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Oh, my God! 雪花 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324] Oh, my God! 雪花 秀

0 개 3,194 코리아타임즈
  雪花! 그 글씨만 보아도 백옥같은 눈꽃이 눈에 시원하다. 요즈음 한국은 눈꽃 속에 파묻힌 하얀 나라란다. 싸한 바람 속에 소복 단장한 고궁 뒷 뜰을 산책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공해로 오염된 얼룩들을 묻어 버리고 햇빛속에 빛나는 은빛세계로 찬란하게 꿈을 펼치고 고요히 숨쉬고 있을 그 곳. 그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소포가 날아왔다. ‘雪花 秀’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는동안 그렇게 값나가는 화장품은 사서 써본 일이 없는데 예쁜 내 올케가 시누님이라고 그것 바르고 젊게 예쁘게 살라며 보내준 것이다. 정말로 하얗게 눈꽃처럼 내 얼굴이 피어나려나?

  반짝이는 포장지로 얌전히 싼 자그마한 상자를 쿠리어로부터 받아 들었다. 그런데 받아 든 순간 감축이 산뜻하지가 못했다. 손바닥이 축축한 느낌이 들어 서둘러 포장지를 벗겨 냈다. 물기가 서려 있다. 먼길 오려니 그것도 힘이 들어 뚜껑이 헐거워져 조금씩 흘렀나 보구나. 그러나 무언지 조금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어 고개를 갸우뚱하며 뚜껑을 열어 본 순간, 세상에 이럴 수가!!! 깨어진 유리조각들이 하얀로션과 엉겨서 말이 아니었다. 스킨은 아예 말라 버려 흔적조차 없어져 얼룩만 남겨 놓았고 백옥같은 로션 만이 그 속에 흥건했다.

  너무 기가 막히고 아까워서 그 하얀 유액 속에 손가락을 넣어 보았더니 유리가루가 사그락거려서 조금도 건질 방법이 없었다. 망서리던 끝에 할 수 없지, 포장지째 몽땅 싸가지고 쓰레기통에 넣고 돌아서는데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나는 그게 그렇게 비싼 것인지도 남들이 말해줘서 나중에 알았다. 그냥 내가 보통 쓰는 것보다 고급품이라는 정도로는 알았지만 그리 고가품이라고는 몰랐었다. 거기다가 이만칠천원인가 하는 우송료까지…, 복주머니가 시원스럽게 박힌 온통 얼룩무늬로 요란해진 빨강색의 연하장을 케이스 밑바닥에서 꺼냈다.

  내 색씨가 보내는 것이니 바르고 예뻐지라는 오빠의 편지와 함께. 어떡하지, 잘 받았노라고 고맙다고 해야 할텐데……, 그렇게 말하기엔 내 감정이 솔직해서 쉽지 않을테고 능청스럽게 거짓말 좀 잘했으면 이럴 땐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붙인지 사흘만에 번개같이 빨리도 왔기에 내 감정을 삭히는데 며칠간의 여유는 되어 다행이었다.

  오빠 정년퇴직 하시고 전원생활 한다고 시골 내려가 새집 짓고 사시더니 정말 시골사람 다 되셨네. 어찌해서 여기까지 먼데 오는 선물포장을 그리 허술히 모양만 내셨대. 살짝 오빠를 원망해보는 마음도 생겼다. 그러나 외국에 나와 외롭게 산다고 자주 만날 수 없는 그리움을 마음에 담아 보내준 선물. 실물은 없어졌어도 그 마음만은 내 마음 깊은 곳에 곱게 예쁘게 자리했다.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전번에 한국 갔을 때도 초라하게 기죽지 말며 살라고 화장품을 사 주던 내 사랑스런 올케. 매일매일 그 고마움이 내 얼굴에 화사함을 더 해주고 있잖은가.

  내 마음에 행복을 꽃피워주는 아름다운 사람들. 혼자 유기 된 것처럼 외롭다가도 피붙이 동기간들이 보내오는 따뜻한 온기로 다시 기운을 회복해 살맛나는 세상이 되곤한다. 떨어져 있기에 더 그리운 가족들!

  가까운 곳에서 평범했던 일들이 새롭게 재조명되는, 그래서 이별의 아픔도 견디고 살게 마련인가보다.

  나는 전화 다이얼을 자신있게 눌렀다.

“오빠 선물 잘 받았어요. 고마워요”

“내가 보낸게 아니고 색씨가 보낸거야 바르고 예뻐지셔”

  수화기를 놓으며 혼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마누라 추켜 세우는 오빠의 노후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늙어서 대우받는 남편의 철학으로 행복하게 살아 가시는 현명한 우리오빠.

  복사꽃 피는 과수원 자락에 졸듯이 혼자 서 있는 집안에선 오늘도 맛있는 음식냄새가 풍겨 나겠지. 감칠맛 내는 올케의 솜씨만이…….

  지금은 복사꽃보다 더 화사한 흰 눈꽃을 피우고 있을 그 곳. 갑자기 달려가고 싶다. 그나저나 올케의 마음을 닮아 정말로 고와져야 할텐데 또 한 살 나이를 먹었으니 겹쳐지는 주름살 때문에 어쩌지. 다음번에 만났을 때 실망할 표정들이 지금부터 걱정이 된다.

  그래 雪花 秀 화장품을 마음속에 바르자. 고운 마음 예쁜 표정으로 살면 되는 거지. 마음에 짙은 화장을 하자.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6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2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5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5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9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