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과 멜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레몬과 멜론

0 개 1,765 조기조

나이 탓인지 어떤 물건이나 이름, 단어가 가물가물하면서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독립영화제로 유명한 선댄스 영화제를 만든 사람, 로버트 레드포드는 입에 돌기만 하고 대신에 해리슨 포드가 생각난다. 포드 2자가 같기는 하다. 내 성을 말할 때 초콜릿의 초(Cho)라고 하면 통한다. 그런데 초콜릿을 만드는 재료가 카카오인지 코코아인지 모르겠다. 이 둘이 어떻게 같은 건가? 조선말 하와이로 이민 갔던 선조들이 사탕수수 밭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일하다 옮긴 곳이 파인애플 농장이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파인애플과 애플의 연관성을 찾을 수가 없다. 외양이며 맛도 천양지차인데 여전히 의문이다. 유명한 파인애플 가공 브랜드 Dole 공장은 하와이에 있다. 이게 입에 뱅뱅 돌기만 하고 안 떠오른다. 그런데 이걸 어찌 읽어? 돌? 도레? 


05d3f691ac3a5533e13c41b4d4369aaa_1603923182_9672.png
 

맹물을 데워 마시는데 물맛이 별로여서 향이 나는 과일 한 조각을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양 볼에서는 벌써 신 침이 번져 나오는데 melon이 떠오르면서 노오란 lemon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왜 멜론인가 말이다. 단어에서 L과 M이 헷갈린 것이다. 음운도치가 일어나기는 했다. 레몬을 살 때 자몽을 사야겠다. 겅중겅중 썰어서 꿀단지에 재워 몇 달을 두었다가 두어 쪽씩 끓는 물에 넣어 차로 마셔야지...... 20년 전쯤엔가 오래전에 처음으로 자몽을 사다가 껍질을 벗기고 통째로 꿀에 찍어 우걱우걱 먹었던 그 맛, 알갱이가 톡톡 터지는 그 쓴 맛과 쓴 맛을 잡아주는 꿀은 입맛을 살려주었다. 자리 값으로 비싸게 받아야겠지만 큰 잔에 한 조각 넣어 주는 자몽 차는 인색의 대표선수다. 포도와는 닮은 점이 하나도 없는 자몽(pomelo)을 왜 grape(포도) fruit라 하는지도 모르겠다. 


작은 그릇인 나는 잘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답답함을 보면 참지를 못해, 나서는 때가 어쩌다 있다. 불편한 것은 참아도 부당한 것엔 참기 어렵기는 하다. 그래도 잘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일을 맡으면 밀고 나간다. 그래서 그것도 카리스마(charisma)에 해당하는지 나를 잘 못보고 카리스마가 있다고 하는 소릴 들은 적이 있다. 그래 그거, 시원시원함. 추진력. 카리스마가, 또 세렌디피티(serendipity)가 입에 뱅뱅 돌기만 한다. 우연히 떠오른 생각도 이전의 어떤 경험이나 학습 없이 톡 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대단한 발견이거나 문제의 해결책이 될 때가 있다. 행운이다. 소음 속에서 하나 건지는 경우도 있고 덜 깬 잠에서 비몽사몽간에 얻는 경우도 있다. 세렌디피티처럼 찰나에 깨달으면 돈오(頓悟)라 할 것이다. 


가까운 곳엔 걸어 다니고 멀리 갈 땐 기차나 버스를 타고, 술자리에 갈 땐 택시를 탄다. 그래서 차를 세워두면 며칠씩 둘 때가 있다. 지하주차장엔 오랜만에 나오면 어디에 대었는지 가물가물하다. 헛짚어 아래위층을 오갈 때도 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1층, 2층을 구분해 적어 놓은 통에 키를 두고 나갈 때 확인한다. 이게 치매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대형주차장에서는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안전빵이다. 


