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 서른여섯의 눈동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심혜원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319] 서른여섯의 눈동자

0 개 2,993 코리아타임즈
혼자 사는게 심심하지 않느냐고 간혹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아마 외롭지 않느냐고 묻는 말이리라. 곁에 사람이 있어도 외로울 수 있는 것이 인생인 것을….

  전자 매체가 활발하고 정신없이 바삐 돌아가는 세상인 요즘 젊은이들이 더 많이 외로움을 호소한다고 어느 상담기관 통계에서 드러났다. 할 일없고 시간 넉넉하면 누구나 잡념이 생기고 심심하고 외롭다. 마음에 여백이 생기면 진실되고 공정한 생각보다는 허황되고 그릇된 공상으로 마음을 다치는 수가 있기에 외로움은 자기 스스로가 다스리는 질병이지 싶다.

  나는 서른여섯의 눈동자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살고 있으니 남이 보듯이 그렇게 심심하지도 외롭지도 않다. 우정으로 시작해서 이해ㆍ영광ㆍ자유ㆍ웃음ㆍ믿음ㆍ평화ㆍ사랑ㆍ행복ㆍ화해ㆍ보람ㆍ용서ㆍ인내ㆍ희망ㆍ겸손ㆍ긍정ㆍ기쁨ㆍ지킴이까지, 열 여덟의 친구와 매일같이 무언의 대화로서 즐기며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옹졸하게 만들고 불편함을 주는 상대가 생겼을 때는 용서와 화해의 눈빛이 기쁨이를 내려다 보는듯한 암시를 받는다. 용서하고 화해하면 기쁨이 찾아온다는 교훈이잖은가. 긍정과 인내가 겸손을 유발시켜서 차츰 차츰 이해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면 슬며시 웃음이 번진다. 상대를 믿으니 다시 우정이 생기고 더 깊은 사랑으로 평화롭고 행복해진다.

  그들은 내가 생기 잃고 의욕없을 때 꿈도 심어 주고 매일매일의 삶이 건강하니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를 일깨워 주기도 한다. 자식들 키워 출가시키고 인생의 황금나이에 혼자남아 마음껏 날개 펴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이 자유로움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보람이가 고운 눈으로 내려다 본다.

  열 여덟의 조용한 내 가족, 서른여섯의 변함없는 눈동자, 그들은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지켜준다. 수다스럽지 않아 언제나 혼자서만 말하지만 멋진 답을 얻게 해주는 고마운 그들,

  행복이는 허리가 옆으로 휘어서 불편할텐데도 무뚝뚝하게 볼을 쑥 내미고 행복하단다. 고슴도치같은 모자를 눌러 쓴 우정이는 표정이 밋밋해도 선하고 듬직하다. 이해는 큰 입을 벌리고 바보스런 늙은이 같지만 어눌해서 좋다. 얼굴이 말상으로 길고 코주부인 영광이는 으젓하고 점잖다. 가운데에 끼어 도토리깍지를 쓴 몸집 작은 자유는 납작코에 조금 두려운 모습이다. 길다랗게 땅콩껍질을 모자로 쓴 웃음이는 이마가 없고 코가 가운데 뻥 뚫린 모양새에 정말로 웃음이 나온다. 엄청 큰 열매를 쓴 믿음이는 그 모자에 눌려 몸이 쫄아든 빼빼다. 그 반대로 몸집을 옆으로 한 뚱보 평화가 간지럽게 작은 모자를 썼다. 뽀족한 양끝에 한끝이 멋지게 위로 뻗은 부드럽고 까만모자다. 화해가 쓴 모자는 콩깍지인가? 납작모자를 눈까지 눌러쓴게 예술가 폼이다. 보람이가 웃긴다.

  뽀족모자를 쓰고 볼이 통통하다. 인내는 더 웃긴다. 목에 큰 구멍이 나 있다 새 총이라도 맞은 모양인가 내려진 길고 날렵한 꼬리 위로 솟은 긴 줄 모자가 특이하고 멋지다. 용서는 역시 넉넉하다. 제일 많은 자리를 차지했으니…. 겸손이가 용서의 바로 앞에서 작은 키로 끼듯이 화해의 동생같은 닮은 모습으로 서있다. 겸손이 답게…,

  희망이가 훌쩍 큰 키로 날씬하다 옆의 사랑이를 사랑하듯이 눈동자가 그를 응시한다. 사랑이는 교만한 폼으로 옆으로 몸을 젖히고 하늘을 바라보며 딴전을 부린다. 너무도 당당해 보이지만 모자가 좀 초라하다. 긍정이는 오리를 닮았다 까만 몸집이 특징이다. 길게 누운 기쁨이가 얌전도하다, 열일곱 대 가족을 몸으로 길게 떠 받치고 있는 (Happy People) 지킴이는 마치 러시아 궁전같이 생긴 둥그렇고 큰 모자를 쓰고 힘들어 보이지만 변함없는 모습으로 늘 그렇게 어른스럽고 믿업다.

  5년전이던가, 친구들과 빅토리아 파크 마켙에 구경갔다가 너무도 재미나고 그럴듯한 구성으로 만들어진 이 아이디어 작품에 정말 반해서 주저없이 사 버렸다.

  각양각색 손가락 크기의 나무 뿌리를 다듬어서 눈을 붙이고 콩깍지, 도토리껍질, 다양한 나무열매 등으로 모자를 씌어 인형집단을 만들었는데 너무도 그럴듯했다.

