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와 뉴질랜드 민사소송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심혜원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ACC와 뉴질랜드 민사소송

nakyoungi58
0 개 851 강승민

다들 아시다시피 뉴질랜드에는 Accident Compensation Corporation, 약칭 ACC라는 정부기관이 있습니다. 모든 “사고”로 일어난 “상해”를 누구의 잘못인지 가릴 필요 없이 정부에서 보상해주는 제도이지요.


가장 대표적인게 신체 상해 (physical injury) 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꼭 타인잘못이 아니더라도 내가 자전거를 타고가다 넘어져서 등) 중경상을 입으면 기본적으로 해당됩니다. 특정한 영역에서의 정신적인 상해 (mental injury) 도 해당이 되고, 의료사고로 발생한 상해 (treatment injury)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가장 대표적인 보상제도는 주당 보상금 (weekly compensation)입니다. 상해로 인해 근무를 못하게 되었을 때 원래 받던 급여의 80% 정도를 받는 것입니다. 


사망의 경우에도 해당은 되는데, 그 때에는 장례식 비용과 배우자 혹은 어린 자녀들을 위한 소정의 보상만 제공됩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어떤 경우에 ACC에 해당이 되고 어떤 보상을 받는지에 대한 부분은 아닙니다. 그 부분은 사고를 당하셨을 때 의료진에게 문의를 하는게 더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ACC신청도 보통 의료진이 도와서 진행되고, 또한 ACC에서 확실하지 않은 점이 있을 때에도 신청인을 다른 의료진을 통해 검진받도록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신 오늘 칼럼에서는 ACC로 인해 뉴질랜드 사회와 민사소송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다루려고 합니다.


미국이나 한국 법정드라마를 보시면 개인 상해를 다루는 장면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보상금액이 심각하게 부풀려져 있어서, 사고를 당한 경우 수백만달러의 소송을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만 하더라도 미국 법원에서는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에서 뚜껑이 제대로 덮히지 않은 뜨거운 음료를 받다가 화상을 입은 배달기사에게 5천만달러 (대략 700억원) 배상을 명령하기도 했구요.


뉴질랜드에서는 ACC로 인해 이러한 소송이 원천 차단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심각한 고의”가 있어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할 수는 있는데 보통은 1-5만불 선을 크게 넘지 않을 것이구요.


소송 변호사로서 개인적으로는 ACC제도가 없었다면 일거리가 더 많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아무래도 ACC로 인해 “개인 상해”라는, 나름 큰 소송의 한 분야가 아예 없어져버린 것이라서요. 하지만 반대로, ACC의 결정에 부당함을 갖고 소송하는 분야가 생겼습니다. 행정소송의 한 갈래처럼 진행됩니다.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정말 뉴질랜드 다운, 그리고 어느정도 바람직한 제도라는 데에는 많은 분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사고를 일으켰다가 수십만에서 수백만달러의 소송을 당하고 그걸 막기 위해서 변호사를 쓰고 또한 그런걸 예방하기 위해 사설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하는 것들이 결국은 다 사회적인 비용이니깐요.


기록을 보면 처음 ACC제도가 도입되었던 1970년대부터 “혹시 ACC제도를 믿고 사람들이 사고를 더 남발하면, 혹은 더 부주의한 사회적 행태가 벌어지면 어떡하냐”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설보험에 가입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갑자기 부주의하게 행동하지 않는 것처럼, ACC제도를 믿고 사람들이 사고를 딱히 더 남발하지 않는다는건 대략 50년의 세월에서 입증된 것 같습니다.


ACC제도로 인해서 피해자가 더 억울하게 되는 경우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예를들어 한국에서는 부주의한 운전으로 야기된 교통사고로 인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망했거나 중상을 입었다면, 운전자가 형사소송에서 처벌받는 것과 더불어 민사적인 손해까지 배상하는게 일반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형사처벌은 똑같이 진행될 수 있지만, 민사소송은 위와 같이 원천 차단되어 있어서 정부가 (비교적) 소액을 보상하는 게 전부입니다. 사회적인 비용 절감으로 인해 개인이 손해를 본다는 느낌이 분명히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독자분들께서는 ACC제도를 좀 더 이해하셔서 앞으로 사고가 일어났을 때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이 칼럼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법률적인 자문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360 | 5일전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365 | 7일전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278 | 9일전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198 | 9일전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372 | 9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

고요

댓글 0 | 조회 90 | 9일전
시인 도 종환바람이 멈추었다고요로 가야겠다고요는 내가 얼마나 외로운 영혼인지 알게 한다고요는 침착한 눈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보게 하고내 육신야말로 얼마나 가난하지… 더보기

사찰음식의 잠재력, 전 세계로 확산될 것

댓글 0 | 조회 122 | 9일전
-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에밀 미네프 셰프의 템플스테이르 꼬르동 블루 런던 에밀 미네프(Emil Minev) 학과장 셰프가 한국 사찰에 머물며 불교전통… 더보기

훼방꾼은 비켜가고 . . . “안녕 하세요?”

