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문화어와 한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평양문화어와 한류

0 개 889 조기조

북에서 한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던 모양이다. 몇 년 전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라고 있었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아무리 돌풍이라도 북으로 날아갈 정도로 높은 산이 없으니 사실일 수 없는 일이지만 보다가 보면 북한을 오해할 만하다. 남남북녀의 주인공이 아닌 남녀북남의 사랑이야기다. 세트로 꾸민 북한의 전방 초소 중대장이 사는 관사 주변의 모습과 아낙들이 쓰는 말이 북한 말일까 싶다. 억센 함경도 사투리는 알아듣기 어렵지만 TV에 나오는 북한 아나운서의 말투는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평양문화어인가?


남북의 합의로 이제 남에서 북으로 풍선을 날리지 않으니 해외에 파견된 외교관과 수십만의 외화벌이 일꾼 등을 통해 남한 정보가 북한에 유입되는 모양이다. 북한을 이탈해 남한에 사는 사람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USB나 CD, 라디오 등을 담은 커다란 풍선을 북으로 날려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하면 북한의 주민들에게 남한의 문화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까? 휴대전화가 500만대를 넘었고 컴퓨터 사용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MZ 세대’는 해외 정보와 남한 문화에 어떻게든 접근하고 있다. 남한의 말과 다른 평양문화어는 “아저씨”를 “아버님”, “오빠”를 “형님”, “여보”를 “반려자”로 부르며 주체사상을 반영한 어휘와 표현이 많다. 그런데 사랑하는 남자를 “오빠”라고 부르고 ‘최고 존엄’ 말고도 아무개 이름 뒤에 ‘님’자를 예사로 붙여 부르는 ‘썩어빠진(?)’ 남한식의 표현이 널리 퍼지자 이런 현상이 북한의 세습 독재 체제를 밑으로부터 붕괴시키는 강력한 위협 요소라고 본 것이다. 



“평양문화어보호법”에서 “평양문화어는 우리의 고유한 민족어를 현시대의 요구에 맞게 발전시킨 가장 순수하고 우수한 언어로서 우리나라 국어인 조선어의 기준이다. 괴뢰말은 어휘, 문법, 억양 등이 서양화, 일본화, 한자화되여 조선어의 근본을 완전히 상실한 잡탕말로서 세상에 없는 너절하고 역스러운 쓰레기말”이라고 한다. 우리도 북한 정권을 괴뢰(傀儡)라고 하고 북한의 군대를 괴뢰군(傀儡軍)이라고 불렀다. 괴뢰란 허수아비와 꼭두각시를 말한다. 주체성이 없어 주위에 휘둘리는 존재라는 것이다. 괴뢰면견사단(傀儡面牽絲斷)이란 말이 있다. 끈 떨어진 꼭두각시란 뜻으로 믿고 의지하던 것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뜻의 속담이다.


“평양문화어보호법”은 “세관을 비롯한 국경검사기관과 국경경비부문, 해당 기관은 인원과 물품, 화물, 운수수단에 대한 검사를 엄격히 하고 경비근무를 강화하여 괴뢰말 또는 괴뢰서체로 표기된 물건짝들이 우리 경내에 새여들어오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고 하며 “해당 법기관과 기관, 기업소, 단체는 공중감시 및 수색을 강화하여 괴뢰들이 들여보낸 삐라와 더러운 물건짝들을 모조리 찾아내며 그 취급처리를 바로하여 적지물을 통한 괴뢰말의 류입을 차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지도, 감독, 감시, 통제, 처벌 이외에도 기술적인 방책으로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은 손전화기, 콤퓨터, 봉사기에 국가적으로 지정된 ‘괴뢰말투제거용프로그람’을 의무적으로 설치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터넷 검열이다.


남북의 합의로 1992년 2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발효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제16조는 “남과 북은 과학. 기술, 교육, 문학. 예술, 보건, 체육, 환경과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및 출판물을 비롯한 출판. 보도 등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실시한다.”고 되어 있다. 그간 문화사절단이 왕래한 적이 있다. 북의 응원단이 남측에 왔다간 적도 있다. 그건 김정일 때의 일이다. 남측에 대해 자신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죽음을 무릅쓰고 북한을 이탈한 사람들이 많다. 


Madeleine Gavin이 감독한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는 2023년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한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작품은 2000년부터 1,000명이 넘는 탈북자를 구출한 한국의 인권운동가이자 갈렙선교회를 운영하는 김승은 목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북한에 남겨 두고 온 젊은 아들을 어떻게든 남한으로 데리고 오려는 어머니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탈출하려는 한 가족이 중국 국경에서 만나 태국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하는 김승은 목사의 헌신적인 장면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왜 이렇게 목숨을 걸고 탈출을 하려는 것일까? 이런 사람들이 이들 뿐일까?


모든 국가의 멸망은 내분, 내홍에서 기인한다. 외침보다 자폭인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도 내부 갈등과 불만은 누적되고 있다. 자유도 중요하고 경제적 불만도 무서운 것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했다. 


남들이 다 가지고 있고 향유하는 문화와 자유가 없다는 것을 알면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를 우려해선지 2020년 12월에 북한 당국이 한류 등 모든 외부문화, 종교, 자본주의적 생활방식 등 북한 당국의 규범에 맞지 않는 행동, 사실상 김정은의 권력 유지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뿌리 뽑기 위해 “반동사상배격법”을 만들었고 2021년 9월에는 “청년교양보장법”도 만들었다. 인민들이 남한의 문화에 물들어 이대로 두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라고 놀란 것 같다. 세계적으로 번지는 한류를 차단하기 위하여 바로 작년에 “평양문화어보호법”을 만든 것이다. 이 법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검열하고 단속과 강력한 처벌을 하게 한다. 북한의 프로그램으로 브라우저와 앱을 만들고 외국의 것은 차단하는 정보기술로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법으로 자유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까? 물이 배를 띄우지만 뒤집어엎기도 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c6f41c41e4435f6d71b571a69ab6fda1_1707856287_0481.jpg
 

■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20 | 5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292 | 6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75 | 7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80 | 7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2 | 7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00 | 7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3 | 7일전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27 | 7일전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68 | 7일전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57 | 8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10 | 8일전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10 | 8일전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191 | 8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0 | 8일전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17 | 8일전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37 | 8일전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08 | 8일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0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78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59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1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45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24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4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426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