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꽃 하루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양귀비꽃 하루

0 개 2,808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찌프린 하늘이 회색으로 어둡다. 그 침침함 속에 문득 시야를 밝혀 오는 화사한 다홍색 물결, 두리번거리는 낯선이의 발길을 유혹하는 곳은 잘 정돈된 넓직한 파크였다. 하늘하늘하는 몸짓으로 아양을 떠는 꽃들은 양귀비 무리, 그들 아름다움에 넋을 빼앗기고 오래 쉬어가라는듯 날렵하게 자리한 벤취에 드디어 주저앉고 만다. 질세라 대각선 방향에선 보라색으로 출렁이는 라벤다 무리가 양귀비보다는 조금 투박한 춤으로 제 자랑의 한창이다. 국적 모르는 어느 빵집의 케익 한 조각으로 가볍게 소풍나온 여기 사람들처럼 점심을 해결하고 또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생소함에 찌들어가던 영혼이 새롭게 꿈틀대는 것을 느낀다. 눈으로 바라보는 현란함보다 가슴으로 받아 드리며 눈물이 나도록 감동스러워 몸을 떨게 되는 자연과의 교감, 게걸스럽도록 아름다움에 탐닉하는 것도 결국은 나이탓이련가?

찌프린 하늘에선 금방 비가 쏟아져 내릴 것 같은데도 용케 참아 내고 있는 것이 내게 마냥 기회를 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공짜 교통편 이용해 보기) 시니어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특혜제도. "수퍼골드"카드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해 보는 시도로 오늘을 비워 놓았다. 서울에서는 할일 없는 노인들이 방황하듯 종일 지하철 타고 다니다가 저녁에 집에 돌아간다던가. 러쉬아워가 끝난 늦은 아침 역에 들어서면 마치 노인들의 모임같은 분위기에 그 사실을 실감했었다. 무표정이 지나쳐 불쾌감까지 주는 불친절한 직원이 던지듯이 내미는 티켓을 받아 들 때 참으로 민망하고 참담했었던 생각이 떠 올랐다. 그런 경험 때문에 잔뜩 겁을 집어먹고 움츠린채 버스에 올랐고 과감하게 기차도 타 보았다. (아- 여기는 다르구나) 무거운 나이가 부담스럽지 않게 대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차츰 어깨가 펴지고 자신감이 생겨 특권층 패스 내밀 듯 당당해져 가는 것을 깨달으며 절로 웃음이 나왔다. 느긋한 문화의 여유랄까?

문득 언제인가 인천공항에 내렸을 때의 어떤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오클랜드 공항에서 어느 젊은 분이 몸이 자유롭지 못한 노모를 배웅하면서 내게 당부를 했다. 기내에서 말벗도 하고 인천에 내리면 꼭 김포행 버스를 태워 드렸으면 하는 간곡한 부탁도 겸했다. 마중 나온 바쁜 애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두리번거렸다. 다행스럽게도 멀지 않은 곳에 김포행이 빈 차로 있었다. 서둘러 노인을 버스에 모시려는 순간 "타지 말아욧-" 하는 기사의 무서운 목소리에 자즈러질뻔 했다. "왜요-"? 우리 말이 시원스럽게 통하는 고국에 왔는데 물음에 대답도 없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 그에게 우리는 관심 밖의 천덕꾸러기일 뿐이었다. (여기가 내가 그리던 고국이었구나) 실망과 분노로 끓어오르는 화를 삭이면서 한참을 서있자니 젊은이들이 와악 몰려와 그 차에 오르고 맨 나중에서야 허락이 떨어졌다. 노약자 도와주려고 운전석에서 벌떡 일이나 서비스 해주는 여기 기사들을 생각하면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살던 땅. 내 뿌리가 있는 조국의 일이기에---.

