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 한잔 하실까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가비 한잔 하실까요?

0 개 2,395 새움터

최근 19세기 말 인천을 배경으로하는 소설책을 읽다 ‘가비’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상류층의 초대를 받는 자리에 주인공은 ‘가비’를 대접 받는 장면있다. 바로 커피를 지칭한 것이다. 


커피는 이렇게 한국에 가비라는 한자식 이름으로 소개되었고 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바로는 구한말 청나라를 통해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외국인들의 왕래가 늘어났고 임오군란 이후엔 미국, 영국등 서양의 외교사절이 들어오면서 그 외교관들이 조선왕실과 귀족들에게 커피를 진상했다고 한다. 처음 한국에 커피가 들어왔을 때인 1890년 전후에는 커피를 가배 혹은 가비, 그리고 양탕(洋湯)국 으로 불렀다. 가배차나 가비차는 커피의 영어 발음을 따서 붙인 것이고 일반 민가에서 불렸던 양탕국은 커피의 색이 검고 쓴맛이 나는 것이 마치 한약탕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고종이 가배차, 가비차라 부르며 커피를 애호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운 좋은 서민들은 보약을 빼다박은 색에 잠을 쫓아준다는 양탕국을 맛보기도 했지만 커피가 적게나마 대중화하기 시작한 것은 일제 점령기인 1920년대라고 한다. 100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 국민의 일일 커피 소비는 평균 1.2잔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일년이면 438잔을 마시는 셈이다. 


38cd91c8400cf328db159da62ccb9cb0_1597209032_7601.png
 

조사에 따르면 우리가 물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는 음료가 커피라고 한다. 커피 사랑은 이곳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우리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인에게는 봉지커피로 대표되는 인스탄트 커피를 식후에 찾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아무리 원두커피의 진한 향과 맛에 익숙해져 있더라도 가끔은 달달한 봉지커피 한잔이 유독 생각나는 때가 있다. 


음식과 음료 등의 취향이 저마다 다르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왜 발생하는 것인지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쓴맛과 단맛을 원하는 것은 미각 유전자가 아닌 정신 상태에 작용하는 유전자의 영향 때문인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포함한 여러 음료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사람은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쓴 음료를 마시는 것이지 그 ‘맛’을 좋아해 커피나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로 결론 내렸다. 


잘 볶아낸 원두향 가득한 따끈한 커피 한잔이 주는 행복감은 굳이 커피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느껴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커피는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것일까? 일차적으로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 때문일 것이다. 카페인은 뇌에 흡수가 잘 되며 뇌의 여러 부분을 자극하여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큰 이유는 커피 한잔의 여유이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일상의 큰 쉼표다. 혼자 즐기는 커피도 좋고 타인과 함께 하는 커피도 좋다. 가끔 드라마에서 커피를 앞에 두고 이별을 통보하는 장면은 예외로 하기로 하자. 



경험상 외로운 독거 노인분들에게 커피한잔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커피가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음료여서라기 보다 누군가 커피를 매개로 함께 시간을 보내 주는 것이 바로 기분을 좋게 해주기 때문이다. 최근 우울증이 악화된 할머니를 찾아 도움을 드린일이 있었다. 가족이 없은 이분은 일주일에 한 번씩 똑같은 카페에 가서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과 커피를 즐기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봉쇄기간 동안 당연히 이 즐거움을 누릴 수 없었다. 게다가 그 한두달 사이 건강이 나빠져서 거동까지 불편해 지니 이제 더 이상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며 시간을 같이 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다행히 독거 노인 방문 봉사자를 연결하여 아쉬운대로 홈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즐거움을 유지해 나가실 수 있게 되었다. 


의학적으로 커피의 효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 골다공증 위험을 높힌다는 주장부터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파킨슨씨 병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우리 각자는 누구나 유전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쪽 의견에 편향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밀가루도 감기약인 줄 알고 먹으면 감기가 낫는다는 속설도 있으니 말이다. 


오랜동안 시간 내기 어려워 차일피일 만남을 미뤄 두었던 지인에게 이번 주말에는 꼭 “가비 한잔 하실래요?” 라고 물어봐야 겠다.                        


<새움터 장요셉 >


* 새움터는 정신 건강의 건전한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www.saewoomtor.org.nz 

뉴질랜드에서 행복 찾기

댓글 0 | 조회 744 | 4일전
우리는 보다 행복한 삶을 향해서 한 반도의 반대편인 뉴질랜드에까지 이주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더보기

호흡으로 명이 길어질 수 있어

댓글 0 | 조회 367 | 4일전
호흡의 길이와 명(命)의 길이는 관계가 있습니다. 요즘 호흡과 수명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연구에 따르면 호흡의 길이와 동물의 수명은 상… 더보기

이 한 그릇의 마음으로 쉬어가기를

댓글 0 | 조회 258 | 4일전
세종 전통문화체험관에서 듣는동화 스님의 행복한 사찰음식 이야기‘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다. 행복이 곧 길이다’동화 스님의 수업을 듣고 있자면 불가의 격언이 떠오른다… 더보기

2024 예산의 새로운 세율 기준

댓글 0 | 조회 1,196 | 4일전
뉴질랜드 정부는 2024 예산을 발표하면서 소득 구간을 조정하여 $25.7억 뉴질랜드 달러의 세율 감면에 관한 핵심 선거 약속을 이행했습니다.소득 구간을 조정하여…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댓글 0 | 조회 320 | 4일전
지난 한 달 동안, 리커넥트는 Henderson High School 에서 “Care to Self-care?” 프로젝트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리커넥트는 주기적으… 더보기

