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타살의 일상성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사회적 타살의 일상성

0 개 538 명사칼럼

현실 사회주의를 비판하려는 이들이 늘 집중 공격하는 것은 농업 집단화나 숙청 때와 같은 대규모 국가폭력이다. 물론 이 부분에서 스탈린주의를 변호할 수는 없다. 혁명적 열기가 식어가고 정치판이 보수화하는 가운데 초고속 공업화라는 어마어마한 과제를 안게 된 국가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총동원 체제를 구축한 것이고, 그 어떤 총동원 체제도 폭력 없이 가동될 수 없다. 물론 스탈린 사망 당시의 소련 총인구 대비 ‘수용소 군도’의 인구 비율(약 1%)은 오늘날 미국에서의 수인(囚人) 인구 비율(약 0.7%)보다 약간 높은 정도이긴 해도, 이것 역시 변명거리는 되지 못한다. 


자본주의적 야만을 근절하겠다는 체제가 결국 가장 야만적인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감옥을 하층민들의 ‘순치’와 노동착취를 위해 이용했다면, 사회주의적 간판과 이 체제의 본질이 서로 맞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 사회주의 나라들에서의 국가폭력을 이야기하자면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놓쳐선 안 된다. 북한과 같이 군사적 대립이 늘 첨예한 일부 경우만 제외하면, 대부분의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은 어느 정도 공업화에 성공한 뒤로는 민중의 불만을 인식하여 국가폭력의 남용을 자제했다. 


예컨대 소련의 경우 1987년 페레스트로이카 과정에서 일체 양심수들이 석방됐을 때 석방 대상자들은 2억7000만명 인구의 나라에서 약 280명에 불과했다. 즉, 소련은 몰락하기도 전에 대내적으로 반대자에 대한 물리적인 국가폭력의 사용을 최소화했다.


현실 사회주의의 국가폭력은 사회의 성숙과 함께 수그러들었지만, 자본주의 사회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덜 폭력적으로 되지 않는다. 전쟁이라는 형태의 대외적인 국가폭력은 여전한데, 오히려 그것에 대한 반대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체제를 뒤엎어버릴 것 같았던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의 베트남 침략 반대 시위와, 그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구미권에서의 오늘날 아프간 전쟁 반대 운동을 과연 비교라도 할 수 있을까? 



한국도 아프간에 파병한 나라 중 하나지만, 진보계 안에서조차도 침략 방조행위인 아프간 파병은 거의 관심 밖에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체제의 폭력성이란 꼭 국가의 적극적인 폭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의 직접적인 폭력보다도, 자본과 국가가 소극적으로 유기한 (또는 그 본질상 처음부터 다할 리도 없는) 사회적 책임은 더 많은 이들을 간접적으로 죽일 수 있다.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인간이란 잉여가치 수취의 도구에 불과하다. ‘쓸모 있는’ 도구라면 국가는 그 종전의 이데올로기를 고치면서까지 배려하는 척이라도 한다. 120만명의 국내 외국계 인구는 농촌인구의 재생산이나 중소기업들의 경제성 유지에 필수불가결하니까 2000년대 초에 ‘단일민족’과 같이 오랜 이념이 정부에서 용도폐기되고 적어도 형식상으로 ‘다문화주의’로 전환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쓸모없는 도구’가 돼버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 체제는 모든 책임을 다 유기할 뿐이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중에서는 이미 21명이 자살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질환으로 비명에 사망했지만, 과연 정부나 쌍용자동차 자본이 대책다운 대책을 세워본 적이라도 있었던가? 


나이가 40~50이 되고 ‘강성노조’ 이미지가 강해 취직전선에서 기피 대상 1호가 돼버린 늙고 병든 실직노동자들은 이 사회의 주류로부터 그 어떤 관심도 끌지 못한 채 그저 죽어가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노조에 가입되었던 노동자들의 죽음은 노동계 안에서라도 동감과 연대의식을 유발하지만, 어디에도 소속돼 있지 않은 ‘쓸모없는 도구’의 죽음은 아예 흔적도 없이 묻혀버리고 만다.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고이며 일본·미국의 4~5배 정도인데, 해마다 가난과 멸시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5000~6000명의 노인들에 대해서 이 사회가 약간이라도 신경 쓴 적이 있었던가?


스탈린주의 체제와도 비교될 수 없는 자본주의의 내재적 살인성은 민중의 위력적인 압력에 의해서만 어느 정도 제어될 수 있다. 계급의식과 조직성이 낮은 우리나라 민중들이 그러한 압력을 행사하지 못하기에 사람들이 계속 죽어가는 것이다.


<출처 : 한겨레신문>



ddef309e05e7897cd8c9dd8806f12e8e_1696975041_8092.png
 

■ 박 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한국학)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12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83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478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83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90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15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86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215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25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8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49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32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108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8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2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80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3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31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203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3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8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38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29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12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9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