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도 사업주의 부당노동행위에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자원봉사자도 사업주의 부당노동행위에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

0 개 1,813 권태욱

파티마 양은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식당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식당은 회사 소유로 되어 있었고, 회사의 주주는 아버지와 어머니. 각기 50% 씩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사는 아버지 한 명. 파티마는 부모님이 소유하고 아버지가 단독 이사로 되어 있는 회사에서 아무런 직책도 없었다. 월급도 받지 않았다. 


파티마의 부모님이 소유한 회사는 두 개의 인도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 식당에서는 당연히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었다. 판결문에는 자세하게 나와있지 않지만 근로자들은 외국인으로 워크비자를 받아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개의 식당에서 고용했던 근로자들 일곱 명에게 파티마 부모님의 식당은 뉴질랜드의 근로기준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일을 시켰다. 


근로자들이 신고를 받은 근로감독관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파티마 부모님의 회사가 저지른 최소 근로조건 위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고용계약서 제공 의무 불이행

•  급료 및 근로시간 기록표 작성 및 보존 의무 불이행

•  휴일급료 지불 의무 불이행

•  공휴일 급료, 병가 급료, 위로 휴가 급료 지불 의무 불이행

•  관련 기록 작성 보존 의무 불이행  

•  고용 종료 시 누적된 휴일급료 지불 의무 불이행

•  최저임금 지불 의무 불이행

•  개선 명령 불이행 



모두 일곱 명의 근로자에게 위와 같은 내역으로 지불 의무를 불이행한 금액의 총액은 $41,688.56 이었다. 


이 사건을 심리한 고용관계청 (Employment Relations Authority)은 파티마 양의 부모님이 소유한 회사가 위 금액을 해당 근로자들에게 지불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재판이 진행될 당시에 파티마 부모님의 회사는 그 회사가 소유하고 있던 두 개의 식당을 모두 매각 처분한 상황이었다. 회사의 재정상태에 대해서는 이 판결에 기록된 것이 없었다. 어쩌면 재판부도 모르고 있었을지 모른다. 만약 회사가 이 판결을 받기 전에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없다면, 이 판결은 하나 마나가 된다. 


그런 가능성에 대비해서 그랬는지 재판부는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지불할 의무가 있는 금액에 대해서 파티마의 부모님도 공동 책임을 진다고 결정했다.


회사가 가진 재산이 없다고 해서 회사의 부채를 회사의 주주나 이사가 대신 물도록 할 수는 없다. 여기서 고용관계청이 회사의  주주이자 이사인 파티마의 부모에게 회사와 더불어서 지불의무를 지도록 한 것은, 회사의 부채를 대신 지불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회사의 범법 행위에 대해서 그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률적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고용관계법은 고용주의 부당 노동행위에 대해서 해당 고용주 뿐 아니라, 고용주의 부당 노동행위를 조장하거나 실행에 참여하거나 부추긴 사람들도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예전에 소개해드린 중국인 고용주의  뉴질랜드 판 염전 노예 사건에서 고용주인 회사 뿐 아니라 그 회사를 운영했던 이사에게도 손해 배상과 벌금을 물렸던 것이다. 그때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단독 이사와 회사의 관계는 손과 장갑의 관계와 마찬가지다. 그러니 장갑이 한 일에 대해서 손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에 파티마 양의 아버지는 부당 노동행위를 저지른 회사의 주주이며 단독 이사였다. 그러므로 그가 회사와 더불어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엄마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을 뿐 회사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은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데 왜, 주주이기는 하지만 회사에서 아무런 직책도 맡지 않은 엄마도 미지급 급료에 대해서 회사와 공동책임을 지라고 고용노동청에서는 결정했을까?


어머니는 공식 직책은 없었지만, 회사의 급료 지급 대장에 기록된 직원도 아니었지만, 회사가 운영하는 두 개의 식당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재판부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어머니는  ‘식당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결정했고, 직원들의 급료 지불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직원들에 대한 회사의 고용법 위반 행위에 참여했다. 그리고 회사의 주식을 50% 소유하고 있었다’ 등이 공동책임을 부과한 근거였다.  


그러면 파티마 양은 왜? 회사의 주주도 아닌데 왜 회사와 공동책임을 지도록 했을까?


