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맞은 라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환갑을 맞은 라면

0 개 1,163 조기조

우리나라의 라면 역사가 오래된 줄은 알았지만 알아보니 정확히 올해로 환갑이란다. 그러니까 1963년 9월 15일에 삼양식품에서 라면을 출시했다. 북한에서는 라면(拉麵)을 꼬부랑 국수라고 하는 모양이다. 재미있는 이름이다. 삼양식품 창립자 전중윤 회장이 일본의 ‘묘조식품’으로부터 제조기술을 전수받아 처음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의 라면 가격은 10원이었다. 지금의 물가와 라면 가격을 비교해보아도 싸다는 느낌이다. 지금의 농심 신라면 5개들이 한 봉지 가격은 3,400원에서 4,000원 정도다. 개당 700~800원 하는 것이다. 60년 만에 단순비교로 70배, 80배 올랐다.


3103433069fae183bde61a488749312d_1702327451_9826.png
 

70년대에, 내가 군에 있을 때는 일요일 아침에 라면이 나왔다. 2개를 쪄서 정량을 먹게 하라는데 우리 부대에서는 머얼건 국물에 퉁퉁 불어 우동가락보다 더 큰 라면가락조차도 가득하지 않았다. 병사들이 먹을 라면이 어딘가로 새어 나간 것이었다. 한창 먹을 때에 허기져서 힘들었던 기억이라 잊혀지지 않는다.


면을 꼬들꼬들하게 먹는 사람, 푹 익혀 먹는 사람, 계란을 넣어 먹는 사람, 야채를 전혀 넣지 않고 먹는 사람, 면만 먹고 국물은 안 마시는 사람, 면은 두고 국물만 다 마시는 사람도 있다. 사람 만큼이나 제각각이다. 라면을 끓일 때 먼저 스프를 물에 넣고 끓이느냐, 아니면 물이 끓으면 넣느냐로 왈가왈부한 적이 있었다. 그게 무슨 문제가 될까. 하여간 물이 끓어야 면을 넣는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나는 맛없게 (?) 라면을 끓인다. 호박, 양파, 고추 등 야채를 듬뿍 넣고 끓이는데 면은 ¾만 넣는다. 어떤 때는 손 닿는 대로 배추나 콩나물, 버섯을 넣기도 한다. 물론 스프도 ¾만 넣고. 다 익으면 불을 끄고 계란 하나를 넣고는 남은 열에 휘저어 익힌다. 너른 그릇에 조금씩 떠서 뜨거우면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일품이다. 뜨거운 라면을 냄비뚜껑에 식혀가며 먹는 맛이란 그리 해 본 사람만 아는 즐거움이다.


배가 많이 고플 때는 남은 국물에 밥을 조금 말아 먹는 것도 좋다. 영양을 걱정한다면 참치나 어묵, 치즈를 넣으면 된다. 쇠고기를 넣지 말란 법도 없다. 무어라 해도 만들기 쉽고 언제 먹어도 좋으며 술 마신 뒤에 해장으로 먹는 맛을 누가 싫다 하겠는가? 컵에 담겨있어서 뜨거운 물만 부어 곧 먹을 수 있는 컵라면도 인기다. 주전부리가 없을 때 마른 라면을 과자처럼 먹어도 맛있다. 라면을 살큼 튀겨 보시라! 전자레인지에 조금 돌려도 좋다. 남는 스프를 챙겨두면 요긴하게 쓸데가 많다. 요리연구가 김영복은 냉면 반죽을 할 때 닭가슴살 가루를 섞어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섭취해야 할 단백질을 공급하는 면을 개발하였다. 라면이 아니고 냉면이지만 남아도는 닭가슴살을 가루로 만들어 라면 반죽에 넣거나 스프처럼 넣어주면 좋겠다.