오늘 내가 버스와 기차를 열번 가까이 바꿔타기 했으니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난편이다. 한 번도 불쾌감을 준 사람이 없으니 기분이 나이스 했다. 집 속에 혼자 앉아 잡념이나 생길 때 가끔씩 이 짓(?) 해도 괜찮겠다는 답을 얻었다. (다리 성할 때 다니자) 맨 나중에 탔던 버스 기사에게 오늘의 내 테스트에 우승컵을 안겨 주었다. 얼굴 검은 중년의 사나이니 그도 결국은 이민자였을텐데. 반팔을 입은 튼실한 팔 목에는 탐스럽게 번쩍이는 황금의 팔찌가 여러겹으로 흘러내려 눈길을 사로 잡았다. 진짜일까? 가짜일까? 사람들 시선에 경이와 의문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자기 어머니를 반기듯이 활짝 웃으며 맞아 드리는 모습도 유난스럽게 "댕큐"를 연발해 쑥스럽지만 기분 좋은 게 사실이었다. 운전을 하면서 내내 흥겨운 노래를 웅얼거리면서 가끔씩 어깨마져 들썩거리는데 금방 일어나 춤이라도 출 듯하지 않은가. 신호등에 걸리면 박수까지 치면서 신나 하는게 자기집 방안에서 혼자 노는 모습을 훔쳐보는 기분이 들어 그 차를 내리고 싶지가 않았다. 무엇이 그리도 기쁘고 흥겨울까? 이 불황의 소용돌이 시대에, 뒤에서 보고 있으려니 웃음이 절로 나와 하루 종일 쌓였던 피로마져 싹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삶이 여유로워서? 아니면 느긋한 성격탓? 생업을 짜증스럽지 않게 하는 것은 사회제도가 만든 것도 있을 터. 많은 인파 속에서 그 사람들을 관리해야하는 스트레스의 고국의 기사들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발 쭉 뻗고 편하게 앉아 창 밖을 감상하던 내게 "굿 아이디어" 하면서 웃고 지나치던 기차에서의 차장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온다. 널널한 자리, 널널한 땅, 그 초원에서 풀을 뜯는 양떼 만큼이나 한가로운 모습으로 여기에 살아야겠다.

이제 정권도 바뀌고 새로운 변화의 시대가 열려 오고 있다. 고국을 두고 선택한 이 나라가 밝은 희망의 미래를 열어 줄 것을 열망하면서 우리의 젊은이들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토파지 디톡스가 이런 일까지도 한다

댓글 0 | 조회 278 | 15시간전
오토파지와 디톡스는 살아 있는 세포로 구성된 우리의 몸의 고유의 기능이다. 우리가 우리 몸에 잠재되어 있는 이런 탁월한 기능을 잘 사용한다면 불필요한 것들에서 해… 더보기

남북, ‘동족’은 아니라 해도 적이 될 필요야…

댓글 0 | 조회 714 | 6일전
▲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신형 지상 대 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시험을 지도하며 ‘해상 주권’을 무력 행사로 지켜야 … 더보기

가정용 온수 시스템 비교

댓글 0 | 조회 738 | 6일전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요즘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어요. 생필품뿐만 아니라 물값, 전기값 모두가 올라서 난방비도 큰 걱정거리가 되었죠. 여러분… 더보기

유학후 이민과정 활용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7 | 6일전
뉴질랜드 영주권 비자를 취득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로서는 상당히 제한적이지요. 과거에는 심지어 “형제초청이민”이라는 카테고리가 존재할 정도로 다양한 루트가 있어서 … 더보기

포기를 포기하라

댓글 0 | 조회 229 | 6일전
5월이 끝나갑니다.벌써 2024년의 1/3를 넘겼고 이제 얼마지나지 않아 올해의 한 가운데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그동안 뭐 한 일이 있다고 이렇게 시간이 … 더보기

이만큼의 은혜

댓글 0 | 조회 158 | 6일전
■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여기까지 와서 돌아보니 내가 지닌 능력에 비해 이렇게까지 나를 높여 주신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작은 교회 목사 아들로 태어나 … 더보기

청춘

댓글 0 | 조회 114 | 7일전
시인 사뮤엘 울만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마음가짐을 뜻하나니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그리고… 더보기

창 밖은 아파트

댓글 0 | 조회 510 | 7일전
지금도 변함없지만 이 집에 처음 입주했을 당시 뒷편 큰 도로 주변은 어수선했다. 주유소부터 목공소, 침대공장, 무슨무슨 모터스며 공구상, 자동차 판매점까지 무질서… 더보기

숲의 성장 소설을 읽다

댓글 0 | 조회 126 | 7일전
인제 백담사 숲 명상숲으로 난 길을 걸어가며마음을 찾는 아이가 되어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숲이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으면나무들과 나뭇잎과 이끼와 양치류가,새들이 풀…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2)

