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헝그리하지 않습니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저는 헝그리하지 않습니다

oldfield0069
0 개 1,927 이정현

최근 무심코 켜놓은 TV에서 배우 서우림 씨가 인터뷰하는 것을 보게 됐다. 퇴근 후 그저 습관처럼 켜놓고 집중해서 보지도 않는 TV에 왜 그날따라 눈길이 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f48a7c4033eb4c057511c0a2b75984c9_1594700063_6964.jpeg
 

서우림 씨의 인터뷰 내용은 이랬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 한국으로 돌아온 서우림 씨의 아들이 한국 직장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하다가 결국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 직장에 입사해도 적응하는 데 힘들어서 이직하고, 또 이직하고, 결국은 어느 날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안타까웠다. 나도 한국 생활을 하면서 어렵다고 느꼈던 부분이 바로 한국 직장 내 조직문화다. 


한국의 조직문화는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영어학원과 같이 직원들의 모든 호칭이 “선생님”으로 통일되는 곳은 그나마 좀 낫지만 “회장님, 대표님, 사장님, 전무님, 이사님, 팀장님, 실장님, 차장님, 과장님, 대리님”과 같이 직급이 분명한 직장에는 수직적 상하관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모든 문제는 바로 이 상하관계에서 발생한다. 그 어떤 나라보다 심한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군대식의 문화. 속칭 말하는 “까라면 까”는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다. 내 업무가 끝났다 해도 상사가 퇴근을 안 했으면 난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냥 자리만 지키는 게 다가 아니다. 자리를 지키면서 상사의 업무도 도와야 하고, 때로는 상사의 커피도 타주며 예의상 “피곤하시죠?”라는 말을 건네는 것이 ‘야근의 정석’이다. 직장생활 초반에 내가 이런 것을 알았을 리 없지 않은가. 아무도 나한테는 말해주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신입사원들은 다들 이런 것을 어디서 배우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한국 대학에서는 이런 것도 가르치나? 아니면 교과서에 상사가 퇴근하기 전엔 퇴근할 생각도 하지 말라고 써있는 걸까? 나는 당연히 내 업무가 끝나고 퇴근 시간이 되면 너무도 당당히 짐을 챙겨서 1등으로 퇴근했고, 주변에서 동료들이 “정현 씨는 참 용감하네” “승진 욕심 없나봐?” “어쩌려고 그래?” 라는 말을 종종 들었으나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상사의 호출을 받았다. 그때까지도 뭐가 잘못된 건지 영문을 몰랐고, 그랬기에 더더욱 “정현 씨는 가만 보면 헝그리 정신이 부족한 거 같아”라고 돌려 말한 상사의 말에 너무도 해맑게 “저는 헝그리하지 않은데요?!”라고 답할 수 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나는 여전히 한국 직장에 팽배한 헝그리 정신이 조금 불편하다. 늘 굶주린 듯이 살아야 잘 사는 것처럼 인식된 한국 사회도 불편했지만, 남들보다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는 것이 직장인이 마땅히 갖춰야할 헝그리 정신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더 불편했다. 야근은 미덕이 아니라 제시간에 제 일을 끝내지 못한 무능함이 맞다. 대체 업무시간에 무엇을 했길래 밤 10~11시가 되도록 자기 업무 하나 끝내지 못했을까. 결국 상사는 또다시 나를 불러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로 나를 설득시키려고 했지만 “저는 그럼 로마에서 안 살래요” 라는 말을 끝으로 퇴사했다. 그 이후 구직 면접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나는 야근을 하고 싶지 않으니 야근이 필수라면 날 채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것이 한국 조직 생활을 하며 내가 선택한 방식이다. 익숙지 않은 한국 조직문화에 어설프게 맞추며 겉도는 사회생활을 할 바에야 그냥 처음부터 “꼴통” “돌아이” “괴짜” 등의 낙인이 찍힌채 내 소신대로 직장생활을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직장 내에서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이라는 의미인 ‘Work-life Balance’의 준말)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야근을 강요하는 회사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많은 기업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전통적인 호칭인 “사장님, 상무님, 팀장님” 등의 호칭을 버리고 회사 직급에 상관없이 ‘님’ 이나 ‘매니저’ 라고 부르는 호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배우 서우림 씨의 아들 이야기가 더 안타깝게 다가왔던 이유도 이런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 때문이다. 한국 조직문화에 무조건 적응하려던 노력 대신, 그냥 “배째!” 식으로 버티며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렸다면 어땠을까. 물론 한국에 깊이 뿌리박힌 수직적인 기업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우리 같은 한국인도 아니면서 외국인도 아닌 사람(?)이 좀 더 수월하게 숨 쉬며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돼 가는 건 분명하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17 | 22시간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43 | 2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66 | 2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27 | 4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43 | 8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18 | 10일전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14 | 10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08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4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493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09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29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1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2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199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38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49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33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0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0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4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0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87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298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