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은 정말 추웠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그해 겨울은 정말 추웠지

1 2,634 왕하지


내가 설계실 기사로 있을 때 신입직원이 들어왔는데 입사하자마자 직책이 대리였다. 경력자도 아니고 실력자도 아닌데 오자마자 대리라니 기가 찼다. 들리는 얘기로는 고위층의 자제라고 하였다. 우리 회사는 주로 정부공사를 하다 보니 그럴 수 있다고 이해가 되긴 하였다. 별로 하는 일이 없는 최대리는 직원들과 자주 어울렸는데 어느 날 나에게도 술 한 잔 하러 가자고 하여 따라가 보니 정말 가관이었다.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콜택시를 잡아타고 고급레스토랑에 가서 최대리는 양주를 시켰고 직원들은 최대리님, 최대리님 부르면서 아양을 떨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 비싼 술값을 가위 바위 보를 하여 진 사람이 내는 것이었다. 나는 최대리가 사는 줄 알고 왔다며 가위 바위 보를 사양한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술값을 내고 온 윤기사에게 내가 물었다.
 
“너 미쳤냐? 술값을 왜 네가 내, 우릴 여기 데려온 최대리님께서 내야지, 너 오늘 술값으로 한 달 생활비 날렸네,”
 
자존심 때문인지 아니면 최대리와 친해지고 싶어서인지 가난한 직원들은 돈을 팍팍 쓰고 다녔다. 최대리는 월급이 용돈도 안 된다고 떠벌리고 다니던 터였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최대리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영 떫었다. 실력도 없는데다 나이도 비슷한데 말이야... 다음날 회사에 출근하여 바로 총무과로 가서 명함을 새로 만들어 달라고 하였더니 사장님 결재가 없어서 안 된다고 하였다. 할 수 없이 내가 인쇄소를 직접 찾아가 명함을 만들어 와서 직원들한테 한 장씩 돌렸더니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 대리로 승진했어? 그런 말 못 들었는데...?”

“야, 가짜 대리도 있냐? 아 참, 사장님께도 한 장 드려야지,”

사장실에 들어가 명함을 한 장 드렸더니 사장님은 아무 말씀이 없어 나도 굳이 따지지 않고 월급은 안 올려줘도 된다는 말만 하고 그냥 나왔다. 그 날부터 나는 최대리님을“야, 최대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어느 날, 별로 바쁜 일이 없어 좀 늦게 출근을 해보니 우리 회사 건물에 먼지가 자욱하였다. 설계실에 가보니 엉망이었고 직원들도 없었다. 잠시 후 직원들이 나타났는데 온몸에 뽀얀 먼지를 뒤집어 쓰고 모두 질통을 짊어지고 있었다.

“아니 너희들 지금 뭐하는 거야? 노가다하고 있어?”

팔뚝에 연신 물파스를 발라대던 윤기사가 말했다.

“김대리도 얼른 와서 질통 져, 지금 짤리면 어디 갈 곳도 없어,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단 말이야, 얼른 와~”

“난... 노가다 못해.”

나는 의자에 앉아 신문을 펴 들었다. 상황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노가다까지 하면서 버티고 싶지 않았다. 1026후 1212사태까지 일어나 미적거렸던 정부공사는 물론이고 한 참 진행 중이던 공사까지 모두 중단되었으며 직원들은 할 일이 없어진 것이었다. 사장님은 사무실을 맨 위층으로 옮기고 나머지 층들은 임대를 주기 위해 보수공사를 하면서 노가다를 시킨 것이다.
 
내가 신문을 보고 있을 때 사장님이 들어오셨다.

“김대리는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지금 신문보고 있는 겁니다.”

“신문을 봐? 지금 상황이 어떤 줄이나 알아? 빨리 가서 질통 짊어져~”

“저 질통 짊어지려고 이 회사에 온 거 아닙니다.~”

무척 화가 나신 사장님은 고함을 지르며 나를 사장실로 들어 오라 했고 나도 화가 나서 고함을 지르며 따라갔다. 나는 사장님께 사표를 냈고 사장님은 한동안 말이 없다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쯧쯔, 저 꼬락서니들을 좀 봐라. 설계하는 놈들이 질통 짊어진 꼬락서니를... 김대리같은 사람은 회사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회사가 얼마나 어려웠던지 총무부장은 내 월급을 모두 어음으로 계산해 주었는데 다음 달 결제가 되었고 그 후 회사는 부도가 났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내가 좀 작은 회사의 실장으로 근무를 하고 있을 때 윤기사에게 전화가 왔다.

“김대리 돈 있으면 좀 꿔줘, 몇 달치 월급으로 받은 어음이 몽땅 부도가 났어, 질통 짊어지고 개고생 했는데 제길, 쌀도 떨어지고 연탄도 떨어지고, 아이고 얼어 죽겠어~”
빵과장미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670 | 3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195 | 3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153 | 3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368 | 4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482 | 4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16 | 4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39 | 4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32 | 5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3 | 5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0 | 5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096 | 5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18 | 5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4 | 5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89 | 8일전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6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56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39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91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62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68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0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15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13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6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3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