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미 집값이 아무리 날개를 달았을지라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파미 집값이 아무리 날개를 달았을지라도..

0 개 2,782 김지향

몇 달 전 둘째가 오클랜드에서 집을 사려고 한다면서 추출해 놓은 몇 몇 집들을 인터넷으로 보여주었는데, 상상 이상의 가격에 놀라움을 멈출 수 없었다.


가까스로 작은 빌라 하나를 분양 받았는데, 집에 비해 터무니없게 느껴지는 가격에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제 집을 짓기 시작하였기에 입주하려면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지만, 워낙 세월이 빠르게 흘러가니 그날도 곧 올 것이다.


새들의 노랫소리가 활기를 띄우는 요즘, 파미의 부동산 경기도 덩달아 날개를 달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나에겐 오랜 친구가 있다. 한국에서 딸들 덕분에 사귀게 된 친구인데, 그 친구 덕분에 우리 가족이 파미에 오게 되었고, 파미가 제 2의 고향이 되어버렸다.  나처럼 그녀도 딸만 셋인 엄마이다. 그녀와의 만남을 생각하면 운명이란 것이 있는 것도 같다.


둘째가 친구 생일잔치에 초대 되어 그 집에 다녀왔는데, 예쁜 리본으로 묶은 봉투 안에 형형색색의 맛있는 쵸콜릿과 사탕 그리고 케이크 조각이 들어있었다. 그때 만해도 한국에서 생일잔치 후 초대받은 아이들한테 예쁜 봉투를 챙겨서 주는 집은 없었다.


누군지 몰라도 참 자상한 엄마구나! 라는 생각은 했었어도 그녀가 우리 집에 전화를 할 줄은 몰랐다. 교양미가 넘치는 섹시하고 멋진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흘러나왔다.


우리 둘째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전화를 했다고 하던데, 뉴질랜드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마침 내 남동생이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었기에 우리는 대번에 친구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 우리는 참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그 추억을 담고 뉴질랜드로 와서 이제껏 우정을 지속하고 있다. 살면서 많은 친구들이 스쳐지나갔지만, 이 친구만큼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가족과도 같은 끈끈한 인연을 엮어나갔다. 세월이 흘러 여기까지 오기 전까지 평범치 못한 성격의 두 여자들이 얼마나 많이 지지고 볶으면서 지냈겠는가?


서로 정 반대의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면이 너무 많았다. 시어머니부터 내 형제들까지도 나한테 배포가 크고 배짱이 좋다고들 말하지만, 이 친구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그녀는 내가 만난 여자들 중 가장 현명하고 똑똑하고 다재다능한 여인이다. 명문대를 나와 교수를 하는 친구도 있고, 뛰어난 미모와 재능으로 타임지 겉표지 모델로 나온 친구도 있지만, 그녀들이 갖고 있지 않은 뭐라 말할 수 없는 큰 산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여인이다.


오직 세 딸들 때문에 미국행을 마다하고 뉴질랜드행을 선택했으며, 딸들을 위해 일생을 다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덕분인지 세 딸들이 싱가폴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


그 친구가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극심했었는데, 세 딸들이 무의식중에 엄마를 보고 배운 거 같다. 열 아들 부럽지 않을 정도로 딸들의 효도에 파묻혀서 지낸다. 이번 파미에 오는 일도 자식 가진 부모라면 부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


딸들이 엄마가 살 집을 사겠다고 했다. 그 소식을 전해 듣고 오클랜드건 어디건 친구가 가장 편안해할 수 있는 장소에 집을 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 파미로 결정을 한 것 같다.


친구가 파미로 온다는 소식은 나에겐 여간 기쁜 일이 아니다. 이민 초반기의 대부분의 지인들은 오클랜드와 한국으로 떠났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는 거의 없기에 그 친구가 파미로 온다는 말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더군다나 파미에 집을 산다고 하니 내 일 같이 기뻤다. 그 이유로 근 15년간 관심도 두지 않았었던 ‘오픈 홈’ 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집값들이 비싸서 얼마나 놀랐던지! 15년 전에 우리 집을 살 때도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고 한탄을 하였었는데, 지금의 상황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아니었다. 그런데다 구매자들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던지, 처음 본 100년 된 집도 경쟁률이 어마어마해서 구매에 실패했다.


집을 보러 다니다가 오랫동안 보지 못했었던 지인도 만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눴었는데, 이 사람 역시 집값에 대한 충격이 나 못지않았다. 


우리는 친구가 얼른 집을 사서 파미에 오기를 바랐다. 음식 솜씨가 좋은데다 요즘엔 떡을 만드는 수업을 받고 있으니, 보통 기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슴슴하면서도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고 만드는 그녀의 음식 맛이 그립다. 유학 사업을 크게 할 땐, 그녀의 집에서 매주 바비큐 파티를 했다. 한때는 150명의 손님들이 모여 정원에서 식사를 했다.


어쩌다 만나는 키위들마다 그때 먹은 음식들을 이야기 하면서 그리워들 한다. 김치 또한 그들이 잊지 못하는 맛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파미에 오면 요리강습을 하라고 제안을 했다. 운동에 취미가 없는 나에게 요리 수업은 아주 즐거운 시간일 거 같기 때문이다.


05d3f691ac3a5533e13c41b4d4369aaa_1603918211_1603.jpg
 

더군다나 떡을 직접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는 건 무척 신나는 일이다. 요즘 그녀가 카카오 톡으로 보내는 떡 사진들은 군침을 돌게 만든다. 내가 아팠을 때 우리 집에 들러서 나를 위해 김치를 만들어 놓고 간 그녀의 손맛도 그립다.

  

오늘 내 마음에 아주 흡족한 집을 보았다. 그 친구에게 잘 어울리는, 거리부터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드는 집을 보았는데, 그 집이 꼭 그녀의 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숨길 수가 없다.


이런 내 마음을 전하니, 모든 것은 순리대로 되어야 한다면서 오퍼를 넣었지만 안 되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간절하다. 내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전달이 되어 그녀가 그 집 주인이 되면 좋겠다.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사는 친구. 이번에 파미에 오면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아마도 내 상상 이상의 멋진 삶이 이어 질 거 같다. 그렇게 되기를 소원한다. 사랑한다, 친구야!


05d3f691ac3a5533e13c41b4d4369aaa_1603918229_2067.jpg
05d3f691ac3a5533e13c41b4d4369aaa_1603918229_2734.jpg
05d3f691ac3a5533e13c41b4d4369aaa_1603918229_3469.jpg
05d3f691ac3a5533e13c41b4d4369aaa_1603918229_4207.jpg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02 | 23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7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2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5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0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8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