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시린 사람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가슴 시린 사람들

0 개 2,596 오소영
남섬의 폭설 소식과 함께 사나운 비바람 앞세워 겨울이 깊어만간다.
 
까짓 추위쯤 아랑곳않듯 맨살을 드러내놓고 당당하게 자랑이라도 하는양 나다니는 꽃띠 아가씨들에겐 심히 꼴불견으로 보일테지만 웬만큼 입고서는 등짝이 허전해서 입고 또 껴입고... 황혼열차에 실린 사람들에게 뉴질랜드 겨울은 가히 공포의 계절이다.
 
눈밭에 딩굴어도 괜찮을만큼 단단히 챙겨입고 외출을 서두르는데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바쁜 발걸음을 붙잡는다.
 
“와~~ 콜드 베리베리 콜드~...”   아이같이 왜소한 몸을 잔뜩 웅크리고 엄살을 부리는 ‘허버트’ 노인의 장난섞인 소리에 잠시 주춤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있을리 없는 사람.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다. (도대체 그 노인은 어디로 간 것 일까?)
 
어느 날 갑자기 바람처럼 사라져버린 사람의 궁금증이 늘 마음에 걸렸었다. 
 
살만큼 형편도 괜찮은 노인이 두툼한 방한복도 없이 철지난 헐렁한 마이 차림으로 겨울을 견뎌내는 배짱은 아마도 검소함으로 살던 생활습관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추위깨나 타는 내게 베리콜드를 외치며 유유상종을 하는 것은 그의 특기인 익살이었을까? 아니면 마음시린 공허감을 달래려고 교감의 짧은 순간을 즐겼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 사람과 마주치는 날은 기분좋게 시작되는 하루여서 즐거웠는데 그 어느 겨울보다 삭막하고 더 추운 것은 그 노인이 없어서인지? 벌써부터 품속으로 한기가 스며든다.
 
‘허버트’ 노인이 떠난 집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은 젊고 건강한 남자다. 젊은이답게 집에 매달려 뚝딱뚝딱 차양도 만들어 달고 여기저기 손질을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새 집을 만들어갔다. 부지런하게 앞마당에 돌아가며 나무도 심고 꽃도 예쁘게 가꾸는데 솜씨도 그만이지만 그 넘쳐나는 활기가 신선 해 보여 색다른 충격을 받는다.
 
듬직한 어깨에 앙징스럽게 귀여운 작은 ‘쌕’을 메고 희고 검은 콤비의 ‘헬멧’으로 멋(?)을 내고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아 달려나가는 그의 뒷 모습을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실리는걸 깨닫는다. 버거운 세월의 짐도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은 묘한 기분. 마치 그를 따라 젊어지기라도  하는 느낌이랄까...
 
둥근달이 휘엉청 혼자 떠서 심심해  하는 한가로운 어느 밤.
 
하얗게 달빛으로 드러난 담벼락에 기대서서 하염없이 담배연기를 뿜어내는 그 남자를 보게되었다. 멍~~한 무표정에서 느껴지는 맥빠진 허탈감. 담배 연기속에 묻어나는 절절한 외로움을 읽는 순간 흠칫 발걸음을 숨겨야했다. 곧 눈물이라도 쏟아낼 것 만같은 표정을 훔쳐보며 그가 어찌 낮의 그 사람이었는지 전혀 일치가 되지않았다. 아직은 혼자이기에 이른 나이. 누군가 말벗이 그리워 달빛을 벗삼아 아쉬운 교감이라도 하는지? 빈 집의 고적감을 떨쳐내려고 밖으로 나와 언 가슴을 녹이는 그는 ‘허버트’ 노인보다 더 춥고 쓸쓸한 사람이었음을 알고 놀랬다.
 
그는 어떤 사연으로 벌써부터 혼자가 되었을까? 그리움의 허깃증을 일로 달래려고 부지런을 떨었을 한없이 외로운 영혼. 문득 그와 공감되는 어떤 여인의 지나간 시간속으로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했다.   