10년쯤 전, 네팔에 갔을 때 안 불편한 것이 없었지만 특히 먹는 것이 불편하였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남부의 도시 포카라에 갔는데 산악인이 아닌 관광객이 올라갈 수 있는 해발 3,000미터 급의 알프스 산장에 묵었던 적이 있다. 운 좋게도 8,000 미터가 넘는 안나푸르나가 있는 산맥의 마차푸차레봉이 귀태를 드러내 주어서 사진에 담았다. 금세 운무에 사라져 축복을 받았다는 느낌이었다. 저녁이 되자 엄습하는 추위에 장작을 사서 캠프 파이어를 즐기는데 우리의 막걸리보다는 독하고 소주에 가까운 토속 곡주를 마시면서 열을 올렸다. 춥고 배가 고파 시킨 최고의 음식이 신라면이었다. 느끼함과 섭섭함을 한 방에 날려준 그 얼큰하고 개운함이란….. 그들은 이것이 제일 귀하고 비싼 것인데 중국 식품이라고 하기에 한국제품이라고 바로잡아 주었다.


처음 삼양라면을 출시할 때는 보릿고개가 있었다. 6·25가 끝나고 10년인 때이니, 식량난이 심했고 ‘배고파서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고 외친 야당후보도 있었다. 전쟁후에 미국이 주는 밀가루와 분유는 축복이었다. 이어서 강냉이 가루도 들어왔다. 지금은 듣도 보지도 못한 사람이 많을 ‘꿀꿀이죽’이 5원이라서 라면값을 10원으로 정했단다. 서민이 마시기 힘든 다방의 커피가 35원이고 막노동 일당이 100원이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런데 맛으로, 또 편리해서 먹는 라면을 엥겔지수를 낮추기 위해,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서 찾는 사람이 늘었단다. ‘세계라면협회(WINA)’는 작년에 전 세계 100 여 개국에서 팔렸고 그중 50개국에서 1,122억 인분이 팔렸단다. 우리나라는 올해 10월까지의 수출액이 1조원을 넘어섰고 이는 전년 동기보다 15% 가까이 늘어난 것이며 해외에서 생산해 현지에 판매하는 것을 합하면 2조원은 될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라면을 2만5천 그릇 먹었다는 라면 전문가 야마토 이치로씨는 라면은 건강식품이며 각국의 입맛에 맞는 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는 국민 한 사람이 일주일에 평균 1.7회 라면을 먹는 정도란다. 전혀 안 먹는 사람이 절반이라고 생각하면 먹는 사람은 서너 개를 먹는 셈이다. 주로 면(국수)을 먹는 한중일 3국과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서 즐기는데 카레를 먹는 인도와 남미의 멕시코 같은 나라에서도 많이 팔린단다. 태국에서는 ‘신라면 똠얌(TOMYUM)’과 ‘신라면볶음면 똠얌(TOMYUM)’이 나온단다. 똠얌을 현지화하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에서 많이 만드는 라면이 한류 붐에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재비 떡도 싸야 먹는다 했으니 세상 사람들이 살기가 어렵기는 어려운가 보다. 그래도 많이 팔리면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니 희망이 있다.


1만 원이면 해결할 수 있었던 점심값이 오르니 도시락을 싸 가는 사람들이 늘었고 편의점의 삼각김밥이나 컵라면도 잘 나간단다. 라면을 싸게 박스로 사서 야채를 넣고 계란과 어묵, 치즈를 넣으면 영양도 만점일 것이다. 이래저래 고마운 라면이다. 스프의 소금도 줄였고 좋은 기름에 익히고 영양가가 그리 낮지도 않다고 한다. 게다가 주머니도 아낄 겸, 오늘 점심은 라면으로 해야겠다. 계란은 마지막에 풀고.


3103433069fae183bde61a488749312d_1702327523_1724.jpg
 

■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137 | 5시간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63 | 3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22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69 | 8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794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40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02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66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0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

뉴질랜드 부동산 등기부등본 (Certificate of Title)은 공신력이 …

댓글 0 | 조회 721 | 2026.03.11
한동안 한국에서는 대규모 전세사기로 인해 뉴스가 떠뜰썩 했었지요. 그것과 관련해서, 혹은 집 구매와 관련하여 사기를 당한 뉴스에서도, ‘한국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은… 더보기

준다는 것

댓글 0 | 조회 169 | 2026.03.11
시인 안 도현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빈손밖에 없다 할지라도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나 무엇 하나부러운 것이 없습니다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떨리는 내 손을 … 더보기

