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0 개 1,645 한일수

장마철이 계속되다 보니 대외활동이 제한되고 찾아 갈 곳도 또한 찾아 올 사람도 마땅치 않아 할 일 없이 집에만 있게 되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 요즈음이다. 그러다 보니 마음은 울적해지고 고향 생각에 잠겨 멜랑콜리한 기분에 사로잡히기 쉬운 계절에 처해 있는 우리들의 신세이기도하다.


1f0f6e11c5bd304275ebf3b107e946f9_1691547566_0851.jpg
 

원래 멜랑콜리(Melancholy)라는 말은 그리스 어인 멜랑(검다)와 콜레(담즙)의 합성어로 우울 또는 우울증의 뜻을 담고 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Hippocrates, BC 460-370년)는 인간이 정액이나 자궁의 체액에서 탄생하고 자라는 점을 근거로 4액체 설을 정리하였다. 사람의 몸은 차갑고 열이 있고 건조하고 습한 성질을 가진 4가지 체액(體液) 즉 피, 점액, 노란 담즙, 검은 담즙으로 이루어졌으며 이것이 균형을 이룰 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학설이다. 멜랑콜리는 이 중 검은 담즙 과잉으로 인한 질병으로 그 특징은 건조함과 차가움이다. 보통 서양의 문화적 전통에서는 검은 색은 상복(喪服)이 검은 색이듯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멜랑콜리(검은 담즙)는 자체가 부정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그러나 멜랑콜리가 철학이나 문학, 예술과 결부되어 ‘걸출한 인물은 모두 멜랑콜리이다’라는 사회적 인식이 퍼지기도 하였다.


지금 서울 마로니에 공원 맞은편엔 학림다방이 자리하고 있었고 1960년대 초 천상병, 유홍준, 김승옥, 김지하 등 작가들이 드나들었다. 그 때 자의식이 강한 영원한 자유인, 고독한 천재, 불꽃같은 초월 감성의 방랑자 전혜린이 한 쪽 창가에서 담배를 뿜고 있었던 기억을 되살리게 된다. 전혜린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혜린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항상 성적은 수석을 유지했고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에서 아버지의 권유로 자기 적성과는 거리가 먼 서울법대로 진학했다. 그러나 법대를 중퇴하고 그 당시 여자로서는 최초로 독일로 건너가 뮨헨대학 독문과를 졸업하고 돌아와 서울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를 하는 한편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 가운데’,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 등을 번역하는 일을 했다. 그녀의  수필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그녀가 31세의 나이로 자살한 이듬해에 간행됐다. ‘신은 그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상에 오래 머물게 하지 않고 있다’, ‘한 인간은 자신을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이 맞는다면 바로 전혜린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젊은이들이 한번 쯤 푹 빠지고 싶어 하는 멜랑콜리한 감성, 농밀한 우수, 압도적인 슬픔, 형이상학적인 고뇌를 품어내는 그녀의 글을 읽고 특히 사춘기의 소녀들은 정신을 잃었다. 그녀는 원피스에 검정 스웨터, 그리고  검정 머플러를 두른 채 서울 시내를 활보했다. 검정엔 고독과 죽음의 냄새가 드리워 있다. 


모든 괴짜가 천재인 건 아니지만 천재는 괴짜가 많다.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창작물을 남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며 개인의 인생은 불행하게 진행된 경우도 많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생활인으로서 사는 동안 행복을 추구하고 나름대로 가치를 발휘하며 삶을 영위할일이다. 그렇다면 멜랑콜리한 기분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장마철에 감성이 변화되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질환이 증가하는 것은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에 의해서이다.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조절되는데 밝으면 분비가 억제되고 어두우면 많이 분비되면서 몸 안의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몸의 활동주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장마철에는 낮을 밤으로 착각하게 되어 졸음을 유도하며 자신감 저하, 우울증, 불안과 권태감 등을 유발한다. 특히 여성은 잦은 호르몬의 변화 즉 월경, 출산, 갱년기 등으로 인해 몸의 평형 상태가 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성보다 더 우울증이 심하다.


날씨 탓만 하고 몸을 날씨에 맡겨버리면 뉴질랜드 같이 을씨년스럽고 우중충한 잿빛 하늘 아래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이하며 멜랑콜리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좀 더 긍정적으로 뉴질랜드 겨울을 대처해 나가면 어떨까? 지금 지구는 전 세계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폭염, 폭우와 홍수, 가뭄과 산불로 현대인은 한시도 편할 날이 없이 불안에 떨고 있다. 다행이 뉴질랜드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한 겨울 추위라고 해야 12도 안팎이고 한 여름 더위라야 28도 내외이다. 울적한 기분이 들더라도 같은 지구촌의 다른 나라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 겨울을 이겨나갈 일이다.



첫째, 햇빛을 찾아 나서자. 비가 하루 종일 오는 것도 아니고 간헐적으로 내리는 만큼 하늘이 열리면 바다나 들로 나가 마음껏 햇빛을 즐기자. 비가 개이면 모든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환기시켜 습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우중충한 날씨 일수록 밖에 나가 사람들과 접촉을 활발히 하고 행동  반경을 넓힌다. 날씨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실내 스포츠, 취미활동을 개발해 나간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수영이나 요가, 스트래칭, 댄스 같은 활동으로 무기력감도 날리고 몸도 관리하는 기회로 삼는다. 비즈니스도 남들이 위축되어 있을 때 좀 더 도전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성과가 올라 갈 수 있다. 


우울증과 같은 위험한 질환도 없다. 사람의 몸에는 우울증을 심화시켜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자살유전자’가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있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자살유전자가 정상인보다 2배 높으며 자살 충동을 느끼는 비율은 3배가 높다고 한다. 그러나 생활환경과 개인적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사회적 문화적 관습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우울증에 대처해 나갈 일이다.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35 | 6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292 | 7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0 | 8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84 | 8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3 | 8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07 | 8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4 | 8일전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28 | 8일전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69 | 8일전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59 | 9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19 | 9일전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21 | 9일전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05 | 9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3 | 9일전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18 | 9일전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37 | 9일전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0 | 9일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06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0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59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15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24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4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427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