대화가 단절된 빈 공간. 스스로의 숨소리만 크게 들리는 적막속에서 울분같은 설움을 참아내야 했던 오십대 그 시절. 아이들이 떠난 빈 방을 서성거리며 그들의 체취를 탐닉하고.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손때 묻은 인형들과 이야기 하면서 소꼽놀이로 만지작거리며 치기로 버텨낸 가슴시린 세월이 있었다. 딸 자식들은 키울 때 뿐. 에미 가슴에 커다란 구멍 하나 뚫어놓고 제 갈길 찾아 떠나는 것. 나도 그리 떠나왔고 내 딸들도 그리 떠나갔다. (인생이란 다 그런거야) 유행가처럼 읊조리면서도 뚫린 구멍으로 때없이 넘나드는 시린 바람은 막을길이 없다.       
 
요즈음은 자식들 교육이 인생의 전부인양 일찍부터 스스로 기러기가 된 아빠들이 참 많다. 세상이 좁아져서 이래저래 수 만리 헤어져 사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 아무리 통신매체가 대단한 시대라 해도 인생이 마냥 길지만은 않은데 그리 떨어져 살아도 괜찮은지? 안타까운 노파심이다. 그들은 특별한 목적과 기다림이 있는 시한부 외로움을 살기에 가슴시린 허허로움은 없었으면 좋으련만... 
 
아! 저 조용한 달님은 그 모두의 시린 가슴을 녹여주려고 혼자서 저렇게 환하게 웃고 있을까? 아니면 달님도 외로워서 세상속으로 떠 오른 것일까?

이민심사 관점의 SMC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388 | 6시간전
Skilled Migrant Category(SMC)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SR3.20에 따른 ‘Skilled employment’ 충족 여부입니… 더보기

잘 늙어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358 | 6시간전
최근에 “엡스틴 파일” 속에서 대표적인 ‘자본주의 비판자’인 노암 촘스키 교수와 대표적인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의 친근감을 나타내는 서신 왕래나, 엡스틴 범죄 행… 더보기

코스 매니지먼트와 인생 계획 – 전략 없이 무작정 치면 낭패

댓글 0 | 조회 116 | 6시간전
골프에서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스윙 기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도 전략 없이 경기에 임하면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하게 되고, 반대… 더보기

바위 속 부처님을 모시다 - 마애불

댓글 0 | 조회 87 | 6시간전
멀고 긴 여로서기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3만 군사를 몰고 백제의 수도 한성을 습격했다. 한성이 초토화되자 백제는 서둘러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천도했고 어느… 더보기

정년 이후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265 | 10시간전
예전 칼럼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달리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이 없으며 만약 고용주가 60세가 된 피고용인을 나이를 이유로 해고한다면 이는 나이를 이유로한… 더보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댓글 0 | 조회 83 | 10시간전
시인 최 승자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무엇을 채울 것인가,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하다 … 더보기

23. 웰링턴(Wellington) – 타라(Tara)의 전설

댓글 0 | 조회 76 | 10시간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바람이 거세고 드라마틱한 해안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오리의 전설이 살아 숨쉬고 있다.이 도시의 마오리 이름은 ‘테 위타랑이… 더보기

UCAT 매년 응시 후 알게 된 알짜배기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153 | 1일전
UCAT ANZ은 University Clinical Aptitude Test Australia New Zealand 약자로 직역하면 의료계열 적성고사 (호주 뉴… 더보기

설날과 떡국

댓글 0 | 조회 166 | 4일전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정월(正月) 초하룻날인 ‘설’이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한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더보기

교육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댓글 0 | 조회 451 | 6일전
몇 년 전, 오클랜드 의대에 재학 중이던 한 학생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잖아요. 저는 그 시간을 … 더보기