댓글 0 | 조회 305 | 10일전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들었다. 단잠을 청하고 있을 때 갑자기 세찬 전화벨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깼다.(이런 시간에 웬 전화? . . 오늘밤 단잠은 틀… 더보기

700만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을 묻다

댓글 0 | 조회 202 | 10일전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맞은 아랍에미레이트(UAE) 동포간담회에서 한인회장은 “한국인의 저력과 품격을 보여주는 수많은 교민이 있다”며 “주변에서 ‘한국인이어… 더보기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인류가 남긴 거대한 수수께끼

댓글 0 | 조회 173 | 10일전
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칠레 해안에서 약 3,700km 떨어진 외딴 섬 — 이스터섬(Easter Island), 혹은 라파누이(Rapa Nui). 이 작고 고립된 … 더보기

때에 맞는 도구를 써라

댓글 0 | 조회 122 | 10일전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한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된다.“모든 상황에 하나의 클럽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바람의 방향, 거리, 잔디의 상태, 장애물의 위치 등은 매 … 더보기

궁금해서 찾아본 영주권과 영구 영주권

댓글 0 | 조회 954 | 2025.11.25
살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도 이민법의 특정한 조항에 대한 법적인 정의와 세부조항들이 궁금해… 더보기

사고도 없는데, 왜 내 보험료는 오를까?

댓글 0 | 조회 467 | 2025.11.25
– 뉴질랜드 자동차 보험의 구조와 ‘무사고자’에게도 인상이 오는 이유“나는 사고도 안 냈고, 클레임 한 번 한 적도 없는데… 보험료가 또 올랐네?”아마 많은 교민… 더보기

게을러져서 좋다

댓글 0 | 조회 175 | 2025.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목회를 마치니늦잠을 잔다 해도눈치 볼 일 없어 좋다일찍 눈 떠지는 날은할 일이 없어도괜히 부지런한 것 같아그것도 좋다수염은 게으른 몫으로 두… 더보기

17. 루아페후 산과 타우포 호수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122 | 2025.11.25
뉴질랜드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화산과 호수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루아페후 산(Mount Ruapehu)과 타우포 호수(Lake Taupo)는 마오리 전설…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 대법원 판결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5
예전 칼럼에서는 우버드라이버가 우버에 고용된 피고용인라는 고용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우버가 항소법원에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이 고용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우버의 청구… 더보기

유학을 결정하기 전, 가족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3 | 2025.11.25
: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대화▲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유학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 더보기

열 마디만 해야지...

댓글 0 | 조회 177 | 2025.11.25
세상의 대부분은 길어야 좋다. 수명이 길어야 좋고, 키도 가방끈도 길면 좋지 않은가? 그런데 말이 길어 좋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끝으로~” 하고는 5분을 끄… 더보기

‘트리플데믹’ 경고

댓글 0 | 조회 613 | 2025.11.21
요즘 이른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독감(influenza)을 비롯해 코로나19(COVID-19)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어스(RSV•Respiratory Sync… 더보기

Year 8–9 전환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826 | 2025.11.17
Year 8에서 Year 9로 넘어가는 시기는 많은 학생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아직 Year 8의 학사 일정이 진행 중이지만, 내년 2월의 컬리지 입학이 가… 더보기

우리 아이 글, 무엇이 부족할까? 글쓰기 성취 기준 이해하기

댓글 0 | 조회 459 | 2025.11.14
글쓰기 평가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어려운 영역이다. “열심히 쓰고 분량도 충분한데 왜 Achieved인가요?”, “Merit과 Excellence의 차이가 무… 더보기

NCEA, IB, Cambridge - 글쓰기가 보여주는 다른 학습 철학

댓글 0 | 조회 441 | 2025.11.13
뉴질랜드의 고등학교에는 하나의 교육체계만 존재하지 않는다. 공립학교 대부분이 채택한 NCEA, 일부 사립학교에서 운영하는 IB, 그리고 영국식 교육 전통을 바탕으… 더보기

Welcome to 유학월드와 최대 2M 사투비자

댓글 0 | 조회 347 | 2025.11.12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의 시각으로 보는 요즘의 뉴질랜드 정부와 이민부가 지향하는 바는 크게 2가지로 보여집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 더보기

묵상

댓글 0 | 조회 164 | 2025.11.1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어둔 밤보다 더 진한여름밤 풀 냄새 맡으며예배가 끝나 어머니 손 잡고집으로 돌아가던 어린 날가슴은 무엇인지 모를벅찬 것으로 올라 있었고내 영… 더보기

웃음의 미학 – 웃음으로 세상을 밝히는 지혜

댓글 0 | 조회 167 | 2025.11.12
뉴질랜드에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름다운 자연이나 상쾌한 공기가 아니었다. 길에서나 쇼핑 장에서 또는 모임 장소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마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