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없는 낭만이정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쉼표없는 낭만이정표

0 개 2,031 오소영

‘코리아 포스트’가 지난달 6월에 창간 28번째 돌을 맞았다고 한다.


늦었지만 축하의 인사를 드리면서 아울러 21번째로 접어든 내 필력(筆歷)도 자축을 겸한다.


‘생활정보’와 처음 인연이 된게 1999년이었으니 이제 20년지기가 되었다. 일곱살 어린아이의 그를 만나서 성년으로 함께 자라왔으니 대단한 인연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감회가 새삼스럽다.


십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두번이나 달라진 세월을 변함없이 이어져왔다. 그가 성년이 되는 동안 나는 늙은이가 되었고 세상도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한결같이 스스로의 책임에 충실할 수 있었던 것은 무슨 힘이었을까? 어쨌든 고맙고 대견스럽다.


늘 만족스럽지 못한 졸고였음에도 지면을 할애해주신 당 잡지사에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사랑과 격려로서 반갑게 맞아주시는 교민 독자분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오늘을 맞을 수가 있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지금까지 나를 지켜주시고 건강을 허락해주신 나의 하느님께는 더더욱 큰 감사를 드린다.


어떤 일이든 시작하면 한눈 팔지않고 오직 한 길만을 고집하면서 살아왔다. 그게 잘 사는건지 잘못된 것인지는 아직도 판단이 어렵다.


초등학생 때 담임선생님의 좋은 말씀을 평생의 교훈으로 삼고 살아가려 노력했을 뿐이다. 


공부 잘하는 우등상(賞)보다 근면한 정신의 개근상이 더 뜻깊은 것이라고 늘상 강조하셨던 선생님. 그 말이 내 가슴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일생 다 할 때까지 그 정신상태 그대로 변함이 없기를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간다.


1999년. 어느날 모처럼 편지지가 아닌 원고지에 글을 썼다. 미지의 주소로 우편함에 넣었다.


가슴 설레는 ‘생활정보’지 와 첫 인연의 시작이었다.


글쓰는게 좋아서 혼자 참 많은 이야기들을 끄적이며 살았다. 뒤늦게 본의 아닌 누군가에게 등떠밀리듯 정식 등단을 하게 되었다. 60을 넘긴 나이였다.


늦깎이 초년생이 외국에 나와서 그렇게 과감하게 생활정보 문을 두드린 것이었다. 낯선 이민을 살아낼 두려운 도전이었다.


11b98deee78bffd325c2b50297cfd0e2_1595981537_0481.jpg
 

뜻밖에도 사장님의 답신을 받았다.


글이 좋아서 교민들과 함께하고 싶어 게재하겠다는 말씀. 그리고 어른으로서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어달라는 좋은 부탁의 말이었다.


답답한 삶의 돌파구를 찾은 셈이 되었다. 머리속에 솟구치는 에너지를 원고지에 차근차근히 담아냈다.


세월이 증명하듯 ‘코.포’는 처음 ‘생활정보’에서 ‘코리아타임즈’로 다시 ‘코리아포스트’로 이름을 바꾸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름이 바뀐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 손님이 왔다가면서 선물로 필명을 지어준 것이었다. 주제넘은 것 같아 망서리다가 그 분의 성의가 고마워서 ‘소영’이란 필명을 쓰기로 했다. 지금까지 독자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건 아마도 그 이름덕인가싶다. 예쁜 이름을 선물 해주신분께 고맙다는 생각을 잊지 않는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귓가를 자극하는 새들의 지저귐 소리가 상큼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했다. 메마른 도시에서 지축을 흔들던 차들의 소음이 머리에서 사라지기도 전인데 여기는 어느 시골일까? 시야에 들어오는 푸르름도 새로움을 더해줬다.


마당을 나서니 뒤뚱거리는 오리 가족들의 행렬이 너무 귀여웠다. 조르르 어미뒤를 따르는 병아리들의 모습이 동화속 풍경처럼 재미있었다. 마치 외국 영화속에서 경험하는 생소한 그림속에 내가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산책길에 나서면 발길이 더디도록 붙잡는게 있었다. 집집마다 입구에 서 있는 작은 우편함이었다. 가느다란 기둥위에 마치 인형의 집처럼 앙증스럽게 귀여운 집이 얹혀져 있는가 하면 장난감같은 자동차가 공중에 메달려 있었다. 여러가지 형태의 재미있는 그 조그만 구조물들은 처음보는 색다름이었다. 과연 여기가 외국이구나 아이처럼 그것들을 즐겼다 .


해질녘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굴뚝의 연기가 축축한 공기속에 실타래처럼 풀려 사라진다. 코끝에 와닿는 나무타는 냄새가 낯설었지만 싫지 않았다.


노을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어둠속에서 하나 둘 꽃처럼 피어나는 불빛들을 보면서 참을 수 없는 향수에 가슴이 젖어들기도 했었다.


아는 사람도 없고 외출할 일도 없었다. 쭈그리고 앉아서 그런 낯선 풍경들을 그리듯이 편지지에 쓰고 또 썼다. 고국의 그리운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보내는 것이 매일의 일과에 전부였었다.


