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 리스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버킷 리스트

0 개 1,262 김지향

4월 9일은 아버지의 49재 날이다. 한국에 갈 수 없는 우리 가족은 그저 향 하나만 켜 각자 정성스레 절을 하면서 하직 인사를 했다. 


우리 가족의 우산이 되어주셨던 아버지가 가시고 나니, 한국에 가도 어디 한 곳 발붙일 곳이 없음을 실감한다. 그래도 한국에 갈 일은 생기기 마련이다. 9월 초에 한국에 가서 두 달 정도 있을 계획이다. 임플란트 시술을 시작해 놓았기에, 마저 시술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치과와 도서관 가까이에 방을 얻어 놓고 생활할 계획이다. 두 달 동안 한국 음식이나 실컷 먹으면서 읽고 싶은 책들을 읽으면서 지낼 계획이다. 내 버킷 리스트에 들어 있는 꿈이었는데, 몇 달 후면 그 꿈이 이뤄진다. 


생각과 말이 창조하는 현실에 대해 이미 많은 체험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일어나는 일에 순응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이 내 생각의 과정이며 결과이며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 어떤 일이건 다 감사로 다가온다.


4월 9일 부활절 날 오후에 B&B 손 두 분이 왔다. B&B는 남편의 비즈니스이기에 나는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만, 가끔은 손님들과 함께 담소를 누릴 때가 있다. 그날의 손님이 그러했다.


093fa97c66bd136226661f4e48561cb1_1682457265_9724.jpg
 

내 나이 또래의 두 여인이 거실에 들어왔다. 소파에 누워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있었던 나는 벌떡 일어나 그들과 인사를 나눴다. 내 또래의 여인 두 사람이었는데, 보는 순간 친근함을 느꼈다. 그 여인들 또한 내가 편안하고 좋았나 보다. 


마침 친구가 집에서 키우는 피조아를 잔뜩 가지고 우리 집을 왔다 간 뒤였기에, 식탁 위에는 다과상이 곱게 차려져 있는 상태였다. 피조아도 큰 접시에 잔뜩 담겨 있었는데, 한 여인이 나만큼이나 피조아를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반가웠다.


졸지에 그녀들은 초대 받은 손님들이 되어 아름다운 티 포트에 내린 고급티를 예쁜 찻잔에 부어 마시는 호사를 누렸다. 나 역시 새로운 세계의 여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두 여인은 예수님이 부활하여 보낸 선물과도 같았다.


캔터베리에 살고 있다고 했다. 북섬 북쪽 끝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산악지대를 여행하는 도중에 하룻밤 묵으러 우리 집에 온 것이다. 산악자전거 여행을 하는 아름다운 영혼들의 방문에 나는 환호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093fa97c66bd136226661f4e48561cb1_1682457312_4699.jpg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처럼 생각도 건강하고 아름다웠다. 나의 짧은 영어도 그냥 다 알아들었다. 열린 마음으로 뭔들 못 알아듣겠는가?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흔들리는 나뭇잎들의 합창 소리를 들으면서 달려온 여인들 아니던가!


최소한 필요한 짐만을 자전거에 싣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헬멧과 뜨거운 태양을 가릴 수 있는 선글라스를 끼고 달리는 그녀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공중으로 붕붕 뜨고 있었다.


떠나기 전에 키가 크고 마른 여인이 자신의 여행 다이어리를 보여 주었다. 매일 정성스럽게 그린, 수채화 물감으로 색을 덧칠한 펜화는 수준급 이상이었다. 그녀의 그림과 함께 간단히 그날의 여정을 쓴 다이어리는 그녀의 영혼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093fa97c66bd136226661f4e48561cb1_1682457354_7002.jpg
 

내가 좋아하는 색감과 정서에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스치고 지나갈 사람이지만, 나에게 얼마나 큰 꿈과 희망을 전해주었는지 모른다.


