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와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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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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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59분 59초는 12시 1초전이다. 시침과 분침, 초침이 있는 아날로그 시계는 시침과 분침이 거의 12에 있다. 누가 봐도 12시다. 그런데 디지털 시계의 시간은 여전히 11시를 표시하고 있다. 12시가 다 되었다고 느끼기는 쉽지 않다. 이것이 아날로그(연속)와 디지털(이산)의 차이다. 인간이 눈으로 본 것은 1/16초 정도 눈에 남는다고 한다. 이를 잔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1초에 16장 정도의 사진을 이어서 보면 끊어지지 않은 동영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초당 8장 정도를 보여준다면 분명 연속된 움직임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초당 30장 정도를 보여준다면 틀림없는 연속으로 보일 것이다. 사진 한 장 한 장은 이산이지 연속은 아니다. 


우리는 모자이크 그림을 잘 안다. 질감이 있고 정교하지 못하다. 그림이나 글자를 이루는 점(화소, 픽셀)들이 많지 않으면 그 글자를 확대해 볼 때 모자이크처럼 보인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작은 한 부분을 확대해서 볼 때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면 화소가 많지 않아서 그렇다. 그 화소가 화질을 결정하는데 디지털인 경우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미분과 적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려워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트럼펫이나 색소폰의 나팔은 보기 좋은 곡선으로 되어 있다. 확성기의 나팔도 그렇다. 아마 소리를 모아 울려 퍼지게 하려는 것일 게다. 만약 그 나팔의 목을 잘라 밑을 막고 물을 담는다고 치면 얼마나 담을 수 있을까? 부피를 묻는 것이다. 계산하기가 막막할 것이다. 무를 통째로 자르듯이 나팔을 눕혀 놓고 잘라보면 무수히 많은 작은 원판들이 나올 것이다. 이 작은 원판의 넓이(반지름 제곱 곱하기 3.14)를 구하고 이것들의 넓이를 합치면 부피가 되는 것이다. 원판 하나 하나는 미분이고 이산이며, 디지털이다. 이들을 합친 나팔의 부피는 적분이고 연속이며 아날로그인 것이다. 나팔의 부피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잘게 쪼갠 원판의 넓이를 구하는 것은 쉽고 이것들을 합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나팔을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내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수치 차이는 무시할 정도이고 결국에 같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문제를 푼다. 디지털로 아날로그를 돕는 것이다. 나팔을 원판들로 나누고(미분), 그 원판들을 합하여(적분) 나팔의 부피를 구하는 것이 미적분이며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에 응용하고 있다.


이 개념을 적용하면 아날로그인 소리를 디지털로 저장가능하다. 소리를 저장해 보자. 간편하게 1초 동안 울린 소리(아날로그)를 그래프로 표시하고 이를 약 30개(1/30초)의 구간으로 나누어 막대그래프를 그리고 그걸 수치화하여 저장하면 디지털 저장이 되는 것이다. 약 30개의 디지털 정보로 1초 동안의 아날로그 소리를 저장하는 것이다. 300개나 3,000개로 나누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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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을 설명할 때 2진수라는 말을 쓴다. 2진수는 영어로 binary digit 이다. 이것을 줄이면 bit가 된다. 작다는 뜻의 bit라는 단어가 있기는 하다. 이 bit는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데이터의 단위를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분자 같은 것이다. 교실에 의자를 두어 분단을 만든다. 의자(자리)에는 학생이 앉거나 비어 있다. 전등에 불이 켜져 있거나 꺼져있는 2가지 조건만 있는 것으로 2진수의 개념을 설명한다. 2진수 3자리로 연속하여 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ooo, oox, oxo, oxx, xoo, xox, xxo, xxx의 8가지이다. 여기서 x를 1로 바꾸면 000, 001, 010, 011, 100, 101, 110, 111이 될 것이다. 이것은 2진수다. 이것을 처음부터 10진수와 대응시키면 000(0), 001(1), 010(2), 011(3), 100(4), 101(5), 110(6), 111(7)이 된다. 8을 표시하려면 1000(8)이 되어야 할 것이다. 2진수 1111은 십진수의 15가 될 것이다. 


컴퓨터에 글자를 표현하고 기억시키려면 자모 수만큼이나 많은 2진수의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는 숫자를 10진수로 표시하니 숫자 10개, 특수 기호 20여개, 알파벳 대소문자 50여개 등, 거의 100개는 필요하다. 그러려면 2진수 6자리(64개)로는 안 되어 적어도 7자리(128개)가 필요하다. 그런데 영어 말고 한국어를 표현할 경우도 있으니 한자리 더 보태서 8자리(8bit)로 저장단위를 정하여 이를 하나의 byte라고 한다. 1 byte는 글자나 숫자, 기호 하나를 표시하게 된다. 바로 교실의 분단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특정한 2진수 여러 자리로 글자나 숫자, 특수문자를 할당시킨 것을 코드(code)라고 한다. 한 예로 65의 값인 2진수 1000001로 된 7자리 코드는 A자를 나타낸다.


영어로 저장의 단위는 1,000배로 표시하니 1,000 byte(B)를 1Kilo byte(KB), 1백만 byte를 1Mega byte(MB)로 표시한다. 그보다 1,000배 많은 단위(10억)가 Giga byte 이며 지금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의 단위로 많이 쓰이고 있다. 그만큼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보다 1,000배 많은 1,000GB는 1 tera byte(TB)이다. 메모리 장치는 이제 TB 크기로 판매하고 있다. 놀랍다. 워드로 A4 한 장 정도의 글은 많아야 100K byte 정도이다.


우리 인간은 아날로그의 세상에 산다. 꿈을 꾸지만 3차원 세계에 산다. 그러면서 디지털을 이용한다. 나는 그것을 아다다(ADADA)라고 설명한다. 이어령 선생은 디지로그(디지털 + 아날로그)라고 불렀다. ‘ADADA’는 A자가 처음과 끝에 있다. 우리 인간이 말하는 것은 아날로그(A)다. 그걸 휴대폰이 듣고 디지털(D)로 바꾼다. 그리고는 통신선에서 디지털로 전송하면 저쪽의 휴대폰은 디지털로 받는다. 끝으로 스피커에서 아날로그(A)로 바꾸어 우리 귀로 들을 수 있게 해 준다. 이것이 아다다 아니겠는가?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아날로그)를 빛으로 받아 사진기는 디지털로 저장하고 화면에 아날로그로 보여준다. 


디지털은 전자장치가 만들고 저장하고 관리해서 쓸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니 정보기술을 잘 이용하고 좋은 일에 쓰면 좋겠다. 도서관의 수많은 책이 손톱보다 작은 디지털 메모리에 저장되고 LP판이나 앨범 없이도 수천만장의 사진, 동영상을 관리하지 않는가? 모든 것을 맡아 일하고 저장해주는 디지털 세상을 사이버 공간이라 한다. 우리가 꿈꾸고 상상하는 아날로그 세상만큼이나 사이버 공간이 크다. 아니 더 클지도 모른다.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이 있다. 디지털로 된 알라딘의 램프도 모르면 부려먹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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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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