재판부는 파티마 양이 이사도 주주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판결문에서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티마 양에게 공동 책임을 지우는 이유는 그녀가  회사의 Senior Representative의 역할을 수행했고, 식당의 운영에 관여했기 때문이라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실제로 그 두 개의 식당은 가족 운영 사업체였고, 파티마 양이 부모님을 도와서 대부분의 행정적인 일들을 처리한 것 같다. 그러나 그녀는 식당을 소유한 회사에서 급료를 받은 적도 없으니까, 고용주와의 관계를 따지면 자원봉사자에 불과하다. 그런 자원봉사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도 회사의 부당 노동행위에 대해서 회사와 공동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판결은 보여준 것이다. 


이 가족은 단순히 밀린 급료만 지불할 의무를 명령받은 게 아니라, 해당 법률들을 위반하고, 근로감독관의 개선 지시를 불이행한 행동에 대해서 벌금도 부과받게 되었다.  그 벌금의 액수는 따로 심리를 해서 결정을 하겠다고 이번 판결문은 밝히고 있어서 여기서는 알려드릴 수가 없지만, 지금까지의 예를 봐서 아마도 밀린 급료를 합한 금액보다 더 많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판결의 교훈은 내가 일하고 있는 사업체가 다른 근로자에게 근로기준을 위반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내가 그 사업체의 대표이사나 이사가 아니더라도, 심지어는 법률적으로는  자원봉사자에 불과한 사람이라도, 고용주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사업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체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단체도 유급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면 해당된다.


※ 이 칼럼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법률적인 자문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637 | 11시간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359 | 11시간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00 | 11시간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73 | 14시간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15 | 14시간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94 | 14시간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0 | 14시간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187 | 19시간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76 | 4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36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78 | 8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07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43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06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69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1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

뉴질랜드 부동산 등기부등본 (Certificate of Title)은 공신력이 …

댓글 0 | 조회 726 | 2026.03.11
한동안 한국에서는 대규모 전세사기로 인해 뉴스가 떠뜰썩 했었지요. 그것과 관련해서, 혹은 집 구매와 관련하여 사기를 당한 뉴스에서도, ‘한국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은… 더보기

준다는 것

댓글 0 | 조회 171 | 2026.03.11
시인 안 도현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빈손밖에 없다 할지라도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나 무엇 하나부러운 것이 없습니다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떨리는 내 손을 … 더보기

뉴질랜드•호주 의대 입시, 구조적 변화의 흐름

댓글 0 | 조회 342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뉴질랜드에서… 더보기

24. 와이아타푸 – 네이피어 바다에 잠든 정령

댓글 0 | 조회 146 | 2026.03.11
* 바다가 노래하던 시절아주 오래전, 지금의 네이피어 해안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신성한 울림의 장소로 여겨졌다. 그곳에는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마음으… 더보기

결격 사유를 '면제'로 바꾸는 기록의 재해석 - Waiver

댓글 0 | 조회 370 | 2026.03.10
뉴질랜드에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면, 건강 상태와 신원에 대한 확인은 이민 심사의 기본 요건입니다. 대체로 1년을 넘는 체류를 계획하는 경우에는 신체검사가 요청되는… 더보기

그 해 여름

댓글 0 | 조회 173 | 2026.03.10
오래 전 한국에서의 어느 봄, 나는 야트막한 언덕에 집을 짓고 있었다. 그 땐 꽤 외진 곳으로 주변엔 박석처럼 인분이 말라붙어 있는 시금치 밭과, 여러 종류의 채… 더보기

5편 – MK-울트라의 아이들

댓글 0 | 조회 203 | 2026.03.10
“지워진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주인을 기다릴 뿐이다.”프롤로그 - 2030년 3월 1일, 네바다 사막 ‘구(舊) 블랙사이트’모래폭풍이 지나가자 … 더보기

SMC 문턱이 나를 위해 낮아지나?

댓글 0 | 조회 617 | 2026.03.10
(부제 : 8월, 신규 영주권 카테고리 도입과 중간시급 완화 대환영)뉴질랜드 이민부는 지난해부터 드문드문 소식을 전하면서 2026년 8월 시행될 SMC기술이민에 … 더보기

오늘 해야 할 일

댓글 0 | 조회 272 | 2026.03.1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점심은 누룽지 섞인 쌀 밥에찬물 말아 오이지 한 조각씩밥 숟가락에 얹어 먹을 수 있기를아내 손끝으로잘 펴서 널어놓은 청바지 걷어 입고햇볕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