  


저마다 다른 재주가 있다. 사람의 이름과 신상정보를 잘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친구가 곁에 있으면 편하기는 하다. 나는 그걸 잘 못한다. 그래서 명함을 받으면 나름대로 메모를 해 둔다. 그 사람의 인상이나 특징, 누구 닮은 사람 같다느니 등을 적어 둔다. 안 그러면 언제 어디서 무슨 일로 만난 사람이라고 적어 두긴 한다. 그래도 잘 기억하지를 못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나는 정치나 사업하기에는 부적절한 사람이다. 명함에 메모를 해 두고도 정작 필요할 때면 명함을 찾기가 쉽지 않다. 찾을 땐 없다가 나중에 뜻하지 않은 곳에서 쉽게 나온다. 메모를 잘 하지만 그것을 다시 보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은 필기만 열심히 해두고, 또 사진만 바지런히 찍어 두고는 다시 보지 않는 것과 같다. 이젠 앱이 있어 저장해 두기는 한다. 소는 배불리 먹고 밤새도록 되새김질을 해서 소화시킨다. 밥통이 하나뿐이라서 소처럼 먹은 것을 되새김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뇌는 하드 디스크처럼 따로 나누어서 생각을 되새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해리슨 포드에게 멜론을 깎아주고 로버트 레드포드에게 레몬 차를 한 잔 내어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 갔던 카페나 식당, 저번에 본 영화의 이름이 눈에 여겨지지 않는다. 그 카페에서 만나자 하면 위치를 다시 찾아야 한다. 이름을 몰라 검색하는데 애를 먹는다. 영화의 스토리나 주요장면은 생각나는데 제목은 모르겠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잘 찾지 못한다. 가사 한 두 줄로 검색이 안 되기 때문이다. 즐겁게 보았어도 콘서트의 지휘자나 연주자를 기억하지 못한다. 곡목은 아예 기대할 것이 못된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산중의 스키장으로 옮긴 시향(市響)을 보러갔다가 한여름 밤의 별빛 소나기를 흠뻑 맞고는 21발의 포성과 포연이 다 사라지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그 감동의 종소리와 박동은 아직도 생생한데 그 서곡(序曲)이 몇 년이었더라? 1882, 1812? 근데 내 나이는 몇이더라?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234 | 21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대개 모든 신체 영역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노화는 나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정상적인 과정…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82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물질적 생산과 경제적 효율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7 | 4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치대,약대, 검안대 등)를 하는 학생들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마주하며 번아웃 혹은 중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4 | 8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험 총평과 출제경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GAMSAT (Graduate Medical School Admissi…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45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과학 수업이나 실험 중심 프…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6 | 2026.04.29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속 생물,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존재어린 시절 우리는 한 번쯤 ‘용’을 상상해본다. 불을 뿜고 하늘을 날며, 때로는 신의 사…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9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논밭을 일구어 심고 가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5곡이었는데 거기다 온갖…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60 | 2026.04.29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에서 승인을 받은 후 피고 측에 송달하고, 피고 측에서도 답변서를 제출하고, 사건 관리 회의 (…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70 | 2026.04.29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우레와(Urewera) 숲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보호구역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오리의 투호에나(Tuh…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3 | 2026.04.29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스테이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진행된 ‘2024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팸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6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폭우 주황색 주의보가 떠있다. 분명 어딘가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을텐데 홍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온 세상이 젖어가…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50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이느닷없이 나를 흔들자꿋꿋이 버티던 나도마음 흔들려아내가 모르던현금으로 꼭꼭 간직해두었던내 비자금을 실토하고난 이제 필요없게 …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8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방’이었다.”프롤로그 -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폭발 직후의 지옥 같은 밤.붉은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수증…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91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일반적으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주에게 피고용인의 범죄 신고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고…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6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4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떤 날은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막무가내 올라간다.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상상봉에 다다르면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55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체류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파트너쉽 비자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히 ‘의지’라는 단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끊으려면 끊을 수 있지 않나”,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은 도박 문제…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모든 코스는 다르다.어떤 곳은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를 자랑하지만, 또 어떤 곳은 벙커와 해저드가 도처에 있어 한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8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3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5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6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2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