 9일전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198 | 9일전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372 | 9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

고요

댓글 0 | 조회 90 | 9일전
시인 도 종환바람이 멈추었다고요로 가야겠다고요는 내가 얼마나 외로운 영혼인지 알게 한다고요는 침착한 눈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보게 하고내 육신야말로 얼마나 가난하지… 더보기

사찰음식의 잠재력, 전 세계로 확산될 것

댓글 0 | 조회 122 | 9일전
-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에밀 미네프 셰프의 템플스테이르 꼬르동 블루 런던 에밀 미네프(Emil Minev) 학과장 셰프가 한국 사찰에 머물며 불교전통… 더보기

훼방꾼은 비켜가고 . . . “안녕 하세요?”

댓글 0 | 조회 305 | 10일전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들었다. 단잠을 청하고 있을 때 갑자기 세찬 전화벨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깼다.(이런 시간에 웬 전화? . . 오늘밤 단잠은 틀… 더보기

700만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을 묻다

댓글 0 | 조회 202 | 10일전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맞은 아랍에미레이트(UAE) 동포간담회에서 한인회장은 “한국인의 저력과 품격을 보여주는 수많은 교민이 있다”며 “주변에서 ‘한국인이어… 더보기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인류가 남긴 거대한 수수께끼

댓글 0 | 조회 173 | 10일전
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칠레 해안에서 약 3,700km 떨어진 외딴 섬 — 이스터섬(Easter Island), 혹은 라파누이(Rapa Nui). 이 작고 고립된 … 더보기

때에 맞는 도구를 써라

댓글 0 | 조회 122 | 10일전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한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된다.“모든 상황에 하나의 클럽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바람의 방향, 거리, 잔디의 상태, 장애물의 위치 등은 매 … 더보기

궁금해서 찾아본 영주권과 영구 영주권

댓글 0 | 조회 954 | 2025.11.25
살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도 이민법의 특정한 조항에 대한 법적인 정의와 세부조항들이 궁금해… 더보기

사고도 없는데, 왜 내 보험료는 오를까?

댓글 0 | 조회 467 | 2025.11.25
– 뉴질랜드 자동차 보험의 구조와 ‘무사고자’에게도 인상이 오는 이유“나는 사고도 안 냈고, 클레임 한 번 한 적도 없는데… 보험료가 또 올랐네?”아마 많은 교민… 더보기

게을러져서 좋다

댓글 0 | 조회 175 | 2025.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목회를 마치니늦잠을 잔다 해도눈치 볼 일 없어 좋다일찍 눈 떠지는 날은할 일이 없어도괜히 부지런한 것 같아그것도 좋다수염은 게으른 몫으로 두… 더보기

17. 루아페후 산과 타우포 호수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122 | 2025.11.25
뉴질랜드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화산과 호수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루아페후 산(Mount Ruapehu)과 타우포 호수(Lake Taupo)는 마오리 전설…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 대법원 판결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5
예전 칼럼에서는 우버드라이버가 우버에 고용된 피고용인라는 고용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우버가 항소법원에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이 고용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우버의 청구… 더보기

유학을 결정하기 전, 가족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3 | 2025.11.25
: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대화▲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유학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 더보기

열 마디만 해야지...

댓글 0 | 조회 177 | 2025.11.25
세상의 대부분은 길어야 좋다. 수명이 길어야 좋고, 키도 가방끈도 길면 좋지 않은가? 그런데 말이 길어 좋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끝으로~” 하고는 5분을 끄… 더보기

‘트리플데믹’ 경고

댓글 0 | 조회 613 | 2025.11.21
요즘 이른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독감(influenza)을 비롯해 코로나19(COVID-19)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어스(RSV•Respiratory Sync… 더보기

Year 8–9 전환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826 | 2025.11.17
Year 8에서 Year 9로 넘어가는 시기는 많은 학생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아직 Year 8의 학사 일정이 진행 중이지만, 내년 2월의 컬리지 입학이 가… 더보기

우리 아이 글, 무엇이 부족할까? 글쓰기 성취 기준 이해하기

댓글 0 | 조회 459 | 2025.11.14
글쓰기 평가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어려운 영역이다. “열심히 쓰고 분량도 충분한데 왜 Achieved인가요?”, “Merit과 Excellence의 차이가 무… 더보기

NCEA, IB, Cambridge - 글쓰기가 보여주는 다른 학습 철학

댓글 0 | 조회 441 | 2025.11.13
뉴질랜드의 고등학교에는 하나의 교육체계만 존재하지 않는다. 공립학교 대부분이 채택한 NCEA, 일부 사립학교에서 운영하는 IB, 그리고 영국식 교육 전통을 바탕으… 더보기

Welcome to 유학월드와 최대 2M 사투비자

댓글 0 | 조회 347 | 2025.11.12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의 시각으로 보는 요즘의 뉴질랜드 정부와 이민부가 지향하는 바는 크게 2가지로 보여집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 더보기

묵상

댓글 0 | 조회 164 | 2025.11.1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어둔 밤보다 더 진한여름밤 풀 냄새 맡으며예배가 끝나 어머니 손 잡고집으로 돌아가던 어린 날가슴은 무엇인지 모를벅찬 것으로 올라 있었고내 영… 더보기

웃음의 미학 – 웃음으로 세상을 밝히는 지혜

댓글 0 | 조회 167 | 2025.11.12
뉴질랜드에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름다운 자연이나 상쾌한 공기가 아니었다. 길에서나 쇼핑 장에서 또는 모임 장소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마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