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 추억의 손수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305] 추억의 손수건

0 개 3,064 코리아타임즈
"엄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꼭 건강하셔야 해요.”
  보통 때와 다르게 은근하고 진지한 목소리가 갈증나게 내 귀를 간지럽힌다.
  “지금 어디시여?”
  늘상 알면서도 물어 보는 내 어리석음은 치매증처럼 여전하다.
  “엄마는 어디긴 여기에 왔지”
  설 하루 전 섣달그믐날에 받는 딸아이의 전화는 언제나 그렇게 시작되고 간단히 끝이 난다. 내일(설날)은 더 바쁠테니까 주방에서 일하다가 잠깐 틈을 봐서 전화를 한다는 그 애의 말. 시댁 식구들 안 보이게 어느 한 귀퉁이에 쪼그려 앉아 핸드폰을 들고 통화하는 모습이 눈에 본 듯 선하다.

  아무리 아들 딸 구별않고 사는 세상이라지만 명절때만 되면 시댁으로 가야하는 딸들을 보내놓고 한없이 공허한 마음이 되어야하는 아들없는 친정엄마. 남의 아들 열하고도 안 바꾼다고 정성으로 키운 딸자식들인데 모두가 제 갈 곳으로 떠나 보내고 나니 이제 나는 한 그루의 헐벗은 나목이 되어 외로이 서있는 꼴이다. 이런게 인생임을 절감하면서…, 이럴 때마다 나는 버릇처럼 서랍으로 손이 간다. 눈길 닿을 때마다 짜릿한 흥분으로 마음을 흔들어 놓는 곱게 접은 낡은 손수건, 그 손수건에 담긴 추억을 더듬으며 애들과 함께 했던 세월들을 반추해 본다.

  하얀 아사천에 아무렇게나 떨군 것같은 붉고 푸른 물감칠이 꽃인양 사이 사이에 작은 잎새들이 몇 개있다. 자그마치 이십여년이나 나이를 먹고 땀에 삭고 낡아서 찢어질 듯 얇아진 것이지만 나는 그것을 버리지 못한다.

  누구나 긴 인생을 살다 보면 견디기 어려운 시련의 세월이 있기 마련인가보다. 내게도 한 때 그런 때가 있어 허망한 나날들을 절망하고 살 때였다. 새장에 갇힌 새처럼 집안에만 갇혀 갈등하다가 찾아 낸 돌파구가 청소년 상담 자원봉사였다. 현실 도피하듯 괴로운 시간들을 달래보자는 생각일 뿐 자격이나 되는 사람인지도 깊이 생각 못했다.

  아직은 어린 꿈나무들이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상처 속에서 고통을 호소 해 오는 것을 보고 들으며 삶은 곧 고통이고 그 고통 속에서 성숙해져 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프면서 크는 나무가 더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듯이 그들과 함께 교감하면서 내 자신이 더 큰 위로를 받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내 고통 때문에 사랑하는 내 자식들 여린가슴 다치게 할까봐 조심도 하고 그들 나름의 세대를 이해하는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나. 10년 긴 세월, 금요일을 내놓은 1000 시간이 넘는 동안에 나는 빛나는 새 세상에 다시 태어난 듯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 드리며 사는 가슴 넓은 사람으로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엄마 더위에 고생 많으시죠. 여기 이 손수건으로 땀 닦으시고 보람의 나날 되세요. 그리고 힘내세요.”
  작은 아이가 등교한 다음에 내 베개 밑에서 편지 한 통과 얌전히 접은 손수건 두 장을 발견했다. 내가 잘못 살지 않았음을 인정받은 것같아 눈물겹게 감동했던 짜릿한 그 때 기분을 어찌 잊으리.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들은 내 삶이고 희망이고 전부이잖은가.
  어려울 때 엄마를 이해하고 위로하며 친구가 되어주던 내 사랑하는 딸들. 빳빳하게 날이 선 새하얀 컬러의 교복을 입고 등교하던 그 애가 벌써 사십 나이에 와 있다. 이젠 내가 응석을 부리는 입장이 되어서 그들이 날 다독이고 달래 준다.

  세파가 할퀴고 지나간 상처를 아물게 해 준 소녀시절의 그 따뜻한 딸의 마음 두고두고 못잊어 영원히 내 가슴속에 묻어 두고 보는 추억의 낡은 손수건. 일찌기 나와 함께 삶의 고통을 나누었던 청소년들도 이젠 으젓한 가장이 되어 훌륭하게 살고 있겠지. 태풍이 지나간 후에 바다는 더더욱 잔잔해 지는 것처럼…….
  그 손수건 속엔 그들의 얼굴도 함께 그려져 있다.  

