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바라보며 사는 멋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숲을 바라보며 사는 멋

0 개 1,407 수필기행

■ 반 숙자 


나무는 혼자 섰을 때 아름답다. 나무는 둘이 섰을 때는 더욱 아름답다. 둘과 둘이 어우러져서 피어났을 때 비로서 숲을 이룬다. 숲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를 포용하는 특성 때문이다. 공동체를 이루는 한 덩어리의 밀집성, 그 따뜻함이다. 건축예술이 잘 발달하여 거대한 도시를 건설했다 쳐도 거기 도시와 숲의 조화 없이는 생명이 없는 도시다.


기차나 버스로 여행을 하다 보면 유독 마음을 끄는 도시를 만난다. 초록빛 분지를 깔고 앉은 조그마한 도시의 평화로움은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금가루를 뿌린 듯한 오월의 햇빛이 뒷산 관목 숲에 내려와 일렁일 때면 아카시아는 수천 수만의 희디 흰 연등을 밝히고 서서 향기로운 기원을 햇살에 꿰인다. 나는 새벽이 오는 길목에서 숲을 바라보며 마음의 연등을 밝혀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위를 빈다.


나무는 가만히 서서도 우주를 포옹한다. 이슬이 내려 잎을 적시면 가슴 열어 목 축이고 먹구름 천둥 속에서도 미동하지 않는다. 하늬바람이라 얕잡지 않고 폭풍우라 두려워하지 않는다. 뿌리 내린 겸허로 대지를 파고 들며 허세를 부리거나 시기하지 않는다. 이 숲에서 맞는 나의 사계(四季)는 우리들 인생의 모습을 묵묵히 보여 준다.


메마른 바람이 쓸고 간 봄의 숲에는 유년의 꿈이 있다. 끝내 침묵하고 말 것 같던 적막의 대지에 술렁이는 빛의 말씀으로 생명은 충만해 진다. 옥색물기가 감돌며 감추어도 솟아나는 어린 싹, 거기에는 소망스러운 설레임과 기대가 있다.


내일이 캄캄해 괴로운 이는 봄이 다가서는 숲에 서 보라. “겨울의 추위가 심할수록 오는 봄의 나뭇잎은 한층 푸르르니 사람도 역경에 단련되지 않고서는 큰 인물이 될 수 없다.(푸랭크린)” 분명코 삶의 의미가 무엇인 줄 조금씩 감지하게 될 것이다.


ae00ebad283b0b777d2e939dbc7bbac9_1618284674_7291.png
 

게으르고 미련한 이는 여름 숲으로 가라. 생의 찬가가 우렁찬 짙푸른 수해(樹海)에 몸을 담그면 풋풋한 삶의 열기에 감전 되어 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심장의 동계를 느낄 것이다. 그것은 선의의 투쟁이며 근면이며 성실의 모습이다.


나는 때때로 욕망의 늪에 빠져 초라해질 때 가을 숲을 산책한다. 사철 푸른 나무 곁에서는 교언영색(巧言令色) 하지 않는 그 청청한 기개에 용기를 얻고 빨갛게 타며 아낌없이 떨어지는 낙엽에 흥망성쇠의 인간사 부질없음을 생각한다.


그러나 겨울 숲을 보라. 야윌대로 야윈 겨울 숲은 진실 아닌 것이 없다. 꽃도 아니요, 잎도 아니요, 오로지 빈 가지인 그대로의 참모습을 바라볼 수 있음이요, 부귀영화를 나누어 주고 입성 한 벌 걸치지 않았으면서도 간결한 생략의 아름다움을 입고 섰는 겨울 숲, 거기 빈자(貧者)의 머리 위로 내려지는 백설의 은총. 눈가루를 덮어쓰고 선 설원의 숲은 예지의 칼날이요 은자의 안식처다.


나무나 숲은 자고로 위대한 인물을 배출한다. 이천 년 전 예수 그리스도는 지존의 몸임에도 베들레헴 가난한 말구유에서 첫 고고성을 지르고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마지막에 나무 십자가 위에서 희생의 변제물로 자신을 바쳤다. 어디 그 뿐인가. 석가모니의 어머니는 무우수(無憂樹) 나무 밑에서 석가를 낳았고 고행 끝에 그가 해탈한 곳도 나무 밑이었으며 열반한 곳도 보리수나무 밑이었다고 한다.


나는 숲이 내리는 오솔길에서 인류를 구원한 성자들이 왜 아무나 숲을 사랑했는지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숲은 인간을 사색하게 하고 침묵하게 하고 안으로 안으로 충일케 하기 때문이다.


밀림의 성자 슈바이처 박사는 과거 3백 6십년 동안을 백인들에게 학대와 착취를 당한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하여 백인을 대표해서 그들의 노예가 되어 속죄하고 봉사한 사랑의 일생을 살았다. 흑인과 밀림밖에 없는 그곳에서 그는 과연 숲의 자비로 인술을 베풀었을 것이다. 노예 해방을 이룩한 아브라함 링컨의 순수한 평등애 역시, 그가 자란 가난한 통나무 오두막집에서 싹텄다는 사실을 간과 할 수 없다. 숲에 안겨 있으면 사람은 신의 품에 안기기 전에는 참 평안이 없다고 한 어거스킨의 말씀이 살아 온다.


나는 나무를 바라보며 바람 맞는 모습에도 곧잘 감동한다. 은사시나무 잎에 햇살이 부서지는 황홀한 슬픔을 사랑한다. 달빛 켜 들고 술렁이는 밤이면 사무치게 맑은 숲의 노래가 내 영혼을 적신다. 나는 사람 틈에서 더욱 외로와 질 때 숲을 찾아 나선다. 나무들도 혼자 섰기는 너무 외로와 이마를 맞대고 서로 껴안고 살지 않는가.


숲에 싱그러운 젊음의 향기가 있듯이 지성의 숲에는 그윽한 향기가 있다. 물질만능의 현대 사회 속에 지성인이야말로 살아있는 정신이며 사회의 호흡창구라 생각한다. 숲이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맑고 신선한 공기를 내어주듯이 지성인은 사회를 정화하고 선도하는 양심의 창이어야 한다. 숲이 없는 도시가 삭막하듯이 지성이 도태된 사회는 죽은 사회이다.



내가 유달리 청주를 사랑함에는 숲이 아름다운 도시이기 때문이다. 무더기 무더기 술에 쌓인 젊음이 충천하고, 시성의 대화가 있고, 절제된 욕망이 꿈틀 대는 곳. 과연 교육의 도시이며 맑고 밝은 숲이다.


낭만과 진리의 탐구가 공존하고 갖가지 예술활동이 활발한 도시이다. 나는 이곳에서 울울창창한 조국의 내일을 바라보며 소중한 우리의 삶을 사랑한다.


숲을 바라보면 그 처럼 건강하고 노상 젊어지고 싶다. 그렇게 한 빛으로 영원하고 싶다. 하늘을 찌를 듯한 이상으로 살고 싶다. 


- 출처 청주상고 교지 창간호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18 | 22시간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43 | 2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66 | 2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27 | 4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43 | 8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18 | 10일전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14 | 10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08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4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493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09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29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1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2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199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38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49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33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0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0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4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0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87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298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