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카타네 쏜톤비치(thornton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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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카타네 쏜톤비치(thornton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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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랑아를 지나 화카타네로 이어지는 평탄한 2번 도로는 바다와 인접하며 이어져 있다.

 

외줄기 철로는 길을 시샘하듯 도로와 팽팽한 선을 그으며 지나가고 있다.

 

남태평양 망망대해는 큰 함성을 몰아쉬며 지나치는 철마를 목청껏 소리쳐 부르는데

단정치 못하게 도시의 후미진 빈 창고 벽에 새겨진 낙서처럼, 세상 글자를 울긋불긋 붙인 화물열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쳐 지나친다.

 

파도마저 외면하고 지나치던 열차가 건널목에 놀라 고래고래 여행자의 혼을 빼는

기적을 행사하는데

자연이 다듬은 큰 괴 목은 백사장 어귀에 얹혀 비상하려는 갈매기의 발톱을

부드럽게 얹어주고 있다.

 

세월이 쌓은 모래 언덕엔 하얀 캠퍼밴이 햇살에 빛나고

여행자는 감당할 수 없는 햇빛에 눈이 부신 듯 날 선 손을 이마에 대고 끝없는

대양을 주시하고 있다.

 

무엇을 살피는 것일까?

함축된 인생의 길목이 존재한다고 믿는 이곳에서 슬픈 과거를 찰나적으로

낚아채려는 습관일까?

경험 많은 여행자의 단출하게 걸친 옷가지가 나신의 형태를 그대로 드러내며

차마고도의 돌무덤에 걸친 깃발처럼 해풍에 펄럭이고 있다.

 

수평선이 인접한 곳엔 뭉게구름이 그윽하고

사정없이 철썩이는 파도는 몰아세운다.

 

단순하게 지나친 도로의 서쪽은 온통 초지인데,

거대한 바다의 구경거리로 인하여 시선을 주지 못한 양들에겐 못내 미안한 마음이다.

 

베이오브플랜티에서 꾀 큰도시인 와카타네(whakatane)인근에 거의 다다랐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캠프장이 있다는 흔적을 스치면서 보았다.

  

속도를 줄이니 쏜톤비치(thornton beach)라는 이정표가 보이고,

좌측으로 캠프장 입구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길을 따라 들어가니 끝없이 펼쳐진 베이오브 플랜티 백사장 한편, 강이 끝나는 곳에

늙은 소나무가 있고 널찍한 캠프장이 보였다.

 

작은 강과 대양이 만나는 어귀를 살피던 중 어딘가 에서 유황냄새가 풍겨 바다 쪽을 살펴보니 아주 멀리 작은 섬이 보이고 그 섬에서 하얀 연기가 그 옛날 고향집 굴뚝, 저녁연기 처럼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었다.

 

화이트 섬이다.

 

뉴질랜드에는 2개의 활화산이 있는데 루아페후 산과 화이트 섬이 활화산이다.

언제라도 화산이 폭발할 수 있다는 곳이지만, 지금도 가끔 화산 분출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몇 년 전에 화이트 섬에서 활화산이 폭발하여 대서특필된 적이 있었는데

무려 22명의 관광객이 사망한적이 있었던 세계적으로 큰 사건이었다.

 

그런 엄청난 큰 사건도 주위의 경관에 눌려 한갓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지 

파도는 연이어 백사장 위를 몰아치고 있다.

 

좌측엔 여기저기 지어진 방갈로와 잘 꾸며진 소형 주택들로 이루어진 홀리데이 파크(hollyday park)가 있어 

그들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파도는 이 곳에서 사람을 만나 절정의 고비를 남기고 사라진다.

 

저녁은 어김없이 찾아 든다.

 

태양이 서편으로 질 즈음이면,

이곳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은 더욱 아득한데,

그것은 새벽에 떠오를 태양을 맞이하기 위해 잠자리를 준비하는 대양너머 끝 세상

미물들의 분주한 움직임 때문일 것이라 표현해도 무방할 듯하다.

 

좀더 침침한 어두움은 그 곳에서 출발되는데,

이슥하기는 그보다 더 이를 데 없고,

자욱한 안개라도 낀 날이면 슬그머니 나타나는 두려움의 허상이 그 곳에서 나타날 듯하지만,

기실 그것은 큰 파도가 중간중간 손짓하는 사이로,

흰 포말들이 숨을 죽이다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고 들었는데,

그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곳을 다녀간 사람들이라는 것,

당신이 아는 고독의 깊이 또한 이 곳에서 출발 한다는 것,

어두운 밤은 어디에도 존재하지만,

특별히 별 밤이 두려운 사람은 이 곳에 오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리하여 정찬은 준비되는데,

타우랑아 항구에 위치한 생선 판매점(sea mart)에서 판매하는 훈재생선을 사두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미리 준비한 빨간 예쁜 양초와,

술을 전혀 못마시는 사람이라도 무 알콜 화이트와인(대형 슈퍼마켓에서 판매) 한 병이라면 분명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식탁과 아무렇게나 걸친 의상은 어떤 영화의 주인공일지라도

그날의 여행객을 결코 제치지 못할 것인데,

별빛으로, 혹은 달빛으로 치장한 사랑하는 사람과, 어둠을 칭칭 돌려 감은 신사가

마주앉은 장면은,

바다의 크기만큼 시샘소리가 큰 파도가 밤새 괴롭히며 사랑을 방해할 것이다.

밤과 밤사이,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분명 서너 번 잠이 깰 텐데,

큰 파도는 집까지 들썩일 정도로 요동을 칠 것이다.

 

뇌리는 싸늘하고

현실은 차갑고

온갖 인생의 허무함이 그 밤에 몰려오지 않으면 파도소리는 더 크게 들리고,

그때야,

같이 누운 동반자의 품이 얼마나 따뜻하다는 걸 비로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별이 뜬 밤이면 별을 보며,

달이 뜬 밤이면 달을 보며,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라도 서로 기대어 캠프장 인근을 걸어볼 일이다.

 

얼마나 자욱할 것인가?

굳이 안개속이 아니더라도

내일을 계획하는 희망의 전면을 동반자와 함께할 때

그것은 좀 더 포근하면서 안개같이 서서히 벗어지는 미래의 초상인 것을,

그러므로 인생의 참 맛을 이곳에서 물들여 가져가야 할 것이다.

 

새벽이 오고, 

부지런한자는 분명 큰 낚싯대로 동터 오르는 태양을 낚을 수 있을 터인데, 붉은

태양을 낚아 안고 가는 여행자의 가슴에, 행운이란 불덩어리가 엿보이는 아침은,

다음 목적지로 이어지는 여로가 더욱 희망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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