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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야 산다, 살려거든 걸어라

0 개 659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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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인류의 생존방식의 생태학적 행동이다. 모든 생물체는 자연 속에서 태어나고 한평생을 자연과 함께 지내다가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숙명을 지니고 있다. 현대의 편리한 교통수단은 반대급부로 과도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부작용을 수반하고 있다. 그래서 걷기를 실천하는 일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며 환경을 보호하는 전도사의 역할을 하는 행동이 된다.


따라서 걷기의 권리와 의무라는 관점에서 서술해볼 필요가 있겠다. 


첫째, 걷기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권리의 실천이라고 볼 수 있다. 건강은 누구나 지켜야할 개인의 기본적인 권리이다. 걷기는 이 권리를 실천하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걷기를 통해 심장, 근육, 관절, 정신 건강까지 지킬 수 있으니, 걷는 다는 것은 스스로를  행복하게 살겠다는 권리의 행사인 것이다.    


둘째, 걷기는 자신을 사랑해야하는 책임의 수행이 되고 있다. 내 몸을 돌보는 책임은 자신에게 있으며, 걷기를 소홀히 하면 건강할 권리를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가 된다.    


셋째, 걷기는 환경을 지킬 의무의 실천이다. 오늘날 기후 위기, 대기오염, 교통 체증 등은 개인의 작은 선택이 모인 결과이다. 자동차 의존을 줄이고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것은 지구를 지키는 작은 실천이 된다. 따라서 걷기는 다음 세대를 위한 배려의 행동인 것이다.    


걷기의 가치는 인류가 실천해온 철학적, 문명, 문화사적 관점에서도 살펴볼 수가 있다. 


첫째, 걷기는 사유(思惟)의 시간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도한 페리파토스학파(Peripatetic school, peri는 주변, patein 은 걷다의 뜻)는 산책하며 제자들과 토론을 하였다. 걷기는 생각을 정리하고, 깊이 있게 사유하는 과정인 것이다. 니체는 ‘모든 위대한 생각은 걷는 동안 떠오른다’라고 했다. 칸트는 규칙적인 산책 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했고 걸으며 사색을 통해 그의 철학을 다져나갔다. 또한 걷기는 ‘자기와의 대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걷는 동안에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며 내 속도에 맞춰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둘째, 걷기는 인류문명이 교류하는 길을 열었다. 고대의 실크로드, 로마의 도로, 순례자의 길 등 인류문명은 도보 이동을 통해 서로 교류하고 확장되어갔다. 걷는 것은 여행, 무역, 탐험, 종교 전파의 기본적인 방법이었고, 그 속에서 문명이 꽃피워온 것이다.               


셋째, 걷기는 문학과 예술의 영감의 원천이 된다. 옛날부터 유명한 문학가들이 걷기를 통해 자연을 관찰하고 시를 써왔다. 한국의 옛 선비들도 산책이나 유람을 통해 세상과 자연을 배우고 글을 남겼던 것이다.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 여행 시 비행기로 도착한 첫날부터 시내를 걷기 시작했다. 도시가 길쭉한 내해를 따라 형성되었는데 제1부두에서 제39부두까지 연결되어 있고 넓은 보행 도로와 조깅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걷기에 적절했다. 시내의 웬만한 장소는 도보로 돌아다녔고 외곽으로 여행할 때에만 자동차를 이용했다. 그렇게 걷다보니 도시와 친숙해질 수 있었고 차로 스쳐 지나갈 뿐인 자동차 여행과 비교가 되었다. 체재하는 2주 동안 요세미티 공원 답사를 포함하여 매일 걷기를 실행했는데 매일 15,000보 정도를 걸었고 어떤 날은 25,000보를 달성한 날도 있었다. 


인간은 살아있다는 게 걷을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걸을 수 있어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할 수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세상과 부딪히며 살아 있음을 실천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지난 달 6월28일에는 타카푸나 그래머 스쿨 강당에서 열리는 로얄스코티쉬 컨트리 댄스(Royal Scottish Country Dance) 볼 파티(Ball Party)에 참가하게 되었다. 오클랜드와 노스랜드 전 지역에서 모인 200여명의 댄서들이 모여 저녁 시간을 즐기는 모임이었다. 저녁 7시 반에 시작된 볼이 11시 반가지 4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였다. 중간에 브레이크 타임이 있었기는 하지만 4시간에 걸친 댄스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것은 신체에 상당히 부담이 되는 일이다. 댄스는 체력과 정신력이 동원되어 다른 사람과 보조를 맞춰 몸을 움직여야 된다. 따라서 다리의 움직임이 느리거나 뇌의 기능이 댄스 프로그램을 따라 가지 못하면 같이 어울릴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70이 넘으면 점점 댄스 그룹에서 탈락하게 되고 80이 넘으면 대부분이 댄스에서 은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온 84세의 이민자 출신이 전 프로그램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문제없이 소화해냈다고 생각하니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건강한 체질이 아니었고 중학교 1학년 때 키가 129cm 이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8km 두 시간 거리를 왕복으로 매일 걸어서 통학했고 소풍날이 되기라도 하면 집에서 학교까지 8km, 학교에서 소풍장소까지 6km 정도를 다시 걸어서 왕복하였으니 그날은 총 28km 정도를 7시간에 걸쳐 걸은 셈이 된다. 아마도 그 때 걸었던 습관이 그 후로도 이어져 등산에 취미를 갖고 남한 일대를 누비고 다녔으며 뉴질랜드에 이민 와서도 북 섬 일대의 산을 답사하고 다녔던 것이다. 물론 요사이도 비치에 나가 물 속 맨발 걷기를 실천하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행적들이 쌓여 체력을 지탱해주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살아 있음의 증표로서 걷기를 실천하려고 한다. 사람은 걸을 수 있는 한 죽을 수도 없다. 걷기를 통하여 좀 더 많은 세상을 체험하며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남은 인생을 풍요롭게 장식해 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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