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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개 706 김준

매 년 신학기가 시작되면 제 업무시간의 상당부분이 학생상담에 할애됩니다. 새로 등록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어느정도의 목표와 어느정도의 학력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기존의 학생들의 경우에는 지난 한 해 동안의 공부를 통해 발전되고 향상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담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제가 아이들을 가르친 시간이 꽤 되다보니.. 뭐라할까요.. 몇 마디만 나눠보면, 혹은 숙제나 시험지를 주욱 훑어보기만 해도, 이 학생이 지닌 학습성향과 수학능력과 목표에 대한 집중도가 어느정도 ‘느껴’진다는 사실입니다. 이건 정말로 느낌적인 느낌이어서 어떠한 추론이나 논리에 의거하지 않고 그냥 좋은 냄새나 심각한 분위기처럼 감각의 한 종류로 다가옵니다. 친한 지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도’가 트여서 그렇답니다. 이렇게 하다가 잘 하면 공중부양도 하고 축지법도 쓰고 그러려나 봅니다. ^^


실제로 살다보면 가끔 진짜로 ‘도’가 트인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동물들을 오래 치료하다보니 하는 짓이 이러저러하면 엄살인 것을 알게 된다던지, 자동차를 오래 고쳐오다보니 이런저런 증상은 100% 특정한 부위의 고장이라는 것을 알게된다던지 하는것들 말이지요.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척 보면 아는’ 기적적인 능력은 아니겠지만 경험이 주는 ‘감각’ 혹은 ‘촉’이라는 것은 함부로 무시할 수가 없을듯 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이런 ‘직관적 판단력’에 대해 몇명의 심리학자들은 그 근거를 이렇게 제시했습니다. 


‘직업이나 경험에서 말미암는 ‘직관적 감각’ 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심리속에 판단을 위한 점검사항이 논리적으로 정리되어 있기에 가능하다’


라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자동차의 고장을 판단 할 때 정비사님의 머리속에는 본인도 알지못하는 새에 하나의 점검 일람표가 작성되고 그것들을 빠르게 체크하면서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 경험이 쌓여갈수록 그 점검 리스트가 다양해지고 확장되며 더불어 처리속도마저 빨라지기 때문에 ‘딱 보고 척하니 알아채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거지요. 그 이야기를 읽고나니 과연 나는 학생들과 상담을 할 때 어떠한 논리적인 근거를 이용해 그들의 가능성이나 능력을 판단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젠 아이들을 많이 상대해보아서 그런지 한번 수업해보면 어느정도 가닥이 서는 경우가 많거든요. 물론 틀릴 가능성도 있으니 함부로 입을 열거나 지청구를 주진 않지만, 간혹 스스로를 저평가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힘을 돋구어주는 응원이 될수도 있기에 가능하면 면밀하게 아이들을 관찰하는 편입니다. 그렇다면 제게도 무언가 논리적이면서도 무의식적인 체크리스트가 있다는 말일텐데요. 그게 과연 무엇이고 얼마나 다양한지 궁금해져서 생각을 좀 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실제로 학생들의 학습잠재력을 가늠할 때 적용해보는 두가지 잣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더군요. 오늘은 그 두가지를 한번 소개해 보려 합니다.  


1. 숙제 완성도


학생들을 처음 만나서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가장먼저 학생들의 성향을 드러내는 자료가 바로 숙제완성도 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숙제에 대해 그렇게 민감하지 않습니다. 숙제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짧은 수업시간동안 숙제를 하나하나 일일이 확인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숙제를 하면서 맞닥뜨린 어려웠던 부분들을 해결해 주는 쪽으로 집중하는 편입니다. 또한 숙제는 학력신장을 위해 학생이 담당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이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에게 맡겨놓은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들 자녀들을 키워보아 아시겠지만 아이들은 참 생각대로 움직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너 스스로의 성적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라고 가르쳐봤자 공부좀 하는 아이들만 열심히 하고 안하는 아이들은 어떻게든 뺀질거리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숙제완성도를 통해 아이들의 성향이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싶은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숙제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학력신장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자신이 담당해야 할 스스로의 업무를 찾아내서 성실히 진행하는 아이들입니다. 능동적인 학습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수도 있고, 자발적인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수도 있으며, 성적향상에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목마르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숙제 완성도가 좋은 학생들은 거의 예외없이 목적하는 만큼의 성적향상을 이루기 마련입니다.   


