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과 멜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레몬과 멜론

0 개 1,730 조기조

나이 탓인지 어떤 물건이나 이름, 단어가 가물가물하면서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독립영화제로 유명한 선댄스 영화제를 만든 사람, 로버트 레드포드는 입에 돌기만 하고 대신에 해리슨 포드가 생각난다. 포드 2자가 같기는 하다. 내 성을 말할 때 초콜릿의 초(Cho)라고 하면 통한다. 그런데 초콜릿을 만드는 재료가 카카오인지 코코아인지 모르겠다. 이 둘이 어떻게 같은 건가? 조선말 하와이로 이민 갔던 선조들이 사탕수수 밭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일하다 옮긴 곳이 파인애플 농장이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파인애플과 애플의 연관성을 찾을 수가 없다. 외양이며 맛도 천양지차인데 여전히 의문이다. 유명한 파인애플 가공 브랜드 Dole 공장은 하와이에 있다. 이게 입에 뱅뱅 돌기만 하고 안 떠오른다. 그런데 이걸 어찌 읽어? 돌? 도레? 


05d3f691ac3a5533e13c41b4d4369aaa_1603923182_9672.png
 

맹물을 데워 마시는데 물맛이 별로여서 향이 나는 과일 한 조각을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양 볼에서는 벌써 신 침이 번져 나오는데 melon이 떠오르면서 노오란 lemon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왜 멜론인가 말이다. 단어에서 L과 M이 헷갈린 것이다. 음운도치가 일어나기는 했다. 레몬을 살 때 자몽을 사야겠다. 겅중겅중 썰어서 꿀단지에 재워 몇 달을 두었다가 두어 쪽씩 끓는 물에 넣어 차로 마셔야지...... 20년 전쯤엔가 오래전에 처음으로 자몽을 사다가 껍질을 벗기고 통째로 꿀에 찍어 우걱우걱 먹었던 그 맛, 알갱이가 톡톡 터지는 그 쓴 맛과 쓴 맛을 잡아주는 꿀은 입맛을 살려주었다. 자리 값으로 비싸게 받아야겠지만 큰 잔에 한 조각 넣어 주는 자몽 차는 인색의 대표선수다. 포도와는 닮은 점이 하나도 없는 자몽(pomelo)을 왜 grape(포도) fruit라 하는지도 모르겠다. 


작은 그릇인 나는 잘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답답함을 보면 참지를 못해, 나서는 때가 어쩌다 있다. 불편한 것은 참아도 부당한 것엔 참기 어렵기는 하다. 그래도 잘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일을 맡으면 밀고 나간다. 그래서 그것도 카리스마(charisma)에 해당하는지 나를 잘 못보고 카리스마가 있다고 하는 소릴 들은 적이 있다. 그래 그거, 시원시원함. 추진력. 카리스마가, 또 세렌디피티(serendipity)가 입에 뱅뱅 돌기만 한다. 우연히 떠오른 생각도 이전의 어떤 경험이나 학습 없이 톡 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대단한 발견이거나 문제의 해결책이 될 때가 있다. 행운이다. 소음 속에서 하나 건지는 경우도 있고 덜 깬 잠에서 비몽사몽간에 얻는 경우도 있다. 세렌디피티처럼 찰나에 깨달으면 돈오(頓悟)라 할 것이다. 


가까운 곳엔 걸어 다니고 멀리 갈 땐 기차나 버스를 타고, 술자리에 갈 땐 택시를 탄다. 그래서 차를 세워두면 며칠씩 둘 때가 있다. 지하주차장엔 오랜만에 나오면 어디에 대었는지 가물가물하다. 헛짚어 아래위층을 오갈 때도 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1층, 2층을 구분해 적어 놓은 통에 키를 두고 나갈 때 확인한다. 이게 치매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대형주차장에서는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안전빵이다. 


  