이민심사 관점의 SMC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391 | 6시간전
Skilled Migrant Category(SMC)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SR3.20에 따른 ‘Skilled employment’ 충족 여부입니… 더보기

잘 늙어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365 | 6시간전
최근에 “엡스틴 파일” 속에서 대표적인 ‘자본주의 비판자’인 노암 촘스키 교수와 대표적인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의 친근감을 나타내는 서신 왕래나, 엡스틴 범죄 행… 더보기

코스 매니지먼트와 인생 계획 – 전략 없이 무작정 치면 낭패

댓글 0 | 조회 117 | 6시간전
골프에서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스윙 기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도 전략 없이 경기에 임하면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하게 되고, 반대… 더보기

바위 속 부처님을 모시다 - 마애불

댓글 0 | 조회 89 | 6시간전
멀고 긴 여로서기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3만 군사를 몰고 백제의 수도 한성을 습격했다. 한성이 초토화되자 백제는 서둘러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천도했고 어느… 더보기

정년 이후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265 | 10시간전
예전 칼럼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달리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이 없으며 만약 고용주가 60세가 된 피고용인을 나이를 이유로 해고한다면 이는 나이를 이유로한… 더보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댓글 0 | 조회 83 | 10시간전
시인 최 승자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무엇을 채울 것인가,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하다 … 더보기

23. 웰링턴(Wellington) – 타라(Tara)의 전설

댓글 0 | 조회 76 | 10시간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바람이 거세고 드라마틱한 해안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오리의 전설이 살아 숨쉬고 있다.이 도시의 마오리 이름은 ‘테 위타랑이… 더보기

UCAT 매년 응시 후 알게 된 알짜배기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153 | 1일전
UCAT ANZ은 University Clinical Aptitude Test Australia New Zealand 약자로 직역하면 의료계열 적성고사 (호주 뉴… 더보기

설날과 떡국

댓글 0 | 조회 166 | 4일전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정월(正月) 초하룻날인 ‘설’이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한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더보기

교육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댓글 0 | 조회 451 | 6일전
몇 년 전, 오클랜드 의대에 재학 중이던 한 학생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잖아요. 저는 그 시간을 … 더보기

오클랜드&오타고 1학년 바이오메드/헬싸 A+ 공부법

댓글 0 | 조회 651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헬쓰사이언스 (Auckland Biomed.Health Sci.) 그리고 오타고대 헬쓰사인언스 (Otago HSFY) 공부법… 더보기

내년 490명 의대 증원...한국 의대 증원의 현주소

댓글 0 | 조회 608 | 2026.02.14
최근 한국 의대 입시를 보면 호주 의대 입시를 따라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지역 의사제라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한국 같은 경우 여러분들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 더보기

“사랑은 서류로 남는다” IPT 판결로 본 파트너십 비자의 핵심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8 | 2026.02.13
실무에서 파트너십 비자 업무를 하다 보면, 증빙 서류를 요청드릴 때 “우리가 확실한 부부 사이인데, 같이 살고 있는 걸 모두가 다 아는데, 왜 이런 사소한 입출금… 더보기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클랜드 의대 vs 오타고 의치대

댓글 0 | 조회 958 | 2026.02.11
[출처]https://www.ama-assn.org/series/succeeding-medical-school뉴질랜드에는 현재 2개의 의과대학과 1개의 치과대학이… 더보기

떠나는 이들

댓글 0 | 조회 492 | 2026.02.11
주말 아침 타운하우스는 텅 빈 듯 조용하고 승용차들도 벌써 어딜 갔는지 주차장이 한가로운데, 가까운 곳 어느 나무에서 매미 한 마리가 외로운 울음을 울고 있었다.… 더보기

돈으로 살 수 없어

댓글 0 | 조회 284 | 2026.02.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다정함이 많은 교회보다헌금 많이 걷히는 교회가성공한 교회라고 합니다달동네교회보다부자들이 많은 교회가성공한 목회라고 합니다섬김, 겸손, 변화라… 더보기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산에서

댓글 0 | 조회 226 | 2026.02.11
기독교신자 박미경·강희복 부부2016년 수덕사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박미경 씨는 최근까지 25개 사찰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했다. 템플스테이는 그가 어릴 적부터 좋… 더보기

8월 SMC와 황금 같은 6개월

댓글 0 | 조회 354 | 2026.02.1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뉴질랜드 영주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아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더보기

추억도 자산이다

댓글 0 | 조회 218 | 2026.02.11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든 많은 자산(資産)을 쌓아가기를 염원한다. 금전으로 평가되는 부(富)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명제일 것… 더보기

3편 – 〈라자루스 코드〉 (The Lazarus Code)

댓글 0 | 조회 117 | 2026.02.11
​“죽은 자는 돌아오지만, 코드도 다시 돌아온다.”프롤로그 - 2029년 7월 1일, 도쿄도쿄 중심부, 금융단지 빌딩군 위로 전광판 하나가 갑자기 깜빡거리기 시작… 더보기

다보스 포럼을 보고

댓글 0 | 조회 130 | 2026.02.11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2026 다보스 포럼)이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산골 다보스에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약 3000명의 리더들이… 더보기

주택 임대차 재판소 (Tenancy Tribunal)

댓글 0 | 조회 254 | 2026.02.10
독자분께서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시면서 임대를 놓는 집주인이시던, 그런 주택을 임차해서 사시는 세입자이시던,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번쯤 고민을 해보셨… 더보기

22. 마나와투 강의 여정 – 바람을 거슬러 흐른 사랑

댓글 0 | 조회 135 | 2026.02.10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는 뉴질랜드 북섬의 마나와투(Manawatu) 평야에 위치한 도시로, 마나와투 강(Manawatu River)을 중심… 더보기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댓글 0 | 조회 136 | 2026.02.10
시인 에크하르트 톨레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고요함 … 더보기

아틀란티스 대륙 실존설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0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세계”가 사람들의 상상력과 탐구 본능을 자극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가장 집요하게 살아남은 이름이 있다. 바… 더보기