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관찰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소리 없는 관찰자

0 개 1,854 김지향

006282d719226bd60772c1b8c4a30a25_1585085365_456.jpg
 

COVID19가 남쪽 끝의 작은 섬나라인 뉴질랜드에도 도착했다. 과거의 바이러스와 달리 무척 똑똑한 바이러스로 빠르게 진화를 해가면서 퍼져 나간다. 

 

사람의 의식만 진화를 해나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반려 동물들만 해도 예전보다 훨씬 더 똑똑해져 가고 있으며,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만큼이나 그들의 수명 역시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번 COVID19 사태를 보면 바이러스들까지도 덩달아 생존의 법칙에서 살아남으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 같다. 숙주 안에서 숙주와 함께 기생하는 기생충들과 달리, 숙주가 죽던 말던 상관하지 않고 그들의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인 바이러스이다.

 

자신을 숨기는 상당한 기술로 슬며시 다가와서 폐로 접근해 나간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며, 인간의 이기주의를 교묘하게 이용할 줄도 안다. 오랫동안 인간을 관찰해온 것만 같다. 

 

관찰자.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관찰자를 신으로 생각한다. 어떤 영성인들은 자기 자신을 자신의 관찰자로 생각한다. 명상을 통하여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으로부터 조금 떨어져 자신의 행동을 관찰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나는 코비드19를 통하여 나 자신의 관찰자가 오직 신이나 나 자신으로 한정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주가 마음작용이라는 생각에 대한 폭이 넓어진 것이다. 

 

세상이 나의 거울이라는 것, 상대를 통하여 나 자신을 본다는 것에 대한 이제껏 갖고 있었던 생각을 확장하게 해 준 코비드19. 코비드19사태가 전 세계를 휘두르는 것을 보면서 내 시야가 확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이 세상을 오직 인간 위주로만 생각했었던 내 어리석음에 대한 부끄러움이 앞섰다. 우주의 의식이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삼라만상 모든 것에 골고루 갖춰 있다는 걸 왜 이제야 기억해 낸 것인지.

 

돌멩이나 내 몸이나 알고 보면 모두 다 텅 빈 상태인 에너지. 돌멩이라고 생각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들만의 언어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의 청력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 너머의 언어로.

 

우주의 삼라만상이 보기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 신기할 수도 있겠다. 얼마나 재미있게들 사는가? 지구를 어지럽히고 난장판을 만들고 핵폭탄이니 이상한 것들을 만들어 서로 으르렁 거리면서 전쟁놀이나 해대고 말이다.

 

인간들처럼 재미있는 존재들도 사실 없다. 나 자신만 봐도 정말 재미있다. 나 자신을 까발려 보면 한도 끝도 없는 것들이 마구 튀어나와서 얼른 싸매버리게 된다. 이렇게 인간들이 워낙 재미있고 신기한 존재라서 인간들끼리 법을 만들어 통제해가면서 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법이란 것이 공정하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심사숙고하여 공정하게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아주 교묘하게 그 법을 이용하여 못 된 짓을 일삼는 자들도 있지 않은가? 아니면 권력으로 법을 어겨 가면서도 큰소리 떵떵 치고 사는 자들도 있고. 인간세상은 정말 요지경 속이다.

 

내가 나 자신으로부터 좀 떨어져서 나 자신을 관찰하는 것에 익숙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글로서 나 자신을 정리해가면서 다시금 들여다 볼 수 있는 것도 다행으로 여겨지긴 하다. 그러나 내게 있어서 이 작업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한 달에 두 번 하는 이 작업도 완전하게 나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나 자신을 바라보기가 힘이 든다.

 

올해 들어 많이 아팠다. 아직도 죽에 의존하는 날이 많고, 왼팔의 통증과 씨름을 하면서 지낸다. 그러나 귀는 자연치료가 된 거 같다. 고름이 나오지 않고 한결 편안하니 말이다. 

 

피지오 테라피스트가 Frozen Shoulder 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말이 오십견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영어도 이렇게 재미있는 구석이 있음에 감탄했다. 