댓글 0 | 조회 195 | 7일전
한방에서 말하는 간장과 심장은 간과 콩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기 계통과 비뇨기 계통을 지칭한다. 간장과 신장이 약한 어린이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할… 더보기

임시직 피고용인

댓글 0 | 조회 429 | 7일전
고용계약에는 정규직 외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임시직 피고용인으로 고용관계법에 정의되어 있는 개념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피고용인에게 보장된 … 더보기

기적의 오토파지 금식과 디톡스

댓글 0 | 조회 318 | 7일전
1. 오토파지의 정의오토파지는 그리스어이고, 의미는 자가포식이다. 이것은 세포 내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나 사멸된 세포 쓰레기를 먹어 치우는 세포의 고유 기능을 지… 더보기

72근의 정(精)을 아껴라

댓글 0 | 조회 165 | 7일전
인간은 태어날 때 몸을 에너지화 할 수 있는 자원을 무한정 부여받지는 않습니다. 에너지는 유한하기에 인간이라고 해서 마냥 받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받는 … 더보기

나이 들면 뭐가 중헌디?

댓글 0 | 조회 772 | 2024.05.25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한다. 또 근력 운동과 균형 운동은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 더보기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식습관과 운동

댓글 0 | 조회 961 | 2024.05.20
1.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식습관장이 회복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며, 약 66일간만 노력하면 습관이 들어 (뇌 습관 회로가 바뀜), 쉽게 평생 좋은 식습관… 더보기

선거와 이미지

댓글 0 | 조회 360 | 2024.05.15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지난 4월10일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58%의 국민 속에 자리를 잡았고 … 더보기

가스 안전에 관하여

댓글 0 | 조회 352 | 2024.05.15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오늘은 뉴질랜드에서의 가스 에너지 사용 및 관련 안전 지침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뉴질랜드는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로… 더보기

멀어도 멀지 않은 길

댓글 0 | 조회 181 | 2024.05.15
스페인에서 온 연인의 범어사 템플스테이그런 길이 있다.분명 긴 시간을 내야만 도착지에 이를 수 있는 길인데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다려지는 길.길에 오르기 시… 더보기

종자

댓글 0 | 조회 146 | 2024.05.15
시인 최 재호울음 그친 하늘이 다시 내게로 온다짓눌렸던 평온을 쓰다듬어희망의 늦잠을 깨우며거리엔 청소 끝난 하수를 흘려 보내듯그 눈물로 긴 여정 끝의 내 더러운 … 더보기

알고 나면 속 시원한 학생비자

댓글 0 | 조회 547 | 2024.05.15
뉴질랜드에서 학업을 시작하고자 하면, 그에 걸 맞는 비자상태를 득한 상태에서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 접하게 되는 순간, 소위 … 더보기

Pink Shirt Day

댓글 0 | 조회 561 | 2024.05.15
2024년 5월17일(금요일)은 핑크셔츠데이(Pink Shirt Day) 입니다. 핑크셔츠데이는 뉴질랜드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을 근절하고자 만든 날입니다. 뉴질랜드… 더보기

잔인한 5월

댓글 0 | 조회 510 | 2024.05.15
‘그니까요 쌤~ 제가 자~알 알아 들었다니까요~ 잔소리는 이제 그마~~안~~’누가 선생이고 누가 학생인지 헷갈릴 정도로 Y의 목소리는 평온했습니다. 이미 이렇게 … 더보기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억재하는 식사와 생활 습관

댓글 0 | 조회 906 | 2024.05.14
1. 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과 습관들유익균은 주로 섬유질을 좋아한다. 유익균은 섬유질을 분해하여 다른 좋은 물질들을 만드는 일을 한다. 충분한 섬유질을 먹지 않으… 더보기

두 죽음의 방식: 홍세화와 서경식

댓글 0 | 조회 557 | 2024.05.14
▲ 왼쪽부터 고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고 서경식 일본 도쿄경제대 명예교수. 한겨레 자료사진지난 4월20일 오후에는 2023년 12월18일 세상을 뜬 재일 디아스포… 더보기

우리 명상은 철저한 내공

댓글 0 | 조회 173 | 2024.05.14
명상에는 크게 외공(外功)과 내공(內功)이 있습니다. 외공이란 기운을 밖으로 발산해서 무술을 하거나, 병을 고치거나 하는 것으로서 기공(氣功)은 거의 다 외공입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