처음에 만났을때.. K는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마치 아직은 어리숙한 강아지마냥 눈동자를 둘 곳을 찾지못해 이리 저리 시선을 돌리기 바빴지요. 그것은 그의 성품이 너무 유약하다거나 트라우마틱한 기억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주 다정하신 부모님 슬하에서 성장한 막내였고 부모님또한 그에게 큰 기대를 걸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기를 원하실 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좌불안석인 K가 의아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전의 선생님들에게서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보질 못해서 주눅이 들었던 것이더군요. 우리는 11학년 말에 만나서 캠브리지코스의 IGCSE과정을 같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몇번의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점점 K를 가르쳤던  선생님들의 마음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5분이면 끝날 설명을 10분걸려 해 줘도 반토막 밖에 알아듣질 못했고 영어로 된 교재가 아직은 생소해서인지 인터넷을 뒤져서 단어들의 뜻을 찾아가면서 수업을 듣고는 했습니다. 배울 것도 많고 연습할 것도 많은 것이 캠브리지 코스인데 어느 세월에 그 많은 양을 다 소화해 낼 수 있을까.. 마음이 갑갑해져 왔습니다. 그런 저의 심리가 겉으로 배어나왔는지 K는 점점 더 눈치를 보는듯 했고 나중엔 수업을 기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날, 저는 그에게서 한가지 긍정적인 신호를 포착했습니다. 워낙에 완성도가 떨어져서 그리 신경쓰지 않았던 K의 숙제에서 ‘자료조사’의 흔적을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숙제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겠고..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가며 해당내용을 다시 공부해서 답안을 작성했던 것이지요. 불과 몇 단어되지 않는 답을 읽으며 저는 마음속으로 무릎을 쳤습니다. 


대개의 학생들은 그렇습니다. 숙제를 하다가 난관에 부딪히면 우선은 답안지를 확인해봅니다. 답이 무엇이고 그게 왜 답이 되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지요. 그러고는 문제와 답의 연관성을 찾아내서 통째로 암기해 버리거나 아니면 그저 확인수준에서 그치기도 합니다. 들어본 것은 많은데 아는 것은 없는 학생들이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K는 달랐습니다. 비록 모든 숙제를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제 깜량으로 가능한 부분까지는 무슨수를 써서든지 문제를 풀어낸 것이지요. 숙제를 하기위해 자료를 조사하거나 학습자료를 참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학생들이 머리를 쓴다는, 두뇌를 활용한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K에게서 가능성을 확인한 저는 그 기쁜 소식을 부모님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K에게 충분한 가능성이 있고 몇 개 과목에서 졸업점수를 확보한다면 이러저러한 대학교와 전공에 진학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요? 부모님의 반응이 너무 뜨듯미지근했던 겁니다. 저 같으면 ‘우리 아이가 그 정도로 잠재성이 있느냐’며 반색을 했을텐데, ‘더 지나봐야 알겠지요’ 정도의 겸손한 마음을 비추시던군요. 대략 감을 잡기는 지난 2년간 유학하며 낮은 성적때문에 많이 실망을 해 오셨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후 K와, 저와, 부모님의 관계는 이상하게 발전하고 말았습니다. 성적이 조금 떨어졌을 때 저는 ‘괜찮다. 분명히 다시 올라간다’라고 호언장담을 했고 부모님께서는 ‘이렇게 자꾸 떨어지다가 대학가기도 어려울수 있으니 미리 진로를 조정해야 하는것 아니냐’ 하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찌보면 저는 항상 K를 변호하는 입장이었고 부모님은 계속 부정적인 방향을 예상하셨으니.. 어쩐지 입장이 바뀐듯 했지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많이 조심스러우셨던 것인데 당시엔 서운해서 심지어 조금 야속하기까지 했었습니다.^^


