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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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질병이다

0 개 1,688 박명윤

“나 살쪘지?” 아내가 걱정하며 체중계 위로 올라간다. 저울의 숫자에 충격을 받은 아내는 싫다는 남편을 데리고 운동을 나간다. 그리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안 빠졌으면 또 나간다”는 말과 함께 체중이 줄었는지 다시 확인한다. 이 예기를 들은 남편은 깜짝 놀라며 체중계에 올라선 아내를 향해 급히 발을 뻗어 발가락으로 체중계 옆에 달려 있는 바늘 수동 조절기를 빠르게 움직인다. 아내는 확 줄어든 몸무게에 기뻐하며 남편을 부둥켜안는다.


위는 대한비만학회(大韓肥滿學會),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한국경제신문사가 비만이 사회적 질병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공동 주최한 ‘가족의 비만’을 다룬 제3회 비만 25초 영화제(25 Seconds Film Festival)에서 일반부 공동대상을 수상한 최은두 감독의 ‘제로 투 마이너스(Zero to Minus)’의 에피소드(episode) 내용이다. 이번 영화제에선 이례적으로 일반부에서 이건우•이미소 감독의 ‘지켜야만 한다’도 대상을 차지했다. 청소년 부문 최우수상은 배예진 감독의 ‘반복’이 수상했다.


지난 9월 16일부터 10월 14일까지 진행한 공모에는 일반부 부문 94편, 청소년 부문 22편 등 모두 116편의 작품이 출품됐고 이 중 13편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부부, 형제, 부모와 자식 등 가족과 함께하는 유쾌한 비만 탈출기를 담은 작품이 많았으며, 재미와 메시지를 모두 잡아 호평을 받았다. 수상자들에겐 총 30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996년 비만(肥滿)을 ‘장기(長期)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자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코로나 사태로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늘면서 운동부족, 배달음식 야식(夜食) 등으로 인하여 ‘확찐자’가 늘었다. 대한비만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몸무게가 3kg 이상 늘었다고 답했다. 비만은 코로나19 감염의 위험 인자로 지목되고 있다.


비만은 아시아-태평양 지역(Asia-Pacific Region) 기준에 따라 체질량지수(體質量指數, BMI) 25kg/㎡ 이상으로 정의하며, 대한비만학회의 권고에 따라 BMI(body mass index) 25-29.9kg/㎡은 1단계 비만, 30-34.9kg/㎡은 2단계 비만, 35kg/㎡은 3단계 비만으로 정의한다. 정상은 18.5-22.9kg/㎡이며, 23-24.9kg/㎡은 과체중(過體重), 18.5 미만은 저체중(低體重)이다. 복부(腹部)비만은 남자 90cm 이상, 여자는 85cm이상을 말한다.


대한비만학회의 2019 비만 팩트 시트(Obesity Fact Sheet)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9-2018) 한국인 비만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남자에서 두드러졌고 특히 20대와 30대 및 80대 이상에서 크게 증가하였다. 2018년 전체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5.7%였으며, 남자 45.4%, 여자 26.5%였다. 복부비만 유병률은 23.8%(남자 28.1%, 여자 18.2%)였다.


2018년 청년(20-39세 성인) 비만 유병률은 36.8%(남자 48.5%, 여자 17.8%) 였으며, 전체 청년의 28.3%가 1단계 비만, 6.9%가 2단계 비만, 1.6%가 3단계 비만이었다. 청년 복부비만 유병률은 21.3%(남자 28.2%, 여자 10.3%)로 나타났다.


청년의 경우, 당뇨병의 발생위험은 2.4배(과체중), 6.5배(1단계 비만), 20.8배(2단계 비만), 43.4배(3단계 비만)로 증가하였으며, 고혈압 발생위험은 1.6배, 2.8배, 5.7배, 9.1배 증가하였다. 심근경색의 발생위험은 1.2배, 1.6배, 2.7배, 4배, 그리고 뇌졸중 발생위험은 1.2배, 1.6배, 2.7배, 4.4배 증가하였다. 복부비만이 없는 청년에 비해 복부비만이 있는 경우 당뇨병과 고혈압의 발생위험은 5.3배와 2.6배로 증가하였고,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발생 위험은 1.8배와 1.7배 높았다.


