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 "실수였다" 구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354] "실수였다" 구요.

0 개 2,961 KoreaTimes
  한입 덥석 깨물면 상큼한 향기를 뿜으며 입안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사과, 건강한 치아를 가졌을 때의 그 맛을 이젠 잊어버린지도 오래다. 더구나 지금은 그런 계절도 아니어서 복숭아니 수박이니 하는 제철 과일에 밀려 그나마 이름값을 하는 묵은 사과가 아쉬움을 달래 주는 형편이다. 언제쯤 사다가 넣어 둔 것일까? 인기없이 뒷전으로 밀려나 냉장고 귀퉁이에서 자리 차지만 하던 사과 몇 개가 드디어 제 소임을 하고자 밖으로 선택되어 나왔다. 하기 싫어 미루고 미루던 일을 해 보려는 제법한 생각에 스스로를 위안하며 껍질을 벗기고 열심히 강판에 갈았다. 안하던 일을 하면 금방 팔이 아파온다. 나이 먹으며 오는 여러가지 신체적 변화 중에 한가지로 빼놓지 않고 찾아드는 사람 삶의 섭리가 얄밉도록 절묘하다는 생각을 한다. 입맛도 변덕스러워 잘 먹던 것도 갑자기 싫어지니 아까워 미루다가 결국 버려지게 되는게 죄 짓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몽땅 세 개를 모두 갈아 놓으니 부풋하게 냄비에 채워졌다. 병에 담겨있는 흰 설탕을 듬뿍 쏟아붓고 단맛에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약간의 소금을 넣고 불에 올려 놓았다. 쨈을 만들면 한동안 빵에 발라 잘 먹겠다고 흐뭇하고 여유로운 생각마져 하며 보글보글 끓으며 올라오는 거품을 깨끗이 걷어냈다.  
  그리고 숟가락 끝에 슬쩍 혀를 대 본다. 맛을 보면서 당도를 측정하겠다는 뜻이었는데 이게 어쩐 일일까 조금도 달지가 않았다. 입이 써서 사탕을 물고 살아도 어느 때는 사탕조차 쓰시다는 언니 생각을 하며 요즈음 가끔씩 나도 모든 음식이 써서 드디어 나도 그런 때가 왔구나 나이 먹으면 다 그러려니 순종하는 법을 배워 살려고 애를 쓰는데 그런줄만 알았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맛을 확인해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건 영 아니었기에... 냄비를 내려놓고 서둘러 불을 껐다. 한동안 어이가 없어 멍하니 바보가 된 듯 서 있다가 하수구에 아낌없이 쏟아 버리며 누가 보기라도 하는 양 물을 내려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 챙피해서 얼굴이 달아올라 볼을 싸쥐었다. 어찌 이런 실수를 한단 말인가? 설탕을 넣은게 아니고 소금을 쏟아 부었으니 그것은 쨈이 아니고 무엇이 될 뻔 했는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렇듯 바보같은 실수는 별로 한 기억이 없기에 실망을 지나쳐 절망스러움까지 맛봐야 했다. 좀더 신경써서 세심하게 일을 하지않고 쉽게 일은 해 놓고 왜 생각은 그리도 허무하고 많은지. 은연중 치매증상까지 들먹이며 두려움에 사로 잡혔다. 다시 병을 꺼내어 확인해 보니 뒷면에 "맛소금"이라고 잘도 써 놓았더구만 생각없이 서두른 처사가 얄밉고 괘씸했다. 조금씩만 덜어쓰고 자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서 그랬다고 자위를 할 수 밖에.... 매사에 성의없이 대강으로 떼 우는 요즈음 생활을 반성하라는 경종인 듯 싶어 혼자서 쓴 웃음을 흘린다. 깨스 불을 끈것같지 않아 다시 돌아 가보니 역시나 켜져있는 불꽃이 비웃는 듯해서 앗찔 했었다는 친구, 그러면서 이제 다 되었다구 자조하던 서글픈 얼굴이 떠 오르며 문득 얼마전에 골프장에서 있었던 일이 예사롭지 않게 생각되었다. 분명히 우드로 샷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가방에 집어 넣을 때에야 아이언이었음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마치 도깨비한테 홀린것 같아 도무지 내가 한 일이라고 실감이 나질 않았다. 기억력 하나만은 아직도 괜찮다고 건망증 이야기가 나오면 남의 일처럼 생각해 왔는데 나도 이젠 별수가 없는것일까?

  "먹은 나이만큼 늙는게 정상인데 형님은 왜 안 늙어요?" 나이 같은 것은 숫자에 불과 한것. 천천히 여유롭게 착각하며 사는 내게 자주 애교 섞인 보챔을 해 오는 그야말로 어떤 말을 해도 밉지 않은 아우가 있다. 내가 지난 일을 이야기하면 분명 "형님도 드디어 늙고 있군요"하며 쾌재를 부를 것이다.  허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변명하고 싶다. 공해에 시달리는 요즈음 젊은이들로 엄청 건망증이 심하다고 들었다. 어떤 이는 급하게 손목 시계를 차고 나갔는데 밖에서 시간을 보려니까 시계는 없고 고무 밴드가 차여 있더란다. "그 일은 나이 먹은 주책이 아니고 누구나 저지를 수있는 그냥 실수였다"구요.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283 | 13시간전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218 | 5일전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593 | 8일전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862 | 9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18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15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