K의 숙제에 대한 집착은 최종학년까지 이어졌습니다. 졸업할 때까지 단 한번도 숙제를 허투로 한적이 없었습니다. 어리숙하고 느릿느릿했던 Y11이 지나 Y12에 올라가서는 속도가 붙었고 Y13 올라가서는 완성도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러더니만 어느 순간 클라스에서 1등을 했고 결국 그렇게 소망하던 대학교와 전공에 너끈히 합격할 수 있는 높은 캠브리지 최종점수를 받아내고야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덕에 뉴질랜드를 떠나고 말았네요.  


그렇습니다. K는 느리고 부족한 학생이었습니다. 


이 부정적인 수식어를 현재형이 아닌 과거형으로 만들수 있었던 것은, 물론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성실한 숙제완성의 역할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이후 제가 학생들을 대하면서 그 잠재적 가능성을 가늠할 때 사용하는 가장 첫번째 잣대는 바로 숙제 완성도가 되었습니다. 


2. 남을 존중하는 마음 


이 말은 ‘바른생활’ 교과서에 나올 법한 이야기입니다만 남을 존중하는 마음은 학생들의 가능성을 계발하여 현실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물론 그 ‘남’이라는 경계가 통상적인 의미와는 조금 다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의 자세는 학습이나 강요에 의해서 갖추어지기 보다는 유전적이거나 성장환경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서 쉽게 고쳐지기 어려운 한계이기도 합니다. 그럼 왜 남을 존중하는 마음이 학습능력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걸까요? 


주지의 사실과 같이 여기에서 말하는 ‘남’이란 흔히 생각하듯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습능력을 신장하기위해 존중해야 할 ‘남’의 범주에는 학교 선생님, 같은 반 급우, 학원 선생님, 인터넷 강사님, 온라인 자료를 제작해 제공하는 영국에 사는 누군가, 교과서의 저자, 연말시험의 문제를 만드는 출제자... 등등 학습활동에 관련되어 있지만 친인척이나 친구라 볼 수 없는 모두를 가르칩니다. 이 ‘남’들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학습에 ‘기여’ 합니다. 선생님은 학습에 필요한 정보와 일정을 제공해주고 인터넷 강사님은 지루할법한 학습내용을 재치있게 가르쳐주어 공부효율을 높여줍니다. 골치아픈 말만 골라서 쓰는듯한 교과서의 저자는 나름 최선을 다 해 쉬운말로 학습내용을 설명하는 중이고 시험문제를 만드는 출제자는 수많은 학생들의 노력과 능력을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짜 냅니다. 학생이라면 의당 고마워해야 할 ‘남’들인 것이지요. 그러나 보통의 아이들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인터넷 강사님에 비해 잘 못가르친다며 무시하고 인터넷강사님은 정식 선생님이 아니라며 무시합니다. 교과서를 읽으며 수 없이 하는 말이 ‘도대체 무슨 설명을 이따위로 해 놨어?’ 이고 시험문제를 보면서 하는 생각이라는게 ‘이 문제 만든 사람을 만날수만 있다면 당장 한대 올려붙일텐데..’ 인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도덕적인 부분을 떠나서 생각해 볼 때 이런 자세가 현실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학생의 학습능력에서 드러납니다. 이 ‘남’들을 무시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부정적 자세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학습이라는 과정은 소통을 전제로 진행됩니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무언가를 공부한다는 것은 윗 세대가 축적해 놓은 지식을 빠른 시간내에 습득하여 기성세대에 동참하고, 동시에 그 지식의 바탕위에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쌓아올려 사회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소통의 가장 중요한 기본조건인 상호존중을 도외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당연히 소통은 이루어질수 없고 결과적으로 학습의 효율 또한 저해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철학적으로 간다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 드리겠습니다. 