즉, 비만을 방치하면 당뇨(제2형 당뇨병, 공복혈당 126 mg/㎗ 이상), 고혈압(혈압 140/90 mmHg 이상), 심혈관질환 등을 동반할 수 있는 질병이다. 비만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전문적인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2010년 보건복지부와 대한비만학회(Korean Society for the Study of Obesity)는 비만 예방을 위한 인식 제고와 교육 및 홍보를 위해 10월 11일을 ‘비만예방의 날’로 제정했다. 2015년부터 전 세계 50개 지역의 비만 관련 단체가 세계비만연맹(World Obesity Federation)을 구성, 10월 11일을 세계 비만의 날(World Obesity Day)로 지정해 비만의 예방, 감소, 치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공동으로 펼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회장: 강재헌 성균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예방 및 치료와 관련된 학술적인 연구뿐 아니라 의료진, 운동전문가, 영양전문가 등이 중심이 된 비만 교육자를 양성하여 아동, 청소년 비만뿐 아니라 성인 비만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비만은 그 자체로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지만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암 등 각종 심각한 질병의 원인질환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릴 적 살은 다 키로 간다’ 흔히 부모들이 아이가 밥을 잘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며, 소아(小兒)비만은 성인(成人)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크고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아비만이란 보통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의 연령대에서 체중이 신장별 표준체중보다 2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 5명 중 1명이 과체중(過體重)이거나 비만(肥滿)이라는 통계가 있다. 소아•청소년기의 비만은 최대 80%까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 또한 각종 만성 생활습관병을 유발할 뿐 아니라 자아 존중감 하락과 그로 인한 학업성취도 저하, 심지어 우울증까지도 초래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비만이란 단순한 체중의 증가가 아니라, 체내에 지방조직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나타나는 과체중이나 이로 인한 대사장애를 동반하는 질환이다. 에너지 소비량에 비해 영양소를 과다 섭취할 경우 쓰다 남은 에너지는 지방(체지방)으로 바뀌어 피부 아래(피하지방)나 내장(내장지방)에 축적된다. 비만은 대개 과도한 열량 섭취, 운동 부족,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을 발생 요인으로 추정하며, 이러한 요인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여 비만이 발생한다.


아이들의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요인으로 부모의 행동, 환경적 요인, 아동 스스로의 행동 등을 꼽는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장하면서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가 모두 증가하며, 70% 이상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 소아기에 비만이 시작된 사람은 비만의 정도와 합병증도 중요하다. 이른 나이에 동맥경화증에 의한 관상동맥 질환, 뇌혈관 질환과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이 발병한다는 면에서 심각성이 더 크다.


국내외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소득수준의 양극화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가정을 양산하고, 이로 인해 영양 부족이 아닌 과잉으로 인한 비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즉 경제력 약화는 건강한 식사와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감소시킨다. 즉 저소득 가정에서는 짜고 달고 기름진 가공식품이아 패스트푸드 등에 의한 자녀의 고열량(高熱量) 저영양(低營養) 식사가 불가피하게 일어난다.


체중조절을 위한 식습관은 성인보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더욱 복잡하다. 이 시기의 체중조절은 체내지방량은 감소시키는 반면 근육조직의 성장발달이 계속될 수 있도록 충분한 칼로리와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끼니를 걸러서는 안 되며, 균형잡힌 식단으로 대체로 탄수화물 50%, 단백질 20%, 지방 30%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잡곡밥, 과일, 채소 등 지방이 적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도록 한다. 피자, 치킨, 케이크 등 달고 기름진 음식과 탄산음료, 주스 등은 섭취를 자제한다. 아침은 굶지 않고 저녁 늦게 음식을 먹지 않으며, 천천히 씹고 먹어 포만감(飽滿感)을 느끼도록 한다.


운동도 매우 중요하며, 소아청소년에게 적합한 운동으로 자전거 타기, 속보(速步), 계단 오르기 등이 있다. 혼자 하는 운동보다 친구, 가족들과 함께 꾸준히 해야 하며, 운동을 시작 후 15-20분이 지나야 체지방이 에너지로 사용되기 때문에 하루 1시간 정도하면 좋다. 다만 고도비만인 경우에는 수영 등 체중 부하가 적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유산소운동이 좋다.


미국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자녀를 둔 부모 10명 중 7명은 ‘우리 아이는 정상’이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대한비만학회는 ‘아동•청소년 비만 예방을 위한 다섯 가지 생활 수칙’을 발표했다. ‘부모가 바뀌어야 아이들이 바뀐다’를 강조한 5가지 생활수칙(High-Five)는 다음과 같다.



▲ 적정체중, 알고 있나요? 아이의 성장 과정에 따른 적정 체중을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비만예방의 첫 걸음은 키와 성장 곡선에 따른 ‘적정체중’ 알기에서 시작합니다.


▲ 걷는 즐거움, 알고 있나요? 생활 속 운동 실천의 첫 걸음, 바로 걷기입니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보다는 움직임으로써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아이와 함께 찾아주세요.


▲ 건강한 식사, 같이 하고 있나요? 낮에 받은 스트레스, 매운 야식으로 풀고 계신가요? 바쁘다고 패스트푸드, 외식만 하시진 않나요? 부모의 식습관은 그대로 아이가 배웁니다. 조금만 신경 써서 챙겨먹는 식사, 아이와 함께 해주세요.


▲ 충분한 수면, 지키고 있나요? 수면시간 부족은 비만의 위험요소입니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시간을 확대해 주세요. 일주일의 피로, 주말에 몰아서 자는 잠으로 풀기 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걸어보세요.


▲ 가족과의 시간, 지키고 있나요? 집에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도 아이가 아닌 전자기기만 보고 있나요? 부모와 아이의 TV•인터넷•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비만 발생과 비례합니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경우 체중감소율(3kg 이상)은 16.3%로 운동요법만 하는 경우 체중감소율(12.9%) 보다 높았다. 이에 비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비만 환자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관심과 응원이 매우 중요하다. 비만은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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