 

몇 년 전에 오른쪽 어깨에 오십견이 왔었는데, 그때와 다르게 너무 아프다고 말했더니, 수술로 다친 근육이 다 낫기도 전에 오십견이 되서 더 아플 거라고 했다. 하지만 몸이 스스로 치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해주었다. 그 말 그대로 내 어깨가 조금씩 풀려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코비드19 퇴치 역시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코비드19는 면역성이 좋아야 이겨낼 수 있다고 한다. 나처럼 나이가 많은데다 지병이 있는 사람은 감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게 첫째지만, 운이 없어서 감염이 된다고 해도 면역성이 강하면 이겨낼 수 있다니, 면역성 증강에 힘을 쓰면서 살아야겠다. 

 

에어비앤비도 당분간은 문을 닫아야할 것 같다. 이미 다음 주 손님은 그쪽에서 예약 취소를 했다. 메시대학에 강의를 들으러 오는 학생인데, 강의가 취소되었단다. 4월 달 손님들도 취소를 한 상태이다. 서로 조심하면서 이 어려운 시국을 잘 넘겨야 할 것 같다.

 

코비드19로 한국의 기상이 높아져 가고 있다. 먼저 맞은 매로 다른 나라보다 더 아픈 상처를 입었지만, 그 와중에도 정부와 온 국민이 힘을 합하여 코비드19를 제대로 관찰하며 맞서서 전 세계의 모범이 되었다. 내가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

 

막내한테 얼마 전에 내가 한 말이 생각이 난다.

 

“젊은 너야 코비드19가 겁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항상 조심해야 해. 네가 너 자신도 모르게 감염이 되어서 남들한테 전염을 시키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 사람이 엄마가 될 수도 있고, 네 친구가 될 수도 있는 거야.”

 

이제 시작인 뉴질랜드의 방역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 되기만을 바란다. 나 역시 코비드19로부터 나 자신을 잘 지켜낼 수 있도록 코비드19와 나 자신의 관찰자가 되는 것을 소홀히 하면 안 되겠다. 이 또한 다 지나갈 일이지만. 

 

006282d719226bd60772c1b8c4a30a25_1585085436_6343.jpg
 

남북, ‘동족’은 아니라 해도 적이 될 필요야…

댓글 0 | 조회 660 | 3일전
▲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신형 지상 대 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시험을 지도하며 ‘해상 주권’을 무력 행사로 지켜야 … 더보기

가정용 온수 시스템 비교

댓글 0 | 조회 675 | 3일전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요즘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어요. 생필품뿐만 아니라 물값, 전기값 모두가 올라서 난방비도 큰 걱정거리가 되었죠. 여러분… 더보기

유학후 이민과정 활용 가이드

댓글 0 | 조회 560 | 3일전
뉴질랜드 영주권 비자를 취득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로서는 상당히 제한적이지요. 과거에는 심지어 “형제초청이민”이라는 카테고리가 존재할 정도로 다양한 루트가 있어서 … 더보기

포기를 포기하라

댓글 0 | 조회 213 | 3일전
5월이 끝나갑니다.벌써 2024년의 1/3를 넘겼고 이제 얼마지나지 않아 올해의 한 가운데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그동안 뭐 한 일이 있다고 이렇게 시간이 … 더보기

이만큼의 은혜

댓글 0 | 조회 140 | 3일전
■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여기까지 와서 돌아보니 내가 지닌 능력에 비해 이렇게까지 나를 높여 주신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작은 교회 목사 아들로 태어나 … 더보기

청춘

댓글 0 | 조회 102 | 4일전
시인 사뮤엘 울만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마음가짐을 뜻하나니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그리고… 더보기

창 밖은 아파트

댓글 0 | 조회 486 | 4일전
지금도 변함없지만 이 집에 처음 입주했을 당시 뒷편 큰 도로 주변은 어수선했다. 주유소부터 목공소, 침대공장, 무슨무슨 모터스며 공구상, 자동차 판매점까지 무질서… 더보기

숲의 성장 소설을 읽다

댓글 0 | 조회 107 | 4일전
인제 백담사 숲 명상숲으로 난 길을 걸어가며마음을 찾는 아이가 되어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숲이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으면나무들과 나뭇잎과 이끼와 양치류가,새들이 풀…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2)

댓글 0 | 조회 189 | 4일전
한방에서 말하는 간장과 심장은 간과 콩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기 계통과 비뇨기 계통을 지칭한다. 간장과 신장이 약한 어린이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할… 더보기

임시직 피고용인

댓글 0 | 조회 422 | 4일전
고용계약에는 정규직 외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임시직 피고용인으로 고용관계법에 정의되어 있는 개념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피고용인에게 보장된 … 더보기

