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에서 파미에 온 한의사 Matthew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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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에서 파미에 온 한의사 Matthew Jin

0 개 3,417 김지향

올해는 무척 활기차고 바쁘게 보낼 거 같다. 조용했던 몇 년 동안의 생활이 청산이 될 거 같다. 그래서 기쁘다.


할 일이 많이 늘어났다. 그 중 할머니가 될 준비에 가장 바쁘다. 


일단 첫 임무는 완수를 했다. 딸 자궁 속에 있는 아기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을 만들어 주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임무를 완수하느라 좀 무리를 했는지, 등이 아프고 옆구리에 담이 결리고, 여기저기 쑤시기 시작하는데,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침 막내가 손이 아파서 침을 맞으러 다니고 있었기에, 막내를 따라갔다. 그 한의원의 의사 선생님은 젊고 스마트한 한인이었다. 첫 인상만큼이나 친절하고 환자에 대한 배려가 참 좋았다.


파미에 살면서 한인 의사를 다 만나다니. 20년 동안 쌓인 체기가 쑥 내려가는 듯 했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언어의 벽은 정말 심각하고 불편하고 힘든 일이다. 자연히 병원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과도 같은 곳이었다.


6년 전 폐와 배에 물이 찬바람에 병원 신세를 짓게 되면서부터, 나는 가족이 돌봐주는 어린애처럼 살았었다. 


요즘 한국에서 신조어 중 ‘어른이’란 말이 있는데, 어린이가 좋아하는 영화나 만화, 장난감 따위에 열광하거나, 이를 광적으로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어른을 말하며, ‘어른’과 ‘어린이’를 합친 말이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평소 나이에 맞게 품위와 격이 있는 옷을 즐겨 입지 않고, 가족의 도움이 몸에 배 버린 어린이와도 같은 나도‘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아무튼 이 ‘어른이’가 기뻐서 날 뛸 일이 생긴 것이다. 할머니가 되는 일. 할머니가 되기 위해 첫 임무는 완수를 했으나 두 번째의 임무가 남아 있다. ‘산바라지’이다. 꼭 해주고 싶다. 그런데 며칠 동안 입덧하는 산모를 돌보고 나서 몸살이 났으니, 이 체력으로 ‘산바라지’ 한다고 설치다가 오히려 민폐를 끼칠 거 같았다. 


그렇다고 두 번째의 임무를 포기할 수는 없다. 산달이 7월이니 앞으로 6개월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으며, 그동안 체력 단련과 더불어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오십견’을 적극적으로 치료 받으면 되지 않는가.


오십견 만이 문제가 아니다. 목도 허리도 온전치 못하다. 이 모든 것들을 완치하기에 반년이란 세월이 무척 짧지만, 그동안 치료와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체력단련을 한다면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겠다.


영혼이가 효자다. 영혼이 덕분에 이 할미가 활력을 되찾고 열심히 재활하려 노력하지 않는가? 영혼에게 할미 노릇을 하려는 이 마음이 갸륵했던지, 하늘에서 Matthew선생님을 파미로 보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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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족들의 도움 없이 내 아픈 곳을 상세하게 말하면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던가? 앞으로 내게 행운만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을 받으면서 좋아서 벙글거리면서 입이 쉬지 않고 움직였다. 파미에서 20년 사는 동안 한국어도 영어도 둘 다 제대로 못하고 버벅대는 말투가 되어 버린 내 모습이 참 가관이었지만, 그래도 신이 나서 주절거렸다.


Matthew선생님이 피곤했을 거다. 그런데도 아주 친절하게 내 어줍은 말을 다 들어주시면서 재활치료에 들어갔다. 아기는 안을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면서 적극적인 치료에 들어갔다. 어찌나 고맙던지.