  Happy People 이란 제목이 불인두로 써 있다. 어쩌면 그렇게 하나하나의 표정들이 다르고 개성이 있는지 놀랍다. 그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니 생명을 지닌 듯 좋은 친구가 되었다. 언제나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따스하고 정겨워 심심하지도 외롭지도 않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어떤 사람이 이런 멋진 아이디어로 나를 감동시킬까. 영원히 변치 않을 소중한 나의 친구들이여~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154 | 8시간전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89 | 8시간전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376 | 5일전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373 | 8일전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284 | 10일전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01 | 10일전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379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

고요

댓글 0 | 조회 92 | 10일전
시인 도 종환바람이 멈추었다고요로 가야겠다고요는 내가 얼마나 외로운 영혼인지 알게 한다고요는 침착한 눈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보게 하고내 육신야말로 얼마나 가난하지… 더보기

사찰음식의 잠재력, 전 세계로 확산될 것

댓글 0 | 조회 124 | 10일전
-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에밀 미네프 셰프의 템플스테이르 꼬르동 블루 런던 에밀 미네프(Emil Minev) 학과장 셰프가 한국 사찰에 머물며 불교전통… 더보기

훼방꾼은 비켜가고 . . . “안녕 하세요?”

댓글 0 | 조회 308 | 2025.11.26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들었다. 단잠을 청하고 있을 때 갑자기 세찬 전화벨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깼다.(이런 시간에 웬 전화? . . 오늘밤 단잠은 틀… 더보기

700만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을 묻다

댓글 0 | 조회 207 | 2025.11.26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맞은 아랍에미레이트(UAE) 동포간담회에서 한인회장은 “한국인의 저력과 품격을 보여주는 수많은 교민이 있다”며 “주변에서 ‘한국인이어… 더보기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인류가 남긴 거대한 수수께끼

댓글 0 | 조회 174 | 2025.11.26
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칠레 해안에서 약 3,700km 떨어진 외딴 섬 — 이스터섬(Easter Island), 혹은 라파누이(Rapa Nui). 이 작고 고립된 … 더보기

때에 맞는 도구를 써라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6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한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된다.“모든 상황에 하나의 클럽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바람의 방향, 거리, 잔디의 상태, 장애물의 위치 등은 매 … 더보기

궁금해서 찾아본 영주권과 영구 영주권

댓글 0 | 조회 959 | 2025.11.25
살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도 이민법의 특정한 조항에 대한 법적인 정의와 세부조항들이 궁금해… 더보기

사고도 없는데, 왜 내 보험료는 오를까?

댓글 0 | 조회 468 | 2025.11.25
– 뉴질랜드 자동차 보험의 구조와 ‘무사고자’에게도 인상이 오는 이유“나는 사고도 안 냈고, 클레임 한 번 한 적도 없는데… 보험료가 또 올랐네?”아마 많은 교민… 더보기

게을러져서 좋다

댓글 0 | 조회 178 | 2025.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목회를 마치니늦잠을 잔다 해도눈치 볼 일 없어 좋다일찍 눈 떠지는 날은할 일이 없어도괜히 부지런한 것 같아그것도 좋다수염은 게으른 몫으로 두… 더보기

17. 루아페후 산과 타우포 호수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5
뉴질랜드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화산과 호수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루아페후 산(Mount Ruapehu)과 타우포 호수(Lake Taupo)는 마오리 전설…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 대법원 판결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5
예전 칼럼에서는 우버드라이버가 우버에 고용된 피고용인라는 고용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우버가 항소법원에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이 고용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우버의 청구… 더보기

유학을 결정하기 전, 가족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4 | 2025.11.25
: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대화▲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유학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 더보기

열 마디만 해야지...

댓글 0 | 조회 180 | 2025.11.25
세상의 대부분은 길어야 좋다. 수명이 길어야 좋고, 키도 가방끈도 길면 좋지 않은가? 그런데 말이 길어 좋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끝으로~” 하고는 5분을 끄… 더보기

‘트리플데믹’ 경고

댓글 0 | 조회 621 | 2025.11.21
요즘 이른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독감(influenza)을 비롯해 코로나19(COVID-19)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어스(RSV•Respiratory Sync… 더보기

Year 8–9 전환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833 | 2025.11.17
Year 8에서 Year 9로 넘어가는 시기는 많은 학생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아직 Year 8의 학사 일정이 진행 중이지만, 내년 2월의 컬리지 입학이 가… 더보기

우리 아이 글, 무엇이 부족할까? 글쓰기 성취 기준 이해하기

댓글 0 | 조회 463 | 2025.11.14
글쓰기 평가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어려운 영역이다. “열심히 쓰고 분량도 충분한데 왜 Achieved인가요?”, “Merit과 Excellence의 차이가 무… 더보기

NCEA, IB, Cambridge - 글쓰기가 보여주는 다른 학습 철학

댓글 0 | 조회 450 | 2025.11.13
뉴질랜드의 고등학교에는 하나의 교육체계만 존재하지 않는다. 공립학교 대부분이 채택한 NCEA, 일부 사립학교에서 운영하는 IB, 그리고 영국식 교육 전통을 바탕으… 더보기

Welcome to 유학월드와 최대 2M 사투비자

댓글 0 | 조회 348 | 2025.11.12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의 시각으로 보는 요즘의 뉴질랜드 정부와 이민부가 지향하는 바는 크게 2가지로 보여집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