저마다 다른 재주가 있다. 사람의 이름과 신상정보를 잘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친구가 곁에 있으면 편하기는 하다. 나는 그걸 잘 못한다. 그래서 명함을 받으면 나름대로 메모를 해 둔다. 그 사람의 인상이나 특징, 누구 닮은 사람 같다느니 등을 적어 둔다. 안 그러면 언제 어디서 무슨 일로 만난 사람이라고 적어 두긴 한다. 그래도 잘 기억하지를 못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나는 정치나 사업하기에는 부적절한 사람이다. 명함에 메모를 해 두고도 정작 필요할 때면 명함을 찾기가 쉽지 않다. 찾을 땐 없다가 나중에 뜻하지 않은 곳에서 쉽게 나온다. 메모를 잘 하지만 그것을 다시 보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은 필기만 열심히 해두고, 또 사진만 바지런히 찍어 두고는 다시 보지 않는 것과 같다. 이젠 앱이 있어 저장해 두기는 한다. 소는 배불리 먹고 밤새도록 되새김질을 해서 소화시킨다. 밥통이 하나뿐이라서 소처럼 먹은 것을 되새김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뇌는 하드 디스크처럼 따로 나누어서 생각을 되새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해리슨 포드에게 멜론을 깎아주고 로버트 레드포드에게 레몬 차를 한 잔 내어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 갔던 카페나 식당, 저번에 본 영화의 이름이 눈에 여겨지지 않는다. 그 카페에서 만나자 하면 위치를 다시 찾아야 한다. 이름을 몰라 검색하는데 애를 먹는다. 영화의 스토리나 주요장면은 생각나는데 제목은 모르겠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잘 찾지 못한다. 가사 한 두 줄로 검색이 안 되기 때문이다. 즐겁게 보았어도 콘서트의 지휘자나 연주자를 기억하지 못한다. 곡목은 아예 기대할 것이 못된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산중의 스키장으로 옮긴 시향(市響)을 보러갔다가 한여름 밤의 별빛 소나기를 흠뻑 맞고는 21발의 포성과 포연이 다 사라지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그 감동의 종소리와 박동은 아직도 생생한데 그 서곡(序曲)이 몇 년이었더라? 1882, 1812? 근데 내 나이는 몇이더라?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646 | 13시간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364 | 13시간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02 | 13시간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73 | 15시간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15 | 16시간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94 | 16시간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0 | 16시간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187 | 21시간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76 | 4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36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78 | 9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07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43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06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69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1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

뉴질랜드 부동산 등기부등본 (Certificate of Title)은 공신력이 …

댓글 0 | 조회 726 | 2026.03.11
한동안 한국에서는 대규모 전세사기로 인해 뉴스가 떠뜰썩 했었지요. 그것과 관련해서, 혹은 집 구매와 관련하여 사기를 당한 뉴스에서도, ‘한국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은… 더보기

준다는 것

댓글 0 | 조회 171 | 2026.03.11
시인 안 도현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빈손밖에 없다 할지라도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나 무엇 하나부러운 것이 없습니다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떨리는 내 손을 … 더보기

뉴질랜드•호주 의대 입시, 구조적 변화의 흐름

댓글 0 | 조회 342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뉴질랜드에서… 더보기

24. 와이아타푸 – 네이피어 바다에 잠든 정령

댓글 0 | 조회 146 | 2026.03.11
* 바다가 노래하던 시절아주 오래전, 지금의 네이피어 해안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신성한 울림의 장소로 여겨졌다. 그곳에는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마음으… 더보기

결격 사유를 '면제'로 바꾸는 기록의 재해석 - Waiver

댓글 0 | 조회 370 | 2026.03.10
뉴질랜드에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면, 건강 상태와 신원에 대한 확인은 이민 심사의 기본 요건입니다. 대체로 1년을 넘는 체류를 계획하는 경우에는 신체검사가 요청되는… 더보기

그 해 여름

댓글 0 | 조회 173 | 2026.03.10
오래 전 한국에서의 어느 봄, 나는 야트막한 언덕에 집을 짓고 있었다. 그 땐 꽤 외진 곳으로 주변엔 박석처럼 인분이 말라붙어 있는 시금치 밭과, 여러 종류의 채… 더보기

5편 – MK-울트라의 아이들

댓글 0 | 조회 203 | 2026.03.10
“지워진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주인을 기다릴 뿐이다.”프롤로그 - 2030년 3월 1일, 네바다 사막 ‘구(舊) 블랙사이트’모래폭풍이 지나가자 … 더보기

SMC 문턱이 나를 위해 낮아지나?

댓글 0 | 조회 617 | 2026.03.10
(부제 : 8월, 신규 영주권 카테고리 도입과 중간시급 완화 대환영)뉴질랜드 이민부는 지난해부터 드문드문 소식을 전하면서 2026년 8월 시행될 SMC기술이민에 … 더보기

오늘 해야 할 일

댓글 0 | 조회 272 | 2026.03.1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점심은 누룽지 섞인 쌀 밥에찬물 말아 오이지 한 조각씩밥 숟가락에 얹어 먹을 수 있기를아내 손끝으로잘 펴서 널어놓은 청바지 걷어 입고햇볕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