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환골탈태

0 개 948 김지향

석 달이 다 되어가는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갑자기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전갈을 시작으로 예정에도 없었던 여행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아버지는 내 동생과 내가 한국에 도착한 이후 3주 이상을 더 버티시다 돌아가셨다.


0566c81c3bf30c0c985e55391d3537b1_1681160415_616.jpg
 

  아버지께서는 사시는 동안 당신의 소명을 다 하셨고, 마지막 가시는 순간까지 자식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으시면서 떠나셨다. 7년 만에 먼저 떠난 부인을 만나러 가는 길이니 가시는 걸음걸이가 가벼웠을 거 같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코리아포스트에서 화환을 보내왔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던 일이었지만, 그 덕분에 내 위신이 가족들과 친지들에게 조금은 더 섰다. 가시는 아버지의 발걸음도 내 마음만큼 더 가벼우셨을 것이다. 코리아포스트에 감사하다.


  한국에 온 덕분에 나는 인플란트를 할 엄두를 내었으며, 그러다 보니 뉴질랜드로의 귀국 일정이 3주 정도 더 늦춰졌다. 그동안 네 자매들이 함께 할 시간이 늘어났으며, 나는 한국음식 탐방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한국 음식이 이렇게 많을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한국에서 지내는 70일 동안 거의 매일 다른 음식점에서 다른 종류의 요리를 먹었으니, 내 입이 누린 호사는 말로 다 표현하기 힘이 든다. 


  입만 호사를 누린 것이 아니다. 눈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 타워 31층 SKY31 푸드에비뉴에서 본 서울 야경과 판교 현대백화점 영화관에서 관람한 3D ‘아바타’, 판교 밤거리는 내 눈을 휘둥그레지게 했다.


  조그만 도시 파미를 벗어나면 푸른 동산과 초원들, 그 안에서 풀을 뜯어 먹고 있는 소들과 양떼들을 보는 게 일상이었는데, 갑자기 나는 다른 세상에 와서 넋을 놓고 있었다. 내가 파미에서 초야에 묻혀 사는 동안 한국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왔던 것이다.


  한국이 10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게 실감이 갔다. 물론 물질적인 면으로만 그렇고, 빈부의 격차는 예전보다 더 심해져서 문제점이 많은 건 사실이나, 그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발전을 한 것을 보면 유태인들이 한국인들을 연구한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


  어쨌거나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 여러모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하루하루가 배움의 시간이었고, 나 나름대로의 통찰의 시간이었다. 아버지의 삶을 돌이켜 보면서 부끄럽지 않은 자식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10주의 한국생활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갔고, 영종도 공항에서 제부와 조카의 배웅을 받으며 뉴질랜드로 향했다. 불편한 기내를 벗어나 오클랜드 공항으로 오니,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오클랜드에 돌아와서 2주를 넘게 지내다 파미로 왔으니, 석 달 만에 집에 돌아온 것이다. 내가 없는 동안 집은 완전 환골탈태를 했다. 외장 벽 페인트칠을 하여 새집이 되어 버린 우리 집.


  실내 역시 환해져 있었다. 거실과 부엌 겸용인 공간의 천장이 깨끗하게 칠해져 있었으며, 세 개의 화장실이 온전한 수리와 더불어 새롭게 칠해져 있었다. 이로서 우리 집이 새 집처럼 변해버린 것이다.


  나 역시 긴 여행을 하는 동안 새로운 에너지로 완전 탈바꿈을 했는데, 집마저도 나처럼 새롭게 변신을 한 것이다. 내가 바뀐 것을 알려면 내 주위를 보면 안다는 말이 있다. 내 주위를 돌아보니, 많은 것들이 뒤바뀌어 있었다.


  이런 날이 올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고, 준비해오고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한꺼번에 모든 것들이 해결을 하는 것을 보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앞으로 나는 그저 오늘 하루만 생각하면서 살 것이다. 과거는 오늘 하루를 위한 거름이었고, 미래는 오늘 하루를 통해 이미 정해져 있으니, 두려울 것이 하나도 없다. 그저 눈을 뜰 때, 오늘 나에게 다가올 일들에 대한 기대와 감사로 시작하면 된다.


  사실,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 어제도 오늘이었고 내일도 오늘일 것이다. 이렇게 늘 오늘이니, 오늘처럼 기대되고 즐겁고 감사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아버지께서 임종하시기 전에 내가 아버지께 해드렸던 말이 기억이 난다.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사시는 동안 아버지의 소임을 다하셨어요.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캐나다에 있는 막내가 아직 어렵게 살고 있지만,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떠나세요.

  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애도 제 나이가 되면 저처럼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될 거예요.

  저의 10년 전을 기억하시죠?

  지금 그 애가 저보다 10년 어리니, 지금의 저를 보시면서 그 애의 미래를 상상하세요.

  그러니, 이제 고생 그만하시고 편히 눈 감으셔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버지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내가 아버지께 효도하는 마지막 말이었다. 낼 모래면 4월 9일. 아버지의 49제 날이다. 먼 이국에 있어 한국의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파미에 사는 우리들끼리라도 간단히 아버지의 새 출발을 축복해드릴 것이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15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85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483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87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90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17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86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217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26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8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52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32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108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8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2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81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3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31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203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3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9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39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30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12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9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