뉴질랜드•호주 의대 입시, 구조적 변화의 흐름

댓글 0 | 조회 338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뉴질랜드에서… 더보기

24. 와이아타푸 – 네이피어 바다에 잠든 정령

댓글 0 | 조회 144 | 2026.03.11
* 바다가 노래하던 시절아주 오래전, 지금의 네이피어 해안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신성한 울림의 장소로 여겨졌다. 그곳에는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마음으… 더보기

결격 사유를 '면제'로 바꾸는 기록의 재해석 - Waiver

댓글 0 | 조회 370 | 2026.03.10
뉴질랜드에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면, 건강 상태와 신원에 대한 확인은 이민 심사의 기본 요건입니다. 대체로 1년을 넘는 체류를 계획하는 경우에는 신체검사가 요청되는… 더보기

그 해 여름

댓글 0 | 조회 172 | 2026.03.10
오래 전 한국에서의 어느 봄, 나는 야트막한 언덕에 집을 짓고 있었다. 그 땐 꽤 외진 곳으로 주변엔 박석처럼 인분이 말라붙어 있는 시금치 밭과, 여러 종류의 채… 더보기

5편 – MK-울트라의 아이들

댓글 0 | 조회 202 | 2026.03.10
“지워진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주인을 기다릴 뿐이다.”프롤로그 - 2030년 3월 1일, 네바다 사막 ‘구(舊) 블랙사이트’모래폭풍이 지나가자 … 더보기

SMC 문턱이 나를 위해 낮아지나?

댓글 0 | 조회 611 | 2026.03.10
(부제 : 8월, 신규 영주권 카테고리 도입과 중간시급 완화 대환영)뉴질랜드 이민부는 지난해부터 드문드문 소식을 전하면서 2026년 8월 시행될 SMC기술이민에 … 더보기

오늘 해야 할 일

댓글 0 | 조회 269 | 2026.03.1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점심은 누룽지 섞인 쌀 밥에찬물 말아 오이지 한 조각씩밥 숟가락에 얹어 먹을 수 있기를아내 손끝으로잘 펴서 널어놓은 청바지 걷어 입고햇볕에 … 더보기

욕심부리면 트리플 보기 – 과욕이 부르는 실패

댓글 0 | 조회 208 | 2026.03.10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원하지 마라. 골프장에서 가장 속상한 순간은 언제일까? 좋은 드라이버 샷으로 티샷을 시작했고, 두 번째 샷도 무난하게 보냈는데, 욕심을 … 더보기

수선과 복원의 예술

댓글 0 | 조회 148 | 2026.03.10
반복적인 힘(스트레스)이 가해져서 성질이 변하거나 약해지는 것을 ‘피로(Fatigue) 현상’이라고 한다. 단순히 시간이 흐르거나 환경 때문에 성질이 변하는 것도… 더보기

지방간(脂肪肝, Fatty Liver)

댓글 0 | 조회 296 | 2026.03.07
웬만해선 아프다고 표현하지 않는 간(肝)이 침묵을 깨는 때가 연말연시(年末年始)와 전통 명절(名節) 때다. 이 시기에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이미 진행한 간 질환… 더보기

2027 한국대학 전형별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413 | 2026.03.03
2026년도 한국대학 입시가 마무리되어 새 학기가 시작하였고 이제 2027학년도 입시에 들어가게 된다.물론 3월초부터 순수외국인과 12년 전과정해외이수자를 대상으… 더보기

Biomed&Health Sci 개강 1주일차 체크리스트

댓글 0 | 조회 360 | 2026.02.27
지난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입학 후 개강 1주… 더보기

자녀의 공부, 어디까지 도와야 할까

댓글 0 | 조회 752 | 2026.02.26
자녀가 학교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부모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학업으로 향한다. 숙제와 성적, 앞으로의 진로까지 관심은 계속 이어진다. 이것은 부모라면 누구나 겪는… 더보기

외로움이 만드는 위험한 선택

댓글 0 | 조회 305 | 2026.02.25
— 고립, 멘탈헬스, 그리고 갬블링의 연결고리▲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외로움은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