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관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삼각관계

0 개 3,652 코리아포스트
내가 처음 뉴질랜드를 왔을 때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목장과 많은 동물들로 인해 놀라면서도 마음에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인구는 400만 명인데 소의 숫자는 사람과 비슷하고 양은 사람의 10배인 4000만 마리라고 하니 양식이야말로 정말 풍부한 셈이다. 소 한 마리를 키우기 위해서는 최소 1에이커의 풀밭이 필요하다고 한다. 뉴질랜드 전원에서 살아가려면 땅이 2핵타 이상이어야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넓은 땅에 잡초 관리를 위해서라도 동물을 기를 수 밖에 없다.

우리 집도 땅이 넓어 울타리를 만들고 양 2마리를 얻어다 풀밭에 넣었다. 그런데 양 2마리가 풀을 다 뜯어먹지 못해 송아지 2마리를 양과 같이 기르다 보니 송아지가 무럭무럭 자라면서 오히려 풀이 모자랐다. 사람들에게 양을 잡아먹으라고 말했지만 1년생이 넘은 양고기는 질겨서 안 먹는다고 하여 양털 깎는 사람에게 그냥 줘 버렸다.

풀이 모자라니 서로 풀을 먹으려고 동물들이 싸우는 꼴을 보게 된다. 지난번에 양이 덩치 큰 소한테 덤비는 것을 보고 쟤가 돌았나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소들이 허겁지겁 도망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양은 3살이고 소는 1살이었다. 동물들은 대부분 나이로 서열을 구분 하는 것 같았다. 우리 집의 팔팔한 청년 닭들이 쭈그러진 늙은 닭한테 꼼짝 못하는 것만 봐도 그렇고...

 
그런데 우리 집 가축 중에는 삼각관계를 갖는 애들이 있었다. 개와 오리, 수탉인데 모두 다 수놈들이다. 이것들은 허구한 날 싸움질만 하는데, 대체적으로 개는 오리를 이기고, 오리는 수탉을 이기고, 수탉은 개를 이긴다. 순순히 지고이기는 게 아니라 실컷 싸운 결과가 그런 것이다.

우리 집안에는 또 하나의 삼각관계가 형성 되는 게 있는데 그것은 아내 그리고 나와 아들이다. 아들은 나한테 꼼짝 못하고, 아내는 아들한테 꼼짝 못하고 나는 아내한테 꼼짝 못하는 편이다. 우리 집은 나이로 서열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목소리 크기로 서열이 결정 되는 것 같다.

어저께 내가 서재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주방에서 아내가 큰소리로 나를 불렀다.

"여보~ 개 밥 좀 주고와요~" 그림 그리다 말고 개 밥 주고 오면, 손이야 또 씻으면 되지만 중요한건 구상이 흐트러져 그림이 개털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만한 아들을 불렀다.

"아들아~ 엄마가 개밥 좀 주고 오란다."

컴퓨터 하던 아들이 툴툴 거리면서 개밥을 주고 왔다. 그런데 잠시 후 아내가 나를 또 불렀다.

"여보~ 과일껍데기 소 주고와요. 빵조각은 오리 주고요~"

"아들아~ 엄마가 소밥, 오리밥 주고 오란다."

아들이 밥을 주고 툴툴 들어오더니 엄마한테 한마디 하였다.

"엄마~ 뭘 좀 시키려거든 정리해서 한꺼번에 시키라고요~ 똥개 훈련시키는 것도 아니고~" (잘한다. 백번 맞는 말~ 아니, 그럼 그 동안 아빠가 똥개였었나?)

아들의 질타에 아내는 아무 말도 못하였다. 만약 내가 그런 말을 했다면,

"안하면 될 거 아냐~ 왜 큰소리는 쳐!"라며 따지고 대들었을 텐데... 그 날 밤 아내가 시무룩하게 앉아 한숨 쉬며 말하였다.

"여보 우리아들이 너무 변한 것 같아. 한국에서 혼자 오래 살아서 그런가?" (변하긴 뭘 변해, 예전과 똑 같은데...)

"자, 당신 열 받는데 술이나 한잔 마셔," 내가 와인을 한잔 따라 주자 벌꺽 벌꺽 마신 후 또 말하였다.

"엄마한테 꼬박 꼬박 말대꾸나 하고... 전엔 안 그랬는데..." 아내의 표정이 여전히 심각해서 내가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아들하나 있는 게 엄마한테 대들기나 하고, 이 자식 내가 혼내 줄께!"

내 말에 갑자기 아내의 얼굴이 보시시 펴지면서 "혼내긴요... 그래도 우리아들 만큼 착한애가 어디 있어요."

어쩌면 그 말 한마디에 아들에 대한 적개심이 삭 가시다니...

나는 잠자리에 누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아들 앞에서 아내를 심하게 나무랐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들이 엄마를 위로한다고 와인 한 잔씩 하면서 "아빠가 요즘 엄마한테 너무 심한 거 아냐? 내가 한소리 할까?"

"그래도 이 세상에 네 아빠만큼 좋은 사람이 어디 또 있는 줄 아냐," 아내가 이런 말을 할까? 아니면, "네 아빠처럼 못된 인간이 또 어디 있겠냐, 한 두 소리 가지고 어림도 없다 어림없어~ " 그 속을 누가 알겠는가,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5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2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10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4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8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5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9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8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