가끔은 Lay-up이 답이다 – 직진보다 돌아가는 것이 현명할 때

댓글 0 | 조회 206 | 2026.04.15
골프를 하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그린까지 남은 거리는 길지 않지만, 앞에는 큰 해저드나 나무가 가로막고 있다. 과감하게 공략하면 한 방에 … 더보기

지금 당장 궁금한 비자심사 최신 정보

댓글 0 | 조회 453 | 2026.04.15
특정비자의 심사기간에 대한 개런티를 뉴질랜드 이민법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기에, “제 비자에 대한 심사가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오늘 저에게 문의하… 더보기

정이 가는 사람

댓글 0 | 조회 258 | 2026.04.1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만 생각하며 산다는 사람보다주님만 생각하면 부끄럽다는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정이 간다하늘 아버지께서 다 돌봐 주실 거라며성인처럼 … 더보기

명경과 세경

댓글 0 | 조회 165 | 2026.04.15
얼굴을 보거나 화장을 하려면 보는 것이 거울이다. 오래전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기 위해 잠잠한 물에 비추어 보다가 돌이나 금속을 매끈하게 갈아서 보려고도 했을 것… 더보기

숲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기록

댓글 0 | 조회 120 | 2026.04.15
■ 조계산 송광사산사에 들어서며 마주하는 첫 공간남도의 아름다운 조계산을 사이에 둔 송광사와 선암사. 두 사찰의 송사로 인한 기록으로부터 시작되었을, 숲에 대한 … 더보기

뉴질랜드 회사법 (Companies Act 1993) 주요 쟁점 정리

댓글 0 | 조회 202 | 2026.04.14
통계자료의 의하면, 뉴질랜드에서 (한인과 키위를 막론하고) 가장 많은 비즈니스 운영 형태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개인 이름으로 운영하는 sole trader 라고 합… 더보기

중위권 성적으로 의대 합격까지, 방향의 중요성

댓글 0 | 조회 319 | 2026.04.14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최근 상담을… 더보기

26.바다 위의 길 – 픽톤과 어머니의 항로

댓글 0 | 조회 103 | 2026.04.14
Te Ara Moana o te Whaea – 어머니의 바다 길* 바다와 산 사이의 마을아득한 옛날, 지금의 픽톤 지역 와이투히(Waikawa)라는 마오리 마을이… 더보기

은하수 가을달

댓글 0 | 조회 167 | 2026.04.14
보름인가? 창공에 매달린 달이 유난히 크고 밝다. <은하수와 가을달> 칠십여 년 전 초등학교 때의 어느 습자 시간에 화두로 떠올려졌던 단어다. 그때의 … 더보기

7편 – 바티칸 비밀문서고 : 금지된 장부

댓글 0 | 조회 181 | 2026.04.14
“신은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한 것은 인간이며, 지운 것도 인간이었다.”프롤로그 - 1495년, 바티칸 지하 4층 캔들빛이 흔들리는 오래된 석조 방.한 노신부가 … 더보기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댓글 0 | 조회 163 | 2026.04.14
시인 파블로 네루다당신은 해질 무렵붉은 석양에 걸려있는 그리움입니다.빛과 모양을 그대로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부드러운 입술을 가진 …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훌륭한 선생님 구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566 | 2026.04.12
이번 칼럼에서는 뉴질랜드에서 훌륭한 선생님 (강사 및 컨설턴트)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NCEA, CIE (A Level), IB 모든 뉴질랜드… 더보기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댓글 0 | 조회 651 | 2026.04.10
데뷔 40주년 가수이자 뮤지컬 제작자인 유열 씨가 폐섬유증 투병과 폐 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인터뷰 기사가 조선일보 토요일판(2026년 3월 14일)에 … 더보기

4. 오클랜드의 첫 삽, 흙과 함께 뿌리 내린 우리 집

댓글 0 | 조회 601 | 2026.04.10
정적인 남섬을 떠나 역동의 도시로나의 생활 기반이 남섬 Dunedin에서 1987년 Auckland로 옮겨지니 매 일상이 바빠졌다.드네딘은 오로지 세 가구의 한국… 더보기

오클랜드대 대학보건학 POPLHLTH111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845 | 2026.04.07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omed/Health Sci (오클랜드 바이오메드/헬스사이언스) 1학년 과목 POPLHLTH111 (대학보건학) A+ 팁과 노… 더보기

3. 더니든에서의 남겨진 이야기들

댓글 0 | 조회 627 | 2026.04.06
제 2편에서 삶의 터전이 더니든에서 오클랜드로 옮겨졌지만, 더니든에서의 홀로 살던 시간 중 빼놓기 아쉬운 부분들을 한데 모아 적어 본다.내가 하던 일은 녹용 가공… 더보기

오클랜드대 대학화학 CHEM110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944 | 2026.04.03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omed/Health Sci (오클랜드 바이오메드/헬스사이언스) 1학년 과목 CHEM110 (대학화학) A+ 팁과 노하우에 대… 더보기

2. 드네딘의 바다에서 오클랜드의 꿈으로

댓글 0 | 조회 441 | 2026.04.02
나의 첫 사업 도전기: 뜻밖의 인연, 오징어 회와 선식업의 시작가족이 합류하면서 드네딘에도 한국인 가족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Knox 신학대학의 장 목… 더보기

ISAT 의대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737 | 2026.03.31
이번 칼럼에서는 필자가 지난 6년 간 ISAT를 (국제학생 입학시험) 지도하며 느꼈던 점과 해당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꼭 알아야하는 정보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