비 오는 날 이성계 능 앞에서

댓글 0 | 조회 228 | 4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비 오는 날동구릉 이성계 능 앞에 섰다능 위로 무성한 억새는아직도 그대의 뛰는 심장 소리를허공에 흩 뿌리고한 나라를 뒤엎은 결기새로운 나라를… 더보기

8. 설탕과 술이 지닌 위대한 마력들

댓글 0 | 조회 380 | 5일전
원래 사람은 씨 맺는 모든 채소(허브 또는 푸성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식량으로 주셨다고 성경에는 적혀있다. 씨맺는 채소류, 허브류, 더 나아가 곡… 더보기

‘큰 북한’으로 변해가는 러시아

댓글 0 | 조회 360 | 5일전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페이스북은 북한에서도 러시아에서도 차단돼 있지만,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여전히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한다. 이 계정을 오랫동안 열심히 보면서… 더보기

낙타와 낙타풀

댓글 0 | 조회 99 | 5일전
시인: 송 재학세상의 모든 낙타들은 다 길들여졌으나고비 사막 어딘가야생 낙타가 남아 있다고 한다신기루 따라 걷는 야생 낙타는 타박타박,그 소리는 사막아래의 지하수… 더보기

AEWV 소지자가 알아야 할 6가지 구구절절

댓글 0 | 조회 662 | 5일전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인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승인한 비자가 바로 워크비자(work visa)입니다. 워크비자의 타입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오늘의 칼럼은 오로지 AE… 더보기

Incredible Years Program

댓글 0 | 조회 225 | 5일전
결혼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대학교에서 결혼생활을 준비하는 교과목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거나, 아이를 낳아 모유수유를 시작하면서 왜 이런 과목을… 더보기

순간의 선택이

댓글 0 | 조회 222 | 5일전
싸이(PSY)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Gangnam Style)이 2012년 7월 15일, 유투브에 올랐으니 22년이 되었다. 오늘 조회해 보니 51억 5천만 여… 더보기

오미크론 변종 FLiRT

댓글 0 | 조회 1,963 | 8일전
신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의 하위 변종 ‘FLiRT’이 올여름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시카고트리뷴(Chicago T… 더보기

'2025 한국대학 입시 분석 및 대응 전략'

댓글 0 | 조회 534 | 9일전
드디어 한국대학들이 각 대학별로 2025학년도 특별전형과 수시모집요강을 5월 말과 6월초에 발표 하였다. 사실 특별전형은 7월 접수이기 때문에 대부분 4월이면 발… 더보기

7. 오토파지 디톡스가 이런 일까지도 한다

댓글 0 | 조회 445 | 2024.06.03
오토파지와 디톡스는 살아 있는 세포로 구성된 우리의 몸의 고유의 기능이다. 우리가 우리 몸에 잠재되어 있는 이런 탁월한 기능을 잘 사용한다면 불필요한 것들에서 해… 더보기

남북, ‘동족’은 아니라 해도 적이 될 필요야…

댓글 0 | 조회 830 | 2024.05.29
▲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신형 지상 대 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시험을 지도하며 ‘해상 주권’을 무력 행사로 지켜야 … 더보기

가정용 온수 시스템 비교

댓글 0 | 조회 846 | 2024.05.29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요즘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어요. 생필품뿐만 아니라 물값, 전기값 모두가 올라서 난방비도 큰 걱정거리가 되었죠. 여러분… 더보기

유학후 이민과정 활용 가이드

댓글 0 | 조회 770 | 2024.05.29
뉴질랜드 영주권 비자를 취득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로서는 상당히 제한적이지요. 과거에는 심지어 “형제초청이민”이라는 카테고리가 존재할 정도로 다양한 루트가 있어서 … 더보기

포기를 포기하라

댓글 0 | 조회 286 | 2024.05.29
5월이 끝나갑니다.벌써 2024년의 1/3를 넘겼고 이제 얼마지나지 않아 올해의 한 가운데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그동안 뭐 한 일이 있다고 이렇게 시간이 … 더보기

이만큼의 은혜

댓글 0 | 조회 208 | 2024.05.29
■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여기까지 와서 돌아보니 내가 지닌 능력에 비해 이렇게까지 나를 높여 주신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작은 교회 목사 아들로 태어나 … 더보기

청춘

댓글 0 | 조회 138 | 2024.05.28
시인 사뮤엘 울만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마음가짐을 뜻하나니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그리고… 더보기

창 밖은 아파트

댓글 0 | 조회 627 | 2024.05.28
지금도 변함없지만 이 집에 처음 입주했을 당시 뒷편 큰 도로 주변은 어수선했다. 주유소부터 목공소, 침대공장, 무슨무슨 모터스며 공구상, 자동차 판매점까지 무질서… 더보기

숲의 성장 소설을 읽다

댓글 0 | 조회 193 | 2024.05.28
인제 백담사 숲 명상숲으로 난 길을 걸어가며마음을 찾는 아이가 되어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숲이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으면나무들과 나뭇잎과 이끼와 양치류가,새들이 풀…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2)

댓글 0 | 조회 216 | 2024.05.28
한방에서 말하는 간장과 심장은 간과 콩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기 계통과 비뇨기 계통을 지칭한다. 간장과 신장이 약한 어린이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할… 더보기

임시직 피고용인

댓글 0 | 조회 463 | 2024.05.28
고용계약에는 정규직 외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임시직 피고용인으로 고용관계법에 정의되어 있는 개념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피고용인에게 보장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