오클랜드&오타고 1학년 바이오메드/헬싸 A+ 공부법

댓글 0 | 조회 651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헬쓰사이언스 (Auckland Biomed.Health Sci.) 그리고 오타고대 헬쓰사인언스 (Otago HSFY) 공부법… 더보기

내년 490명 의대 증원...한국 의대 증원의 현주소

댓글 0 | 조회 608 | 2026.02.14
최근 한국 의대 입시를 보면 호주 의대 입시를 따라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지역 의사제라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한국 같은 경우 여러분들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 더보기

“사랑은 서류로 남는다” IPT 판결로 본 파트너십 비자의 핵심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8 | 2026.02.13
실무에서 파트너십 비자 업무를 하다 보면, 증빙 서류를 요청드릴 때 “우리가 확실한 부부 사이인데, 같이 살고 있는 걸 모두가 다 아는데, 왜 이런 사소한 입출금… 더보기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클랜드 의대 vs 오타고 의치대

댓글 0 | 조회 958 | 2026.02.11
[출처]https://www.ama-assn.org/series/succeeding-medical-school뉴질랜드에는 현재 2개의 의과대학과 1개의 치과대학이… 더보기

떠나는 이들

댓글 0 | 조회 492 | 2026.02.11
주말 아침 타운하우스는 텅 빈 듯 조용하고 승용차들도 벌써 어딜 갔는지 주차장이 한가로운데, 가까운 곳 어느 나무에서 매미 한 마리가 외로운 울음을 울고 있었다.… 더보기

돈으로 살 수 없어

댓글 0 | 조회 284 | 2026.02.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다정함이 많은 교회보다헌금 많이 걷히는 교회가성공한 교회라고 합니다달동네교회보다부자들이 많은 교회가성공한 목회라고 합니다섬김, 겸손, 변화라… 더보기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산에서

댓글 0 | 조회 226 | 2026.02.11
기독교신자 박미경·강희복 부부2016년 수덕사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박미경 씨는 최근까지 25개 사찰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했다. 템플스테이는 그가 어릴 적부터 좋… 더보기

8월 SMC와 황금 같은 6개월

댓글 0 | 조회 354 | 2026.02.1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뉴질랜드 영주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아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더보기

추억도 자산이다

댓글 0 | 조회 218 | 2026.02.11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든 많은 자산(資産)을 쌓아가기를 염원한다. 금전으로 평가되는 부(富)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명제일 것… 더보기

3편 – 〈라자루스 코드〉 (The Lazarus Code)

댓글 0 | 조회 117 | 2026.02.11
​“죽은 자는 돌아오지만, 코드도 다시 돌아온다.”프롤로그 - 2029년 7월 1일, 도쿄도쿄 중심부, 금융단지 빌딩군 위로 전광판 하나가 갑자기 깜빡거리기 시작… 더보기

다보스 포럼을 보고

댓글 0 | 조회 130 | 2026.02.11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2026 다보스 포럼)이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산골 다보스에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약 3000명의 리더들이… 더보기

주택 임대차 재판소 (Tenancy Tribunal)

댓글 0 | 조회 254 | 2026.02.10
독자분께서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시면서 임대를 놓는 집주인이시던, 그런 주택을 임차해서 사시는 세입자이시던,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번쯤 고민을 해보셨… 더보기

22. 마나와투 강의 여정 – 바람을 거슬러 흐른 사랑

댓글 0 | 조회 135 | 2026.02.10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는 뉴질랜드 북섬의 마나와투(Manawatu) 평야에 위치한 도시로, 마나와투 강(Manawatu River)을 중심… 더보기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댓글 0 | 조회 136 | 2026.02.10
시인 에크하르트 톨레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고요함 … 더보기

아틀란티스 대륙 실존설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0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세계”가 사람들의 상상력과 탐구 본능을 자극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가장 집요하게 살아남은 이름이 있다. 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