기적의 오토파지 금식과 디톡스

댓글 0 | 조회 294 | 4일전
1. 오토파지의 정의오토파지는 그리스어이고, 의미는 자가포식이다. 이것은 세포 내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나 사멸된 세포 쓰레기를 먹어 치우는 세포의 고유 기능을 지… 더보기

72근의 정(精)을 아껴라

댓글 0 | 조회 151 | 4일전
인간은 태어날 때 몸을 에너지화 할 수 있는 자원을 무한정 부여받지는 않습니다. 에너지는 유한하기에 인간이라고 해서 마냥 받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받는 … 더보기

나이 들면 뭐가 중헌디?

댓글 0 | 조회 764 | 7일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한다. 또 근력 운동과 균형 운동은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 더보기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식습관과 운동

댓글 0 | 조회 953 | 2024.05.20
1.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식습관장이 회복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며, 약 66일간만 노력하면 습관이 들어 (뇌 습관 회로가 바뀜), 쉽게 평생 좋은 식습관… 더보기

선거와 이미지

댓글 0 | 조회 345 | 2024.05.15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지난 4월10일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58%의 국민 속에 자리를 잡았고 … 더보기

가스 안전에 관하여

댓글 0 | 조회 346 | 2024.05.15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오늘은 뉴질랜드에서의 가스 에너지 사용 및 관련 안전 지침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뉴질랜드는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로… 더보기

멀어도 멀지 않은 길

댓글 0 | 조회 173 | 2024.05.15
스페인에서 온 연인의 범어사 템플스테이그런 길이 있다.분명 긴 시간을 내야만 도착지에 이를 수 있는 길인데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다려지는 길.길에 오르기 시… 더보기

종자

댓글 0 | 조회 143 | 2024.05.15
시인 최 재호울음 그친 하늘이 다시 내게로 온다짓눌렸던 평온을 쓰다듬어희망의 늦잠을 깨우며거리엔 청소 끝난 하수를 흘려 보내듯그 눈물로 긴 여정 끝의 내 더러운 … 더보기

알고 나면 속 시원한 학생비자

댓글 0 | 조회 539 | 2024.05.15
뉴질랜드에서 학업을 시작하고자 하면, 그에 걸 맞는 비자상태를 득한 상태에서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 접하게 되는 순간, 소위 … 더보기

Pink Shirt Day

댓글 0 | 조회 551 | 2024.05.15
2024년 5월17일(금요일)은 핑크셔츠데이(Pink Shirt Day) 입니다. 핑크셔츠데이는 뉴질랜드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을 근절하고자 만든 날입니다. 뉴질랜드… 더보기

잔인한 5월

댓글 0 | 조회 494 | 2024.05.15
‘그니까요 쌤~ 제가 자~알 알아 들었다니까요~ 잔소리는 이제 그마~~안~~’누가 선생이고 누가 학생인지 헷갈릴 정도로 Y의 목소리는 평온했습니다. 이미 이렇게 … 더보기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억재하는 식사와 생활 습관

댓글 0 | 조회 895 | 2024.05.14
1. 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과 습관들유익균은 주로 섬유질을 좋아한다. 유익균은 섬유질을 분해하여 다른 좋은 물질들을 만드는 일을 한다. 충분한 섬유질을 먹지 않으… 더보기

두 죽음의 방식: 홍세화와 서경식

댓글 0 | 조회 550 | 2024.05.14
▲ 왼쪽부터 고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고 서경식 일본 도쿄경제대 명예교수. 한겨레 자료사진지난 4월20일 오후에는 2023년 12월18일 세상을 뜬 재일 디아스포… 더보기

우리 명상은 철저한 내공

댓글 0 | 조회 171 | 2024.05.14
명상에는 크게 외공(外功)과 내공(內功)이 있습니다. 외공이란 기운을 밖으로 발산해서 무술을 하거나, 병을 고치거나 하는 것으로서 기공(氣功)은 거의 다 외공입니… 더보기

쓰레기통을 내어 놓다가

댓글 0 | 조회 992 | 2024.05.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고양이 발걸음도 들리려는 밤쓰레기통 내어 놓다가밤하늘이 고와그대로 먼 길 떠나한 사흘쯤 걸어얼기설기 사립문발끝걸음 들어서면토방에 놓인 신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