두 학생이 있었습니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에 다니고 있었고 성적도 비슷하게 상위권이었으며 제게 같은 시험에 대한 준비과정을 수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둘이는 같이 수업을 듣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사이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그래서 별 수 없이 별도로 시간을 만들어서 따로따로 가르쳤는데요.. 수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이 같이 공부할 수 없는 이유를 바로 알아채게 되었습니다. 그 둘은 공부성향이 극과 극으로 달랐던 겁니다. 한 명은 제 수업내용을 소중하게 생각해서 파일로 정리하고 복습하고 수업시간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다른 한 명은 수업시간 내내 제가 하는 이야기 중 책에서 본 이야기와 다른 부분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학생은 교과서에 읽은 이야기와 제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학교 수업내용 사이에서 공통분모를 찾아 문제풀이에 적용하려 노력했지만 두번째 학생은 교과서와 제 수업과 학교 수업사이의 상이점을 찾아 서로 서로의 부족함을 지적하는일에 집중했습니다. 첫번째 학생을 가르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추임새가 ‘아하~ 무슨 무슨 텍스트에서 이러저러하게 이야기한 것이 바로 이 말이군요’ 였다면 두번째 학생에게서 들었던 말은 ‘이 부분은 설명이 이러저러하게 되야 하는거 아닌가요? 지난번에 어떤 텍스트를 봤더니 다르게 씌여있던거 같은데요’ 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수업을 하면서 그 ‘서로 다르다’는 것이 실상은 다른것이 아니라 개념이 확장되고 안되고의 차이다.. 등등의 설명을 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는거지요. 그렇다고해서 학생들에게 비판적 시각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비판적 시각은 정밀도 높은 학습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자신에게 주어지는 정보와 문제와 조언과 설명을 의미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그 모든 것을 제공하는 ‘남’들을 존중하는 심리적 기반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 문제가 쉬운것은 어설프기 때문이 아니라 저학력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야’


‘선생님께서 이 부분을 확실히 설명해주시지 않는 이유는 뒷 배경으로 깔려있는 지식이 많아서 모두 설명하실 수 없기 때문일거야’


‘아, 이 강사님은 책에 씌여있는 내용과는 다르지만 문제를 더 빨리 풀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네’


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아니 도대체 누가 이따위 어설픈 문제를 출제한거야. 초등학생도 다 풀겠다’


‘우리 선생님은 참 실력도 없는가보네.. 자기가 모르겠으면 모른다고 하면되지 무슨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하다며 핑계를 댈까?’


‘뭐야 이거.. 이런 방법은 편법아냐? 이렇게 풀어서 풀이과정이 인정받지 못하면 점수 깍이는거 당연한데.. 에이 이 ‘인강’은 끊자’


라고 생각하는 자세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는 제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학생들의 학습자세와 효율이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어찌보면 세상만사 (공부를 포함해서) 다 제 할 탓이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딱 들어 맞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겠습니다. 


아 참! 위에서 말씀드렸던 두 학생요? 둘 다 미국의 유명한 사립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한 명은 경제와 물리를 복수전공한 후 자리를 잡았고 다른 한명은 희망 전공으로 입학하기는 했지만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이후의 소식은 듣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둘 다 차근차근 삶을 통해 배워가며 잘 성장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남을 존중한다는 것. 어찌보면 공부와는 하등 관계가 없을듯 합니다. 하지만 이 마음자세에 따라 학습의 효율이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한 이후 저는 남을 존중하는 심리적 성숙함을 학생의 학습잠재력을 파악하는 두번째 잣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학생들의 잠재된 가능성을 가늠할 때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두가지 기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다른 기준들도 있겠지만 당장에 떠 오르지는 않아서 나중에 차차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라기는 우리의 아이들이 스스로의 학습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고 남을 존중하는 성장의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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