몇 년 전에 왼쪽 무릎 바로 위를 양이 들이받아서 다리 관절 바로 윗부분 뼈가 부러지는 큰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1년 동안 왼쪽 다리의 굵기가 오른쪽 다리 굵기의 반밖에 안됐었다고 한다.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 재활을 하고 열심히 운동을 하여 지금은 두 다리의 굵기가 똑같아졌으며 생활하고 걷는데 전혀 지장 없을 정도로 건강해졌다고 한다. 인간 승리가 따로 없었다.  


허리가 유난히 약한 우리 자매들이 생각이 났다. 둘째 언니는 젊어서 허리 디스크로 다리를 잘름잘름 절기도 했었다. 그때부터 운동을 열심히 한 언니는 지금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지낸다. 


젊었을 때, B형 간염에 감염이 되어 항체가 생기지 않아 평생 간염 보균자로 살다 보니, 간경화증을 거쳐 간암 초기까지 진행이 되었지만, 평소 열심히 운동한 보람이 있어 간단한 시술과 더불어 지금 정상인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팔 굽혀 펴기를 웬만한 남자들보다 더 잘하니, 화가로서의 자질이 충분하고도 남았다. 평소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그 어떤 병마가 찾아와도 이겨낼 힘이 있다는 걸 언니와 그녀가 나에게 보여주고 있다.


운동이 살 길이라고 운동으로 폐암을 이겨 낸 분이 강연을 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운동하기 싫어하는 나는 108배로 심신을 다지려 했었으나, 이번에 한국에 가는 바람에 중도하차를 해버렸다. 꾸준히 운동을 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 거 같다.


나는 이제껏 내 버킷리스트를 머릿속에만 저장하고 글로 적어본 적이 없다. 오늘부터 버킷리스트를 생각이 날 때마다 적어야겠다. 될 수 있으면 많이 적고 그 모든 버킷리스트를 매일 들여다봐야겠다.


과연 내 버킷리스트는 몇 개나 될까?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을 거 같다. 언제든 생각이 날 때마다 첨가를 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하나 지워나가는 즐거움에 빠지리라. 어제 생각한 것이 오늘 이뤄지는 것들도 많다. 요즘엔 특히 더 그러하다.


예전부터 매일 내 생각이 그대로 이뤄지고 있었지만, 그걸 눈치 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버린 것들이 많을 것이다. 눈 뜨고 걸었지만, 잠자면서 걸은 것과 같았다. 요즘 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내게 일어난 일들이 모두 다 내 생각의 결과라는 걸 알 수 있다.


알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알아차려진다. 몸의 근육은 시원찮아도 마음의 근육은 많이 단련이 된 거 같다. 앞으로 마음의 근육만큼 몸의 근육도 단단해지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는 걸 즐겨야 하겠다. 


될 수 있으면 밖으로 나가자.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자. 


한국에 있을 때, 뉴질랜드 한글학교 협의회 회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번 한글학교 말하기 대회를 파미에서 한다고 하면서 심사의원이 되어달라고 했다. 흔쾌히 승낙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다 가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오클랜드에서 일차적으로 만나서 담소를 나누었는데, 우리가 같은 장소에 함께 간 적도 있었고, 생각보다 인연이 깊은 사이였다. 말하기 대회 때 만날 반가운 얼굴들도 많다. 그들 모두와 만나 회포를 풀 생각을 하니, 그 또한 즐거움을 더해 준다. 


이 글이 칼럼으로 나갔을 땐, 이미 말하기 대회는 끝이 났을 것이다. 그리고 내 버킷 리스트 중 몇 개도 지워져 있을 것이다. 다 이룬 포만감과 함께.


093fa97c66bd136226661f4e48561cb1_1682457458_5733.jpg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218 | 6시간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31 | 2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59 | 2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14 | 4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33 | 8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12 | 9일전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04 | 9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02 | 9일전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0 | 9일전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488 | 9일전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05 | 9일전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26 | 10일전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67 | 10일전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397 | 10일전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196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35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17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45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27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07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694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8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77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8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