그를 통해 한인 카이로프렉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DR Jae Yoon도 그와 비슷한 시기에 파미로 왔단다. 그의 소개로 나는 곧바로 카이로프렉틱 치료도 함께 겸용하기로 했다. 두 분 모두 아주 훌륭했다. 내게 이런 횡재가 다 있다니! 


두 가지 병합적으로 치료를 받으니 효과가 무척 빠르고 좋다. 이제 시작이라서 갈 길이 멀다만, 그들을 통해 내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치유가 되는 것 같아서 행복하기 그지없다. 


요즘 파미가 예전과 다르게 젊은 한인들이 많이 오고 있는 듯하다. 음식점은 물론이거니와 약국에도 병원에도 젊은 한인들의 피가 끓고 있으니, 앞으로 파미의 미래는 크게 촉망이 되고도 남을 법하다.


Matthew 선생님을 보면서 그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다. 실례를 무릅쓰고 하루의 진료가 다 끝난 후 함께 차를 마실 시간을 요청했다. 다행히도 그는 내 요청에 흔쾌히 응했으며, 그 덕분에 나는 그에게 많은 정보를 듣게 되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소염제등 약 알레르기가 있어서 약을 전혀 먹지 못했고, 지금도 못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한의원이 친근할 수밖에 없었고, 자연치유에 관심을 많이 두었다고 한다. 침, 뜸, 카이로프렉틱, 마사지등....... 


그는 23세에 유학을 오게 되어 어려서부터 관심을 두었었던  Diploma in Healthcare를 공부하여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돌보면서 영주권 취득을 하여 Bachelor of health science (Major in Acupuncture)를 이수한 이후에 현재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오클랜드에서 일하는 동안 그의 환자들은 거의 키위들이었다. 그렇게 키위 환자들 상대로 두 곳을 다니던 중에 오클랜드를 벗어나고픈 생각이 들었다. 


대 도시에서 누리는 많은 혜택보다 삶의 질이 더 높은 생활을 할 수 있는 소도시의 생활을 꿈 꿔 왔었기에, 뉴질랜드의 소도시들을 구석구석 탐방했다. 그 중 파머스톤노스를 선택한 것인데, 도시의 적당한 크기와 인구 그리고 친절하고 순박한 키위들을 보면서 결정하게 되었다.


파미에서 개업한지 7개월 정도 되었는데, 매우 만족하며, 병원에 소속되어 일했던 것보다 환자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고, 오클랜드에 있는 마케팅 조언자도 있어서, 아주 성공적으로 잘해나가고 있다.


그는 환자들이 약 안 먹고 자연치유가 되면서 건강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길 바라면서 그가 그동안 배운 모든 의학을 총동원해서 침과 마사지와 여러 가지 그의 노하우를 겸용하여 치료를 한다.


그의 환자인 나로서는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그의 치료가 무척 마음에 들며 그에 대한 신임이 갈수록 두터워진다. 



며칠 전에 키위 친구를 만났는데, 그녀가 어깨 통증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었다. 나는 대번에 그녀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한국인들은 똑똑하고 책임감도 강하다고 하면서 곧 그를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파미도 이젠 한국인들이 크게 불편하지 않게 살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이렇듯 젊고 유능한 한국인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파미에 많이 모였으면 한다. 파미처럼 살기 좋고 편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오클랜드를 벗어나고 싶은 분에게 파미행을 선택해 보라고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Matthew 선생님 마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Mathew와 DR Jae Yoon 두 분 모두 기꺼이 파미에 사는 한인들을 도와줄 마음을 나에게 비쳤다.


파미는 예전의 파미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엔 변한 것이 거의 없어 보이나, 젊고 유능한 한국인들이 모이는 덕분에 한인들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있다. 키위들 역시 유능한 한국인들에게 감탄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한국인들. 내가 한국인인 것이 요즘처럼 자랑스러울 때가 없었다. 언어의 장벽 때문에 오클랜드를 벗어날 수 없는 분들, 걱정하지 말고 파미로 와서 풍요로운 삶을 즐기시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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