어느 날 낯선 책자 하나가 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가 들고온 교민잡지 ‘생활정보’ 였다. 무척이나 반가웠다.


편지지에 쓰던 글을 원고지로 바꿔서 쓰기 시작한게 바로 그 때 부터였다.


남의 땅에 발붙여 살려니 우리와는 다름이 많았다. 좋은 것도 있었지만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 그 하나하나가 좋든 아니든 모두 글 소재가 된 셈이다.


우리말 없는 세상에서 누군가 “안녕하세요” 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가웠다. 우체국 창구에서 일을 하는 그 사람은 한국사람이 아니었다. 외국인이 거침없이 우리말을 하니까 더 반가웠다. 혹시 와이프가 한국인인가? 물어보지 못한걸 후회했다.


사실 글쓰는 작업이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순간적으로 읽어내리는 단 한줄을 쓰기위해 어느때는 몇날씩 머리를 싸매고 힘들어 하는 때도 있다. 세상일이 하나같이 어렵듯이 내 속엣말을 남에게 편히 전달한다는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그러나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행복하다.



그동안 참으로 긴 세월이 흘러갔다. 오래 살다보니 이젠 고국이 외국같아 옛날의 삶이 그리운 추억으로 떠오른다.

요즘은 그 절절한 그리움을 작품에 담아내기를 좋아한다. 스스로를 달래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화살처럼 지나가는 세월이라더니 엊그제같은데 훌쩍 20년이 지나가 버렸다.


꽃 떨구고 새움튼 이파리처럼 싱싱했던 초로의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 때는. 여성의 완숙미를 풍기던 60대가 이제 백발의 팔십대 할망구가 되었다.


눈도 침침하고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기만도 힘이든다. 뇌가 아직 건재한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고마워서 끈질기게 부려먹는다.  


일을 시작하고 처음 얼마쯤 지났을 때 였다. 편집자분께서 원고지를 잔뜩 보내주었다. 곧이어 우표가 생략된 회사봉투까지... 오래 많이 써내라는 응원의 메세지였을까?


새내기 이민자에겐 더 크게 힘을 보태주는 고마운 친절이었다.


그게 빌미였다. 겁없이 주절이 주절이 많이도 써왔다.


한참을 지나서 고정 지면을 맡으라고 했을 때 고민을 좀 했었다. 지금까지의 자유기고는 부담없는 내 맘대로였다. 어느날 내 머리에서 글샘이라도 막히면 어쩔건가? 또한 체력의 한계도 생각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니 긴 세월 무슨 수다를 그리도 많이 떨었는지... 나이 먹어갈수록 말이 많아진다는데 내 글이 부질없는 수다였을까봐 겁이 난다.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을 아직도 놓지못하고 사는지?... 허허실실 웃음이 나온다.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사는게 행복해서다.


한편의 작품을 탈고했을 때의 밀려드는 환희로움과 보람. 농부가 한해의 수확을 끝내고 느긋해 하는 마음이 바로 이런 것이겠지. 가진게 넉넉치 않아도 마음 부자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 속에 내가 있다.


코리아포스트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의 독자분들께도 변함없는 응원 부탁드리며 감사를 전합니다.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234 | 21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대개 모든 신체 영역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노화는 나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정상적인 과정…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82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물질적 생산과 경제적 효율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7 | 4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치대,약대, 검안대 등)를 하는 학생들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마주하며 번아웃 혹은 중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4 | 8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험 총평과 출제경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GAMSAT (Graduate Medical School Admissi…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45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과학 수업이나 실험 중심 프…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6 | 2026.04.29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속 생물,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존재어린 시절 우리는 한 번쯤 ‘용’을 상상해본다. 불을 뿜고 하늘을 날며, 때로는 신의 사…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9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논밭을 일구어 심고 가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5곡이었는데 거기다 온갖…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60 | 2026.04.29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에서 승인을 받은 후 피고 측에 송달하고, 피고 측에서도 답변서를 제출하고, 사건 관리 회의 (…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70 | 2026.04.29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우레와(Urewera) 숲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보호구역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오리의 투호에나(Tuh…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3 | 2026.04.29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스테이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진행된 ‘2024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팸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6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폭우 주황색 주의보가 떠있다. 분명 어딘가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을텐데 홍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온 세상이 젖어가…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50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이느닷없이 나를 흔들자꿋꿋이 버티던 나도마음 흔들려아내가 모르던현금으로 꼭꼭 간직해두었던내 비자금을 실토하고난 이제 필요없게 …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8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방’이었다.”프롤로그 -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폭발 직후의 지옥 같은 밤.붉은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수증…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91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일반적으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주에게 피고용인의 범죄 신고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고…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6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4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떤 날은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막무가내 올라간다.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상상봉에 다다르면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55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체류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파트너쉽 비자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히 ‘의지’라는 단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끊으려면 끊을 수 있지 않나”,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은 도박 문제…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모든 코스는 다르다.어떤 곳은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를 자랑하지만, 또 어떤 곳은 벙커와 해저드가 도처에 있어 한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8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3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5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6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2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